반려식물 38

내가 뉴스를 보지 않는 것은

내가 뉴스를 보지 않는 것은  구근류 식물이 있다. 알뿌리가 있는 식물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히야신스도 그 중의 하나이다. 아내가 히야신스를 사왔다. 전에 없던 일이다. 거실에 녹색식물은 여러 종류 있지만 꽃은 거의 없다. 봄이 되어서일까 구근류 히야신스를 네 개 사왔다.  히야신스의 생장속도는 빠르다. 사온지 며칠만에 꽃대가 나왔다. 다음날 보니 “쑤욱” 올라와 있다. 성장하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이다. 이제 꽃이 활짝 피었다. 꽃의 무게가 있어서 젓가락 등으로 받침을 해 주었다. 집안에 꽃이 있으니 화사하다. 또한 향기가 진하다. 히야신스향이 마치 라일락향 같다. 밀폐된 공간에 향이 풍기니 향이 지나쳐 거부감이 들정도이다.  뉴스 없는 삶이 열흘 되었다. 그날 이후 삶이 바뀌었다. 정치와 관련된 ..

반려식물 2022.03.19

쓰레기장에서 건진 행운목 도자기화분

쓰레기장에서 건진 행운목 도자기화분  신입사원시절에 일본어를 배웠다. 80년대 딱 중간되는 해의 일이다. 전자회사였기 때문에 일본기술 의존도가 높았다. 일본어를 할 줄 모르면 반도체 데이터북을 보기도 힘들었고 일본기술서적도 보기 힘들었다. 이런 이유로 회사에서는 일본어 강좌를 개설했었다.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는 일본어가 있다. 그것은 ‘호리다시모노’라는 말이다. 이 말은 중고품 가게나 고물상에서 마음에 드는 것을 발견했을 때를 지칭하는 말이다. 요즘말로 ‘득템’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쓰레기장에서 발견한 것은 무어라고 해야 할까? 오늘 오전 아파트단지 지하주자장 들어가는 길에 하나의 장면을 목격했다. 어떤 사람 둘이서 대형화분을 쓰레기장에 버리는 것이었다. 이런 장면을 목격하자 머리가 비상하게..

반려식물 2022.03.05

나는 식물매니아

나는 식물매니아가성비라는 말이 있다. 가격대비 성능의 약어이다. 식물에도 적용할 수 있을까? 충분히 가능하리라고 본다. 어제 이마트에서 본 뱅갈고무나무와 떡갈고무나무가 그랬다.요즘 대형마트에도 식물코너가 생겼다. 대체로 만족스러운 가격이다. 큰 식물보다는 만원 안팍의 작은 것이 주류를 이룬다. 그런데 어제 본 고무나무는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우선 키가 크다. 그리고 목대가 두텁다. 이 정도이면 4만원가량 될 것이다. 그런데 가격은 놀랍게도 32,900원이다. 식물을 오래동안 키워본 식물매니아의 입장에서 가성비가 좋은 것임에 틀림없다.떡갈고무나무를 구입했다. 키가 목까지 닿는다. 목대는 가느다란 몸매의 팔목만 하다. 목대가 굵어야 오래 간다. 십년 이상 식물을 키워 보아서 목대의 중요성을 잘 알고..

반려식물 2022.03.02

새 옷 입은 여인초, 반려식물로서 새식구가

오늘 새 옷 입은 여인초, 반려식물로서 새식구가  꽃집에서 여인초를 사왔다. 화분 하나에 세 개의 줄기가 들어 간 것이다. 가격은 2만 5천원이다. 인덕원 꽃시장에서 샀다.  사무실에서 식물을 키우는 취미생활을 하고 있다. 하 둘 모으다 보니 화분이 25개가 되었다. 작은 사무실이 온통 화분천지로 변한 것 같다. 마치 작은 식물원 같다. 작은 꽃집 같기도 하다.  사람들은 텃밭에서 농사를 한다. 주말농장에서 채소를 기르는 사람들도 있다. 텃밭도 주말농장도 없다. 그 대신 사무실에서 식물을 기르고 있다. 행운목을 시작으로 하여 쿠루시아, 홍콩대엽야자. 인도고무나무, 벤자민, 돈나무 등 갖가지 식물과 난을 키우고 있다.  사무실은 햇볕이 잘 들지 않는다. 창측이 북북동 방향이어서 이른 아침 두세 시간 정도 ..

반려식물 2021.05.25

아레카야자 분갈이를 하며

아레카야자 분갈이를 하며 해가 점점 짧아 지고 있다. 스멀스멀 짧아 지더니 요즘 7시나 되어야 밝아 지는 것 같다. 그에 따라 일어나는 시간도 연장된다. 생체리듬도 해의 길이에 따라 변해 감을 알 수 있다. 해가 짧아진 것은 사무실에서 실감한다. 이른 아침 부리나케 사무실로 달려오는데 햇볕이 머무는 시간은 너무 짧다. 창측 방향이 북동인 영향이 크다. 창에서 관악산이 보이나 약간 동쪽으로 틀어져서 북동동이라 볼 수 있다. 불과 한시간 비추고 끝났다. 여름에는 해가 꽤 비친다. 오전 11시까지는 가는 것 같다. 그러나 겨울에는 한시간도 가지 못한다. 이럴 때 “사무실이 남향이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남향이면 식물이 잘 자랄 것이기 때문이다. 사무실에는 식물로 가득하다. 북동향이라는 악조건임에도 이십개..

반려식물 2020.11.21

식물도 중생이다

식물도 중생이다  식물은 베어도 그 자리에서 싹이 난다. 행운목이 그렇다. 사오개월전 베어낸 행운목에서 싹이 나서 이제 완전한 형태를 갖추었다. 마치 새로운 탄생을 보는 것 같다. 베어낸 가지도 잘 자라고 있어서 분가된 것처럼 보인다. 식물은 베어도 죽지 않는다.  동물과 식물의 구별 방법 생명이 있는 것을 죽여서는 안된다. 식물도 생명체라고도 볼 수 있을까? 숫따니빠따 ‘멧따경’(Sn.1.8)을 보면 “살아있는 생명이건 어떤 것이나, 동물이나 식물이거나 남김없이”(Stn.146)라고 했다. 부처님은 동물이나 식물이나 생명체로 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동물과 식물의 구별은 어떻게 하는 것일까? 이는 빠알리 원문을 보면 알 수 있다.  동물과 식물관련구절을 보면 “tasā vā thāvarā”라고 되어..

반려식물 2020.10.28

푸른 잎에서 생명의 경외(敬畏)를

푸른 잎에서 생명의 경외(敬畏)를 수경재배한지 2주만에 뿌리가 내렸다. 다년생 식물줄기를 잘라 온 것이다. 잎사귀에 흰줄이 있는 기품 있는 식물이다. 척척 늘어진 즐기 끝에서 나온 새로운 줄기를 따서 뿌리를 내리게 한 것이다. 페트병을 잘라서 수경재배용으로 활용했다. 페트병에 물을 담으면 물병이 되지만, 수경재배용으로 활용하면 화병이 된다. 쓰임새에 따라 용도가 달라지는 것이다. 이런 것을 ‘공성(空性)’이라 해야 할 것이다. 무늬접란과 접란 식물이름은 무엇일까? 인터넷을 검색하니 식물이름을 찾는 어플이 있다. 여러 어플중에 ‘모야모’가 있다. 스마트폰에서 앱을 검색하여 바탕에 깔았다. 사진 찍어 놓은 것을 올리자 10분도 안되어서 누군가 이름을 알려 주었다. 식물이름은 ‘무늬접란’이다. 무늬접란은 외지..

반려식물 2020.10.09

화초 줄기 도둑

화초 줄기 도둑  책도둑은 도둑일까? 요즘은 당연히 도둑이라 할 것이다. 그럼 우산도둑은? 비 올 때 남의 우산을 쓰고 가는 것은 도둑질에 해당될까? 책도둑만은 못할 것이다. 그럼 화초도둑은? 오늘 처가에서 화초 줄기를 따 왔다. 처가 아래층에 페인트가게가 있는데 가게 앞에는 작은 화원이 조성되어 있다. 페인트가게 주인 화초를 잘 기르는 것 같다. 갖가지 종류의 화초가 있는데 그 중에 잎사귀에 흰 줄이 있는 식물이 눈에 띄었다.    식물이름은 알 수 없다. 다년생 풀 종류의 식물정도로 알고 있다. 자라면 줄기가 화분 가득 풍성한 것이 특징이다. 줄기 끝에는 여러 개의 줄기가 또 자란다. 줄기에 줄기가 자라서 끝의 줄기를 잘라 심으면 또 하나의 화분을 만들 수 있다. 마치 새끼치는 것과 같다. 이른 아침..

반려식물 2020.09.26

식물에게도 자애의 마음을

식물에게도 자애의 마음을  사무실이 작은 화원 같다. 작은 사무실에 크고 작은 화분으로 가득하다. 책상을 중심으로 사방에 식물이 있어서 숲속에 있는 것 같다. 한 해, 두 해 모으다 보니 이십여개에 이르렀다. 이번에는 가지치기를 해서 두 개가 더 추가되었다. 행운목 가지치기를 하고 사무실 역사와 함께 하는 식물이 있다. 행운목을 말한다. 2007년 11월 사무실에 입주할 때 공간이 허전하여 꽃집에서 행운목을 하나 사왔다. 그때 당시 5만원이 넘었는데 목대가 장딴지처럼 두꺼운 것을 샀다. 행운목은 물만 주어도 잘 자란다. 일주일에 한번씩 물을 주었다. 다행히도 난방이 되는 사무실이어서 겨울에 얼어 죽을 염려는 없었다.  행운목은 해가 다르게 쑥쑥 자랐다. 사온지 만 3년이 되었을 때 꽃을 피웠다. 행운목꽃..

반려식물 2020.08.15

행운을 가져다주는 꽃

행운을 가져다주는 꽃 행운목꽃이 만개했다. 낮에는 오무리고 있다가 오후 늦게 만개하는 야행성이다. 꽃잎은 5엽이다. 5엽의 흰꽃이 다발을 이루고 있다. 다발은 골프공모양으로 동그랗다. 진한 향내를 뿜어서 꽃보다 향기에 더 주목한다. 행운목꽃은 행운을 가져다 줄까? 꽃이 핀다는 것은 성숙했음을 말한다. 젊음은 피어나는 꽃과 같다. 꽃다운 나이에 연애를 하고 결혼한다. 꽃이 피면 열매를 맺듯이, 결혼하면 아기를 낳는다. 꽃은 절정이고 열매는 완성이다. 여기 길을 가는 사람이 있다. 그는 먼저 간 사람의 길을 따라 간다. 그 길로 주욱 따라가다 보면 목적지에 도달할 것이다. 그러나 길을 가는 과정에서 강도 건너야 하고 산도 넘어야 한다. 맹수를 만날 수도 있고 산적을 만날 수도 있다. 마침내 너른 평원에 도착..

반려식물 2020.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