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신비하고 심오한 공명 싱잉볼(Singing bowl), 2017년 불교박람회에서

담마다사 이병욱 2017. 3. 26. 21:55

 

신비하고 심오한 공명 싱잉볼(Singing bowl), 2017년 불교박람회에서

 

 

육근청정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 , 코 등 여섯 가지 감각기관을 청정하게 한다는 말입니다. 육근을 청정하게 위해서는 육근의 대상이 되는 형상, 소리, 냄새 등 여섯 가지 감각대상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려야 합니다. 그러나 쉽지 않습니다. 차선책으로 될 수 있으면 부처님 형상을 본다든가, 염불하는 소리를 듣는다든가, 향불에서 나오는 향을 맡는 등 대상을 달리 하는 것입니다. 불교박람회장에서 본 것은 육근을 청정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불교의 저력

 

매년 3월 이맘 때쯤 불교박람회가 열립니다. 벌써 십 수년 됩니다. 매년 빠짐 없이 참가합니다. 그리고 후기를 남기고 있습니다. 그런 불교박람회는 타종교에서는 볼 수 없습니다. 아직까지 개신교와 천주교에서 박람회를 열었다는 것을 듣지 못했습니다.

 

우리나라에 여러 종교가 있지만 불교만이 박람회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이는 아마 불교의 저력일 것입니다. 1700년 불교의 역사와 전통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무엇보다 불교는 예술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불상, 불화, 다기, 건축, 도예, 전통의상, 심지어 사찰음식에 이르기 따지 우리나라 전통문화는 모두 다 망라 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4일간 열리는 불교박람회는 불교인들의 잔치뿐만 아니라 이제 글로벌화 되었습니다.

 

십년 째 참석

 

3 26일 일요일 학여울역 세텍에 개최되는 불교박람회장으로 향했습니다. 벌써 10년 째 입니다. 매번 그 자리에서 이맘 때쯤 열리는 불교박람회는 연등축제와 함께 불교인들에는 최대잔치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불자들의 긍지와 자부심을 마음껏 드러내는 날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박람회 입장료는 5천원합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내지 않았습니다.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무료이기 때문입니다. 조금만 노력하면 아끼고 절약할 수 있습니다. 박람회장 입장시스템도 가면 갈수록 진화해 가는 것 같습니다.

 

먹거리장터

 

박람회장은 이전과는 다른 모습입니다. 세 개의 커다란 홀이 있고 야외에 별도로 부스가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야외 부스의 경우 먹거리장터 같은 분위기입니다. 사찰 음식과 관련된 갖가지 무공해 웰빙 위주의 품목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먹거리장터 바로 입구에는 어느 스님이 호객행위를 하고 있습니다. 스님은 지나가는 사람을 향하여 일로 오세요! 절로 가면 스님 되시지 마시고!”라 합니다. 절로 가면 스님 되니 이쪽으로 오라는 말입니다. 스님은 또 외상됩니다.”라든가, “맛 없으면 가져 오세요라고 큰 소리로 말합니다. 입구에서부터 흥겨운 먹거리 장터 분위기가 물씬 풍깁니다.

 

 

 

 

 

 

 

먹거리 장터 안에는 사람들로 붐벼서 서로 스쳐 지나가기도 힘들 정도입니다. 된장이나 고추장 등 건강식품도 있고 과자 등 간식거리 등도 있습니다. 맛을 보기 위한 시식코너도 준비 되어 있습니다. 불교박람회가 스님들과 불자들의 잔치이어서일까 부스안에는 스님들이 많습니다. 스님들이 직접 물건을 팔기도 합니다. 불교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광경이라 볼 수 있습니다.

 

 

 

 

 

 

부스 한켠에는 간이 식당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즉석에서 점심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장아찌어묵, 장아찌주먹밥, 김밥 등 사찰음식재료를 사용한 것입니다. 가격도 저렴합니다. 불교박람회 오면 구경도 하고 먹거리 장터에서 음식을 사먹을 수도 있어서 축제분위기 입니다.

 

 

 

 

 

 

 

 

 

먹거리 장터에는 회색승복을 입은 스님만 부스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주황색 가사를 입은 스리랑카스님도 보입니다. 마하보디사 스님입니다. 마하보디사 불사를 염원하며 마련한 부스입니다. 주로 스리랑카 특산품인 침향을 취급하고 있습니다.

 

 

 

 

 

 

 

 

품격 있고 차분한 느낌

 

메인 홀에는 크게 세 개의 방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1홀은 공예로 꽃 피운 의식이고, 2홀은 예술로 나타난 수행이고, 3홀은 일상을 빛내는 공예로 되어 있습니다. 이전과 다른 것은 사찰음식이 퇴조한 것입니다. 먹거리 장터 분위기를 내는 사찰음식과 관련된 부스는 모두 야외로 뺀 것입니다. 그 결과 품격 있고 차분한 느낌입니다.

 

 

 

 

 

 

 

꽃꽃이와 엘이디(LED)가 만났을 때

 

수 많은 부스에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작품이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이전 박람회에서 보았던 것들입니다. 그런데 이번 박람회에서 눈에 띄는 것이 있습니다. 박람회를 십년 다니다 보니 보는 안목이 생겨난 것입니다. 그것은 엘이디(LED)관련제품과 종관련 제품입니다. 먼저 엘이디관련제품입니다.

 

작년 10 29일 처음으로 촛불집회가 열렸습니다. 매주 열린 촛불집회로 결국 헌법을 유린한 정권은 무너졌습니다. 그런데 촛불집회를 할 때 마다 촛불은 진화해 갔습니다. 처음에는 양초촛불이었습니다. 그러나 촛불이 회가 갈수록 엘이디촛불로 바뀌는 것입니다. 나중에는 엘이디를 응용한 머리에 테를 두른 촛불 등 갖가지 촛불이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마찬가지로 불교박람회장에서도 촛불이 진화 하는 것 같습니다.

 

박람회장에서 더 이상 양초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대신 엘이디로 된 전자촛불이 대세입니다. 더구나 흔들거리게 까지 해 놓아서 멀리서 보면 양초촛불처럼 보입니다. 그것도 컬러풀한 엘이디연꽃촛불도 있고 엘이디등잔불도 있습니다.

 

 

 

 

 

 

 

엘이디촛불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이번 박람회장에서 처음으로 선을 보인 것이 엘이디로 된 꽃꽃이입니다. 꽃꽃이와 엘이디가 만났을 때 환상적인 빛을 발휘합니다. 아마 이번 박람회장에서 최고의 히트상품이라 봅니다.

 

 

 

 

 

 

 

 

 

 

 

 

 

티벳 싱잉볼(Singing bowl)

 

이번 박람회에서 두 번째로 눈길을 끈 것은 티벳종입니다. 역시 이전 박람회에서는 보지 못하던 것입니다. 이런 종은 우리나라에서 절에서 볼 수 없는 것입니다. 마치 큰 놋쇠그릇을 연상케 합니다. 봉이 있어서 바깥이나 안쪽에서 두드리면 그 소리가 공명을 일으키며 긴 여운을 남기며 꽤 오랫동안 지속됩니다.

 

 

 

 

 

 

 

 

 

종의 이름을 싱잉볼(Singing bowl)이라 합니다. 싱잉볼이라는 말은 아직 사전에도 나와 있지 않은 말입니다. 인터넷 검색에 따르면 싱잉볼힐링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이를 사운드테라피라 하는데, 소리자극이 긍정적이고 조화로운 관계를 갖게 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이런 싱잉볼은 좌선을 할 때 차임벨처럼 사용하기도 합니다.

 

싱잉볼은 티벳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입니다. 네팔부스에서는 싱잉볼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부스에 있는 네팔청년은 싱잉볼 치는 것을 보여 주었습니다. 봉으로 안과 밖을 칠 수도 있지만 무엇 보다 신기한 것은,  종을 손으로 든 상태에서 봉을 종 주변으로 가볍게 스치듯이 돌리면 심오하고 신비롭고 심오한 소리가 저절로 난다는 사실입니다.

 

 

 

 

 

 

 

싱잉볼을 하나 샀습니다. 작은 것의 가격은 5만원입니다. 박람회장에서 구경만 하는 것이 아니라 물건도 사는 것도 재미일 것입니다. 무엇보다 이국에 와서 살아 가는 네팔사람을 돕고 싶은 마음이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여러 스님들을 만났는데

 

불교박람회장에 수 백개의 부수에 수 천 가지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종류도 갖가지이어서 모두 다 소개할 수 없습니다. 글을 쓸 때 그날 가장 인상 깊었던 것 한가지만 쓰듯이, 마찬가지로 박람회장에서 가장 강한 느낌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박람회장에서 여러 사람을 만났습니다. 특히 스님을 많이 만났습니다. 법인스님을 만났습니다. 법인스님은 글을 잘써서 평소 글을 즐겨 읽고 있습니다. 인품도 원만하고 청정한 이미지입니다. 존경하는 스님중의 한분입니다. 현재 일지암에서 살고 있습니다. 스님을 발견하고서 인사를 드렸습니다. 초면임에도 알아 보았습니다. 이전에 한번도 정식으로 인사를 드린 적이 없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궁금합니다. 물어 보니 이전에 토론회에 참석한 것에 대한 글을 읽었다고 합니다.

 

정의평화불교연대(정평불)에서 주관한 깨달음과 관련된 토론회가 있었습니다. 그때 당시 깨달음이란 무엇인가? 현응스님과 수불스님의 맞짱토론을 기대하며(2016-01-16)’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습니다. 법인스님은 글을 본 것 같습니다. 이로 알 수 있는 것은 많은 스님들이 블로그를 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먼곳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블로그를 보고 있는 것에 감사를 드립니다. 더구나 초면에도 알아 보시고 반갑게 맞이 해 주었습니다. 언제 한번 일지암에 올 기회가 되면 들르라고 합니다.

 

마가스님을 만났습니다. 자비명상으로 유명한 스님입니다. 이번에 사단법인 자비명상에서 부스를 준비했습니다. 낯익은 비구니 스님도 있어서 인사드렸습니다. 성간사님도 반갑게 맞이 해 줍니다. 마가스님은 특유의 허그로 반갑게 맞이 해 주었습니다.

 

법현스님을 만났습니다. 열린선원장입니다. 열린선원은 역촌시장 안에 있어서 저자거리 포교당으로 유명합니다. 법현스님과는 막역한 사이입니다. 나중에 안사실이지만 대학동기동창입니다. 스님이라기 보다 친구를 만나는 것처럼 반갑습니다. 그러나 때로 격렬하게 부딪치기도 합니다. 한글삼귀의문에서 승보개념을 놓고 치열하게 논쟁을 벌인 적이 있습니다. 논쟁이 불교닷컴에 기고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논쟁은 논쟁일 뿐입니다. 언제나 만나면 반가운 스님입니다.

 

육근청정법문

 

절에 가면 육근이 청정해지는 듯합니다. 법당에 앉으면 눈으로는 불상을 보고, 귀로는 독경소리를 듣고, 코로는 향냄새를 맡기 때문입니다. 법당 안에 앉아 있으면 마치 부처님나라에 온 듯 합니다. 이런 느낌은 교회나 성당도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성소에 가면 육근이 청정해집니다. 몸과 마음이 청정해지기 때문에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그러나 세상에서는 보기 싫은 것도 보아야 하고, 듣기 싫은 것도 들어야 합니다. 그 결과 육근이 오염되기 쉽습니다. 이에 대하여 원담스님은 섭세일기에 이렇게 써 놓았습니다.

 

 

1. 마음은 Intentionality 대상지향성이다.

 

인식주관 6 인식대상 6 상호연관적인 상응관계에 있다. 6+6=12. 삼라만상은 12처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세계는 12처이다.

 

2. 業因果報: 인식주관이 대상을 향해 의지를 행사하는 것이 되며, 이것이 만든다.

 

의지의 작용을 입은 대상이 주관에게 반응해오는 것을 라하며 이것이 이다. 그래서 나에게로 다가오는 대상세계는 나의 인식주관이 투사한대로 느껴지고 경험된다. 이 세계는 나의 주관에 의해 인식된 것이며, 느껴진 것이다. The world is the  felt world. 내가 어떤 사람이나 대상, 환경에 대해 느껴지는 호오, 고락, 강약, 미추는 그에 대한 기억과 학습된 것이 원인이 되어 그 결과로써 그러한 감정을 경험을 하게 된다. 그러니 기억된 대로 경험하고, 믿고 싶은 대로 경험한다. 그리고 던진 대로 되돌아온다.

 

어떤 사람에 대해 미움이 느껴지면 그 미움의 원인을 그 사람에게서 찾지 말고, ‘미움을 일으킨 내 마음의 움직임을 알아차려서 미움이란 상황을 거기서 끝내라. 그러지 않으면 미움이란 상황에 말려들어 고통은 지속될 것이다. 미움, 네가 보였다!!! 보면 사라진다. 보여짐으로써 끝난다. 이것이 근원적인 해결이다. 부차적인 해결책으로서는 미워하는 사람을 용서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그 사람의 사정을 깊고 넓게 살펴서 그랬구나, 그렇겠지하고 받아드리며 이해해준다. 그러면 훨씬 대하기가 수월해진다. 그리고 자비심과 연민심을 배양한다.

 

(원담스님, 섭세일기 2017년 봄 3|, 2017-03-24)

 

 

스님이 법문한 것을 요약하여 카페에 올려 놓은 글입니다. 육근과 육경과의 관계에 대한 것입니다. 법문에서 핵심은 업보에 대한 것입니다. 이를 업인과보라 하여 인식주관의 의지작용을 으로 보았고, 인식대상이 반응하는 것에 대하여 라 보았습니다. 업보에 대한 명쾌한 설명입니다. 결국 육근을 청정하게 하는 법문입니다.

 

신비하고 심오한 공명

 

불교박람회장에서 육근을 맑게 해주는 것들이 많습니다. 눈으로 아름다운 불화를 보았을 때 눈을 맑게 해줍니다. 코로 침향 등 향내를 맡았을 때 코를 청정하게 해줍니다. 혀로 맑고 향기로운 녹차를 마셨을 때 역시 혀를 청정하게 해 주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번 박람회장에서 건진 것이 있다면 단연 싱잉볼일 것입니다.

 

티벳종이라고 하는 싱잉보 소리는 신비한 파동을 일으킵니다. 봉으로 안을 쳤을 때 그 울림이 한동안 계속됩니다. 그래서일까 명상시간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데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현대인은 갖가지 소음에 시달립니다. 기찻길 옆 아기가 잘도 잔다고 하지만, 컴퓨터 등에서 나오는 잡음은 사람을 몹시 피곤하게 만듭니다. 점심시간에 컴퓨터를 끄면 확실히 다릅니다. 이곳저곳에서 갖가지 잡음으로 인하여 알게 모르게 지쳐 가고 피로가 누적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럴 때 티벳싱잉볼은 귀를 청정하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유튜브에 싱잉볼을 검색해 보면 싱잉볼과 관련하여 갖가지 자료가 올려져 있습니다. 아직까지 대중화되지는 않은 듯 보이는 싱잉볼은 확실히 매력있습니다. 더구나 싱잉볼을 이용한 사운드테라피가 있을 정도입니다.

 

현대인들은 각종 잡음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듣고 싶지 않아도 들어야만 하는 차소리, 컴퓨터 잡음 등 온갖 노이즈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이럴 때 노이즈를 잡는 소리가 바로 싱잉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마치 쐐기의 비유같습니다.

 

맛지마니까야에 쐐기의 비유가 있습니다. 부처님은 마치 숙련된 미쟁이나 그의 도제가 작은 쐐기로 커다란 쐐기를 쳐서 뽑아 버리는 것처럼, 수행승들이여, 이와 같이 수행승은 어떤 인상에 관해 그 인상에 정신적 활동을 일으켜 자신 안에 탐욕과 관련되고, 성냄과 관련되고, 어리석음과 관련된, 악하고 불건전한 사유가 일어나면, 그는 그 인상과는 다른, 선하고 건전한 어떤 인상에 관련된 정신활동을 일으켜야 한다.”(M20) 라고 했습니다.

 

큰 쐐기를 제거하고자 할 때 작은 쐐기를 사용합니다. 마치 독을 독으로 다스리는 것처럼 동종요법과 같습니다. 악하고 불건전 사유가 일어날 때 선하고 건전한 인상을 떠 올리는 것도 같은 이치입니다. 싱잉볼을 사용하면 마음의 번뇌를 없앨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마음 속에 번뇌가 일어 났을 때 싱잉벨을 울리는 것입니다. 신비하고 심오한 공명에 집중하면 그 순간 번뇌는 이전 것이 되어 버릴 것입니다.

 

 

2017-03-26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