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성지순례기

백의(白衣)의 성지순례단, 부여 무량사에서

담마다사 이병욱 2010. 6. 6. 12:45

 

백의(白)의 성지순례단, 부여 무량사에서

 

 

화창한 초여름 날씨이다. 햇살은 따갑지만 습도는 높지 않아서 그늘에만 들어가면 상쾌한 기운이 감도는 기분 좋은 날씨이다. 이런 좋은 날씨에 순례법회를 떠 나게 되었다.

 

매번 그렇듯이 순례법회는 국내의 전통사찰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다. 아침 일찍 출발하여 오전에 봉행되는 사시공양법회에 참여 하는 것이 목적이다.

 

비록 당일치기에 불과한 여행일지라도 순례법회를 앞두고 떠나는 여행은 늘 가슴을 설레이게 만든다. 아직 가보지 않은 새로운 곳을 향하여 미지의 땅을 보는 것은 하나의 새로운 체험이기 때문이다.

 

금번 순례법회는 정기적으로 개최되는 대규모 집단순례법회이다. 수 많은 팀이 참여하고, 각팀끼리 정다운 법우들과 함께 한 이번 순례법회지는 부여의 무량사(無量寺)와 논산의 관촉사(灌燭寺)이다. 무량사에서 사시법회와 공양을 하고, 이동하여 논산의 관촉사를 둘러 보는 일정이다.

 

성지순례는

 

순례는 부처님의 발자취를 돌아 보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다. 그래서 순례라고 말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성지순례이다. 해당 종교의 교주나 창시자의 발자취를 둘러 보는 것은 일생일대의 성스러운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슬람교 같은 경우 성지순례를 하나의 의무로 간주 하고 있기도 하다.

 

교통과 통신이 발달하고, 전세계가 글로벌화한 오늘날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지 성지순례를 떠 날 수 있다. 물론 여유가 있거나, 굳건한 신심이 있는 경우에 한 해서 일 것이다.

 

불교에도 성지가 있다. 인도에 사꺄뮤니 붓다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유적이 바로 그것이다.

 

사시사철 전세계의 수 많은 불자들이 찾는 다는 불교의 성지는 타 종교의 성지와 달리 창시자의 유적과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사꺄무니 붓다가 태어난곳, 위 없는 깨달음을 얻은 곳, 처음으로 법의 수레바퀴를 굴린 곳, 마지막으로 열반한 곳등 4대성지니 8대성지니 하는 곳이 바로 그것이다.

 

이렇게 역사적으로 실증 되어 있고, 경전상에서도 나타나는 불교의 성지에서 순례하는 순례객들의 복장에 대하여 주목한다.

 

하얀 옷을 입고

 

다음 블로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후박나무님의 인도성지순례기를 보면 불자들이 부처님의 유적지를 순례 할 때는 모두 하얀 옷으로 갈아 입는다고 한다.

 

제공된 사진을 보면 스리랑카, 태국불자들은 모두 하얀 옷으로 갈아 입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은 성지에서 초전법륜경과 같이 부처님의 원음이 담겨 있는 초기불교경전을 낭송 한다고 한다.

 

 

 

  

보드가야의 스리랑카 불자들

스리랑카 불자들의 보드가야 대탑옆에서 스님에게 법문을 듣고있다

 

 

 

 

 

  

라자가하의 태국불자들

태국불자들이 라자가하 사리뿟따 동굴에서 경전을 독송하고 있다

 

 

 

이런 하얀 옷의 행렬은 성지에서 뿐만 아니라 사원에서도 볼 수 있었다. 스리랑카의 웨삭일(Vesak, 부처님오신날)에 어느 사원에 모인 불자들의 복장을 보면 모두 하얀 색이었다. 이들 스리랑카 불자들은 웨삭일에 하루 종일 사원에서 보내는데, 사원에 올 때 모두 하얀옷으로 갈아 입는다고 한다.

 

 

 

 

스리랑카 삼보디(Sambodhi) 사원의 웨삭일(2006)

스리랑카불자들은 부처님오신날 당일에

모두 하얀옷을 입고 하루 종일 사원에서 법문을 듣고 공양한다.

사진 http://www.pbase.com/kaso/image/62623095

 

 

 

우리나라 불자들은

 

불교성지에서의 하얀 옷은 보기가 매우 좋다. 성지순례가 단지 관광다니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부처님의 발자취와 함께 가르침을 되새긴다는 데 있어서 매우 경건한 행위라 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불자들의 복장은 어떠할까.

 

BBS불교방송을 들으면 매번 성지순례단을 모집 한다는 광고를 듣는다. 그 성지는 인도 뿐만 아니라, 중국, 티벳, 미얀마, 태국, 라오스, 스리랑카, 심지어 일본등으로 매우 다양하다. 그 중 인도성지순례단을 해당사이트에서 볼 수 있었다.

 

갤러리에 올려져 있는 사진을 보면 스님들의 경우 회색승복으로 통일 되어 있지만, 재가자의 복장은 형형색색 천자만별이다. 이런 점이 스리랑카나 태국불자 또는 중국불자들과 차이 나는 점일 것이다.

 

 

 

 

룸비니에서 우리나라 불자들

사진 http://www.bbsi.co.kr/

 

 

성지순례는 성스러운 곳을 방문 하는 곳이다. 비싼 돈을 들여 방문 하는 성지에서 울긋불긋한 복장으로 참배를 하는 것 보다, 하얀 옷을 입고 부처님의 말씀을 되새기는 성지순례는 참으로 아름다워 보인다.

 

성지에서 어떤 경전을 독송하나

 

또 한가지는 성지에서 경전독송에 관한 것이다. 우리나라 불자들은 인도 성지에서도 한국식의 예불을 드린다고 한다. 천수경 독송이나 석가모니불정근 같은 것이다. 그러나 스리랑카나 태국과 같이 테라와다 전통의 불자들은 이와 다르다는 것이다.

 

인도성지를 순례하고 순례기를 올려 놓은 후박나무님의 블로그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대승불교도 들에게는 이 깃자꿋따산이 부처님이 법화경을 설한 영산회상(영축산)이라고 알려져 있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 산의 정상에는 태국 단체 순례객들이 초전법륜경을 읽고 있었다. 우리는 경전을 읽는 장엄한 분위기 속에서 참배 하였다.

(인도 불자들과 함께한 불교 성지 순례기 http://blog.daum.net/whoami555/13741981)

 

 

태국의 단체순례자들이 하얀 옷을 입고, 경전을 독송한 것은 초전법륜경이었다는 것이다. 초전법륜경은 어떤 경전일까.

 

부처님이 위 없는 깨달음을 얻고 난 후 최초로 설한 법이 초전법륜경이다. 그 내용 중에 일부를 보면 다음과 같다.

 

 

"Katamā ca sā, bhikkhave, majjhimā patipadā Tathāgatena abhisambuddhā cakkhukaranī ñānakaranī upasamāya abhiññāya sambodhāya nibbānāya samvattati? Ayameva ariyo atthangiko maggo, seyyathidam: sammāditthi sammāsankappo sammāvācā sammākammanto sammā-ājīvo sammāvāyāmo sammāsati sammāsamādhi. Ayam kho sā, bhikkhave, majjhimā patipadā Tathāgatena abhisambuddhā cakkhukaranī ñānakaranī upasamāya abhiññāya sambodhāya nibbānāya samvattati."

 

 

비구들이여, 그러면 어떤 것이 여래가 완전하게 깨달았으며, 눈을 만들고, 지혜를 만들며, 고요함과 높은 지혜와 바른 깨달음과 열반으로 인도하는 중도인가? 그것은 바로 성스러운 팔정도(八正道)로 바른 견해[正見], 바른 사유[正思惟], 바른 말[正語], 바른 행동[正業], 바른 생계[正命], 바른 정진[正精進], 바른 알아차림[正念], 바른 집중[正定]이다.” 비구들이여, 여래는 참으로 이 중도를 통하여 완전하게 깨달았으며, 눈을 만들고, 지혜를 만들며, 고요함과 높은 지혜와 바른 깨달음과 열반을 얻었다.

(초전법륜경 중에서)

 

 

부처님이 중도팔정도에 대하여 설하신 부분이다. 초전법륜경은 불교교리의 가장 핵심인 사성제, 팔정도에 관한 내용이다.

 

어떤 이는 말하기를 부처님이 설한 84천법문은 바로 4성제와 8정도를 설명하기 위한 대기설법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이렇게 중요한 초전법륜경은 불교의 성지라면 어디에서나 독송된다고 한다.

 

 

 

 

초전법륜경을 독송하고 있는 스리랑카불자들

인솔하는 스님 없이도 스리랑카의 불자들이 초전법륜경을 독송하고 있다(사르나트).

사진; http://blog.daum.net/whoami555/13741955

 

 

 

하얀 단체법복을 보고

 

초여름에 접어드는 날씨이어서 일까 이번 무량사 순례법회에서 일부 순례법회팀의 복장이 두드러졌다. 그 팀 전체가 모두 하얀 법복을 입고 온 것이다. 비록 상의만 법복이지만 타 팀들과 달리 매우 돋보였다.

 

 

 

하얀법복의 순례객들

타 팀들과 달리 하얀법복으로 통일한 모습이 유달리 돋 보인다.

 

 

 

순례법회도 일종의 성지순례라 볼 수 있다. 법당에 부처님이 있고, 부처님을 상징하는 탑이 있다면 부처님과 함께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더구나 그 탑이 천년이나 되고, 고색창연한 전각이 수백년에 달했다면 성스러운 곳임에 틀림 없다.

 

성스러운 곳을 참배 하는 불자라면 복장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평상시와 똑 같은 복장이나, 등산복 차림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간혹 색깔 있는 법복이 보이긴 하지만, 이처럼 단체로 법복을 입고 나온 경우는 처음 본다. 그것도 하얀색으로 통일한 법복이다.

 

우리나라에서 신심있는 불자들의 경우 사시사철 순례를 다닌다. 그 것도 역사가 오래된 전통사찰 위주이다. 그런 전통사찰이 800여군데라 하니 아마 평생을 다 보러 다닌다 해도 다 못 볼 것이다. 그래서 순례를 하고 나면 언제 다시 올지 알 수 없다.

 

남는 시간을 평생순례만 다니기로 작정 하였다면 복장에도 신경써야 될 듯 싶다. 절에 갈 때는 화사한 옷이나 노출이 심한 옷 등을 피하고, 법복을 입는 것이 예의일 듯 싶다. 단체로 가는 경우 단체복을 입고 간다면 더 의미가 있을 것 같고, 이왕이면 하얀 옷이면 어떨까 한다.

 

무량사(無量寺) 극락전은

 

무량사(無量寺)는 충청남도 부여군에 소재 하고 있다. 무량이라는 글자에서 짐작 할 수 있듯이, 무량사는 아미타도량이다. 설명에 따르면 우리나라 최대의 아미타도량이라 한다. 그래서 일까 아미타불이 모셔져 있는 극락전이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2층 구조이기 때문이다.

 

 

 

 

무량사 극락전

임진왜란 당시 타버렸는데, 인조때 1632년 중건되었다.

무량사 극락전은 보물 356호이다.

 

 

극락전 안을 들여다 보면 위아래가 뚫려 있다. 그렇게 넑고 높은 공간에 모셔져 있는 아미타불은 거대해서 보는 이로 하여금 압도 하게 만든다.

 

 

 

  

무량사 아미타불

위아래가 뚫린 공간에 거대한 아미타불이 조성 되어 있다.

 

 

 

금칠한 아미타불의 손모양을 보면 전형적인 아미타불 수인을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아미타불은 9개의 수인이 있다. 이를 아미타 구품인이라 한다. 극락정토가 9등급으로 분화함에 따라 이들 극락을 주재하는 아미타불의 수인도 아홉가지로 나누는 것이다.  인터넷에서 찾은 자료를 보면 아홉가지 수인은 다음과 같다.

 

 

 

 

1. 상품상생

자비심이 높아 죽는 순간 극락 세계의 불보살이

맞이하여 극락에서 가장 좋은 곳을 말한다.

 

 

 

 

 

 

 

2. 상품중생

대승경전의 깊은 이치를 모두 깨닫고 인과의 윤회를 알아

수행하고 정진한 자가 태어나는 극락세계를 의미한다.

 

 

 

 

 

 

 

3. 상품하생

인과의 도리를 믿어 성불하겠다는 신심으로

수행한자가 태어나는 극락세계를 의미한다.

 

 

 

 

 

 

 

4. 중품상생

중품에서 제일 좋은 세계로 5계와 8계를 지키고

선을 수행한 자가 태어나는 극락세계를 의미한다.

 

 

 

 

 

 

 

5. 중품중생

불교의 계율을 지키고 열심히 수행한 사람이

태어날 수 있는 극락세계를 의미한다.

 

 

 

 

 

 

 

6. 중품하생

10악을 저지르지 않고 부모에게 효도하고 덕행을

쌓은 사람이 태어나는 극락세계를 의미한다.

 

 

 

 

 

 

 

7. 하품상생

악을 곧바로 참회하고 공덕을 쌓은 사람이

스님의 염불공덕으로 태어날 수 있는 극락세계를 의미한다.

 

 

 

 

 

 

 

8. 하품중생

5계와 10계를 범했으나 바로 뉘우치고 올바른 생각을 하는 사람이

스님의 염불공덕으로 태어날 수 있는 극락세계를 의미.

 

 

 

 

 

 

 

9. 하품하생

많은 죄를 지었으나 늦게나마 참회하고 불심을 가진 사람이

스님의 염불공덕으로 태어날 수 있는 극락세계를 의미한다.

 

 

 

이 중 무량사의 극락전에 모셔져 있는 아미타 부처님의 수인은 여섯번째인 중품하생의 수인이다. 이 수인은 10악을 저지르지 않고, 부모에게 효도 하고, 덕행을 쌓은 사람이 태어나는 극락세계를 의미 한다.

 

 

 

 

무량사 극락전의 아미타불 수인

중품하생의 수인을 하고 있다.

 

 

 

다음은 무량사 순례법회 사진 모음이다.

 

 

 

 

 

무량사 전경

 

 

 

 

 

무량사 5층석탑

고려시대로 작품으로 보물 185호이다.

 

 

 

 

 

무량사 석등

보물 233호이다.

 

 

 

 

 

매월당 김시습의 초상화

김시습(1435~1493)은 조선초기의 문인으로서,

말년의 3년간을 이곳 무량사에 보내다 입적하였다고 한다.

김시습의 초상화는 보물 1479호이다.

 

 

 

 

 

점심공양을 하기 위하여 순례자들이 줄을 서 있다.

 

 

 

 

 

점심공양은 비빔밥과 된장국이다.

 

 

 

 

 

 

도반들과 삼삼오오 모여 점심공양을 하고 있는 순례객들

 

 

 

 

 

 

모두를 품고도 남을 만치 크고 넉넉한 오래된 느티나무

 

 

 

 

 

 

만개한 극락전 앞의 불두화

 

 

 

 

 

 

극락전의 기등

 

 

 

 

 

 

 

극락전의 공포

 

 

 

 

 

 

 천년을 두고 한자리에 서있는 오층석탑

 

 

 

2010-06-06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