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절로 가면 스님 되요 일로 오세요” 호객하는 스님, 2015 불교박람회장(1)

담마다사 이병욱 2015. 3. 15. 21:50

 

절로 가면 스님 되요 일로 오세요호객하는 스님,  2015 불교박람회장(1)

 

 

 

매년 삼월이면 가는 곳이 있다. 그곳은 학여울역에 있는 무역전시관 세텍(SETEC)’이다. 그곳에서 불교박람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수 년 전부터 매년 빠짐 없이 관람하고 있는데 올해 박람회명칭을 보니 서울국제불교박람회라 되어 있다. 불교박람회도 해가 지남에 따라 진화 되는 것 같다.

 

불자들의 또 하나의 축제

 

3 14일 토요일과 3 15일 이틀에 걸쳐 불교박람회장을 찾았다.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많은 사람들이 방문 하였다. 거의 대부분 불자로 보인다. 불교박람회장이어서일까 스님들의 모습도 많이 보인다. 이렇게 본다면 불교박람회는 어쩌면 연등축제와 함께 불자들의 최대 축제의 장으로 볼 수 있다.

  

 

 

 

 

 

지난 수 년 동안 불교박람회장을 보고 글을 남겼다. 그래서 분위기와 변화를 알 수 있다. 지난해와 다른 점이 있다면 사찰음식과 관련된 부스가 크게 늘어 났다는 사실이다. 반면 차와 차도구와 관련된 부수는 크게 줄었다. 불화와 조각 등 불교예술과 관련된 부수는 크게 변동이 없다.

 

거의 절반이 먹거리 관련 부스

 

사찰음식관련 부수가 크게 늘어 난 것은 어떤 이유일까? 아마 조계종 문화사업단에서 템플스테이와 함께 중점적으로 육성하는 사업이기 때문일 것이다.

 

종교단체에서 사업을 하는 것이 말이 되지 않지만 문화사업단이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벌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일까 조계종의 총본산이자 한국불교의 총본산이라 볼 수 있는 조계사 맞은 편에는 사찰음식전문점이 있다. 그곳에서는 발우공양이라 하여 일반인들을 상대로 음식을 판매 하고 있고, 또 다른 층에서는 풀코스사찰음식이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조계사 경내에는 일반국수집과 똑 같은 국수를 파는 곳도 있다.

 

불교박람회장에는 크게 세 개의 커다란 공간이 있다. 1, 2, 3관이 있는데 이 중 2관 전체가 사찰음식만 전문으로 하는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마 사찰음식을 세계화 시키기 위한 전략이라 보여 진다. 3관에서도 역시 사찰음식또는 먹거리와 관련된 부수가 여럿 있다. 이렇게 본다면 거의 절반의 부스가 음식과 관련된 먹거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찰음식은 고급 웰빙음식?

 

이번 불교박람회가 사찰음식이 주요 테마라는 것을 알게 해 주는 것이 있다. 사찰음식과 관련된 관에서는 사찰음식과 관련된 세미나가 열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찰음식을 전문으로 연구하고 있는 스님이 강연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찰음식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이전에도 많은 글을 남긴 것이 있지만 진짜 사찰에서는 이런 음식을 먹을까 하는 의문이다. 그것은 마치 고급 웰빙음식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일반사람들에게는 한번도 본적이 없는 사찰음식의 종류는 매우 많다.

 

 

 

 

 

 

 

 

 

 

 

 

 

 

 

 

 

 

 

 

 

사찰음식과 관련하여 비구니사찰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그래서일까 봉녕사, 불영사 등 여러 비구니 사찰에서 각자 부스를 가지고 사찰음식을 소개 하고 있다. 그리고 전통방식의 공양간과 스님들이 사찰음식을 만드는 과정을 미니어처로 보여 주고 있다.

 

 

 

 

 

 

 

 

 

 

 

 

 

 

 

 

 

 

 

 

 

스님의 식단

 

스님은 어떻게 먹고 살까? 불자들이 사찰순례를 가면 절에서 점심공양을 먹는 경우가 있는데 비빔밥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박람회장의 사찰음식을 보면 다르다. 그런데 이번 박람회장에서는 이것이 진정한 스님의 밥상이다라는 것을 보여 주는 것 같다. 표준식단의 상차림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스님의 밥상에는 어떤 반찬이 올라가 있을까? 1980년대와 1990년대 스님들이 먹는 반찬을 보면 다음과 같다.

 

 

 

 

 

반찬을 보니 매우 소박하다. 육식은 일체 보이지 않는다. 나물과 김치 약간에다 멀건 국이 있을 뿐이다. 이삼십년전이 이러하였다면 지금은 어떨까? 현대 스님들의 식단을 보면 다음과 같다.

 

 

 

 

 

 

 

이삼십년전과 비교하여 반찬이 하나 늘어 오찬임을 알 수 있다. 하나도 남김 없이 먹을 만큼 소량이다. 두부와 연으로 만든 반찬, 그리고 콩류, 나물무침 등 매우 소박하다.

 

전시장에서는 또 하나의 표준식단을 보여 준다. 통도사 경봉스님의 밥상이라 하여 밥과 국과 반찬을 포함하여 실제로 먹는 식단이다.

 

 

 

 

 

설명문에 따르면 경봉스님의 밥상을 재현해 놓은 것이라 한다. 밥과 오찬임을 알 수 있다. 반찬을 보면 송이버섯, 두룹전, 송이장아찌, 두부전골 바나나장조림 등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웰빙식단으로 보여 진다. 그렇다면 경봉스님은 누구일까? 인터넷 검색에 따르면 1982년에 입적한 것으로 되어 있다.

 

장사도 하고 점심도 팔고

 

수년 동안 박람회장을 지켜 보면서 느낀 것이 있다. 그것은 해가 갈수록 먹거리 관련 부스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사찰음식만을 전문으로 취급 하는 전시관이 별도로 있다. 또 다른 전시관을 보면 절반이 먹거리와 관련된 부스이다. 이렇게 본다면 이번 박람회는 먹거리가 거의 절반을 차지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먹거리 관련 부스는 넘쳐 난다. 그런데 부스에는 장사를 목적으로 한 곳도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상당수의 먹거리 부수에서는 마치 시장에서처럼 즉석에서 사고 팔기도 한다. 놀라운 것은 판매 하는 부스에 스님들도 앉아 있다는 사실이다.

 

스님들이 직접 운영하는 부스도 적지 않다. 주로 먹거리 관련 부스이다. 그래서일까 먹거리 부스에서는 시식코너를 마련하고 스님들이 먹거리를 소개 하고 있다. 그런 곳 중에 대표적인 곳이 묵은 김치와 짱아찌를 파는 사찰음식 전문점으로 유명한 H원이다.

 

 

 

 

 

 

H원 부스에는 삭발한 모습의 스님이 앉아 있다. 시식을 해 보았다.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일반식당에서 먹는 것과 맛이 차별화 된다. 잘 숙성된 김치와 각종 나물의 맛이 그윽하다. 맛을 보면 누구나 사고 싶은 충동이 생길 정도이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즉석에서 먹거리를 산다.

 

물건을 사고 팔기도 하는 곳이 박람회장이다. 각종 음식관련 부스가 그렇다. 놀라운 것은 식사도 된다는 것이다. 스님이 운영하는 유명한 사찰음식점 부스의 한 코너에서는 비빔밥 등을 팔고 있다. 묵은 김치와 장아치 등 나물로 비빔밥을 만들어 판다. 한 그릇에 육천원이다. 점심식사가 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H원의 경우 사찰음식도 팔고 점심도 판다. 마치 식당을 옮겨 놓은 것 같다.

 

 

 

 

 

 

절로 가면 스님 되요 일로 오세요

 

부스에 스님들이 앉아 있는 경우를 종종 본다. 스님이 주인이 되어 손님을 맞는맞는 것 보인다. 이럴 경우 마치 일반 부스와 경쟁을 하고 있는 듯 해 보인다. 이런 케이스는 먹거리를 파는 곳 뿐만 아니라 차를 파는 곳, 그림을 파는 곳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손님을 대상으로 스님들과 일반인들이 경쟁하는 듯한 모습이다.

 

스님이 주인처럼 부스에 스님이 앉아 있는 모습은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는다. 함께 관람한 법우님들의 의견도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 하였다. 마치 장사치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랬다.

 

표고 버섯을 파는 부스가 있다. 이 부스는 매우 인기가 좋다. 시식코너를 마련해 놓았기 때문이다. 표고버섯을 작게 썰어 놓고 소금장에 찍어 맛을 볼 수 있게 해 놓았다. 몇 개 먹어 보았다. 마치 고기를 먹는 것 같다.

 

 

 

 

 

 

표고버섯을 참기름에 버무린 소금장에 찍어 먹으니 참기름냄새와 함께 표고 버섯 고유의 식감을 느낀다. 그래서일까 불티나게 팔린다. 이에 스님도 신이 난 것 같다. 스님은 절로 가면 스님 되요 일로 오세요라며 큰 소리로 손님을 유도한다. 그런 모습을 보니 마치 남대문 시장에서 골라 골라하며 호객행위를 하는 것 같다.

 

웃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헷갈려

 

박람회장에서 스님이 부스에서 손님대접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특히 나물과 같은 반찬이나 버섯 같은 먹거리를 파는 곳에서 보는 스님의 모습은 장사치와 다를 바 없다. 이렇게 본다면 누구나 스님이 장사한다고 볼 것이다.

 

스님들이 장사 하는 것에 대하여 불자들은 관대한 것 같다. 불자들의 잔치이기 때문에 그러려니 하면서 넘어 가는 것 같다. 그러나 이런 사정을 모르는 일반인들이 이런 장면을 보았다면 이를 어떻게 볼까? 아마 , 스님들이 장사하네?”라 하지 않을까?

 

스님들이 부스에 앉아 있는 모습은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는다. 스님들이 해야 할 일이 있음에도 부스에 앉아 있는 모습이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마치 일반상인들과 경쟁하는 모습처럼 보이기도 한다. 더구나 시식코너를 마련해 놓고 절로 가면 스님 되요 일로 오세요라며 연신 호객행위를 하는 것을 보면 웃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헷갈린다.

 

 

2015-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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