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태어날 때 입에 도끼가” 성자를 비난한 과보
악의적인 비난과 근거 없는 비방
안철수의 귀환으로 인하여 다시 정치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 이전에는 뉴스를 일체 보지 않았으나 특정인물에 대한 기사를 검색하고 토론사이트를 기웃거린다. 그러다 보니 한가지 공통적인 흐름을 발견하였다. 그것은 악의적인 비난과 근거 없는 비방이 넘쳐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원색적인 욕설과 인신공격이 난무하는 게시판을 본다. 자신을 철저하게 숨기면서 익명으로 글을 쓰는 자들의 심리 상태가 고스란히 보인다. 쓰레기 같은 단문을 양상하는 자들은 어떤 종류의 인간들일까?
게시판에서 보는 욕설과 원색적인 비방은 정치게시판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불교 관련 인터넷신문 사이트에서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승가에 대한 노골적인 비방과 비난은 정치게시판에서 보는 것과 하등의 다를 바 없다. 불교에서 신구의 삼업이라 하여 말로 인한 악행을 짓지말자고 강조하고 있으나, 그런 말은 경전상에서나 보는 것 같다.
신조어 ‘일베충’
그런데 게시판에서 보는 글을 보면 종종 ‘일베’ 또는 ‘일베충’이라는 말이 보인다. 처음 접하는 말이다. 세상이 빠르게 변하다 보니 신조어가 나타났다가 사라지곤 하는데, 그런 말을 자주 접하다 보니 궁금해졌다.
그래서 인터넷국어사전을 찾아 보았다. 그러나 나오지 않는다. 이로 보아 요즘 유행하는 신조어임에 틀림 없다. 더구나 벌레 충(蟲)자가 들어 간 것으로 보아 혐오스런 느낌이 들어 간다.
어느 블로그에서 “일베충 같은 자들”이라는 표현을 보았다. 국어사전에도 나오지 않은 신조어 일베충이 궁금하여 구글검색을 하였다. 머니투데이에 다음과 같은 기사가 보인다.
지난 12일 신설된 페이스북 페이지 '너 일베충이니?' 운영자는 "선정성, 지역주의, 반 민주주의, 여성 혐오의 막장 인생 일베충들을 반대한다"며 "일베의 혐오스럽고 선정적인 표현물, 신 지역주의·반 민주주의·군부 독재 및 군국주의 찬양, 친일파 옹호 등 막장 혐오 사례들을 수집, 업데이트 합니다"라고 소개글을 올렸다. 여기서 '일베충'은 일부 일베 회원을 비하하는 표현이다.
( "너 '일베충'이니?" 안티 페북, 등장하자…, 머니투데이, 2012-12-27)
일베충에 대하여 ‘선정성, 지역주의, 반 민주주의, 여성 혐오의 막장 인생’이라고 정의해 놓았다.
막장인생, 막가는 인생
일베충은 막장인생과 같다는 것이다. 그래서 혐오스런 벌레와 같이 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일베충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일베는 ‘일간베스트’의 준말이다. 일간베스트라는 사이트가 있는데, 이는 ‘과거 '디시인사이드'에서 활동하던 일부 누리꾼들이 대거 유입된 커뮤니티’라고 설명되어 있다.
일베는 실시간 접속자가 2만명이 넘고, 정치, 사회, 연예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하루에도 수백, 수천 개의 글이 올라온다고 한다. 그런 글은 ‘선정성, 지역주의, 반 민주주의, 여성 혐오’를 특징으로 하는데, 정치적으로는 극우적이라 한다.
일베충들은 좌파진보세력을 매우 혐오한다고 한다. 이는 좌파에 대하여 말로만 민중과 서민을 이야기하면서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집단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 한다. 그래서 ‘기득권을 가진 사람의 책임’을 말하는 보수보다 좌파가 훨씬 더 위선적이라는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 결과 진보적 가치를 조롱하고, 5.18등 역사적 사실을 비하하고, 특정인물에 대한 비방과 욕설을 서슴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일베의 주사용층이 고등학생부터 대학생층이라는 것이다. 더욱 더 놀라운 사실은 일베가 무엇인지 알려고 들어왔다가 자신도 모르게 일베충이 된다는 것이다.
일베를 연구하는 학자에 따르면 일베구성원에 대하여 “개인적으로 일베사용자는 중간계급이나 몰락한 중산층이거나 그 자녀이지 않나하는 가설을 갖고 있다”고 한다.
인터넷신문사이트나 각종 게시판에서 특정인물에 대한 원색적인 비방이나 비난, 욕설이 넘쳐 난다. 그래서 “너 일베충이니?” 또는 “일베충 같은 놈들”이라는 말이 나왔을 것이다.
입에 도끼를 달고
인터넷 토론사이트를 보면 상대방에 대하여 악의적이고, 원한에 가득찬 비난과 비방을 늘어 놓는다. 마치 입에 도끼를 물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일까 2500년 부처님은 다음과 같이 게송으로 말씀 하셨다.
[세존]
사람이 태어날 때
참으로 입에 도끼가 생겨난다.
어리석은 이는 나쁜 말을 하여
그것으로 자신을 찍는다네.(S6:10)
부처님은 사람이 태어날 때 입에 도끼가 생겨난다고 하였다. 여기서 도끼는 언어를 말한다고 볼 수 있다. 나쁜 말을 하였을 때 상대방을 도끼로 찍는 것과 같이 본 것이다. 그러나 결국 자신을 찍을 것이라 한다. 제 발등에 도끼찍는 것이다.
“비난받아야 할 것을 찬양하고 찬양해야 할 것을 비난하니”
이와 같은 게송이 나오게 된 배경을 보면, 꼬깔리까라는 수행자가 부처님의 상수제자인 사리뿟따와 목갈라나 존자에게 ‘적대감(敵意)’를 품었기 때문이다. 번뇌다한 아라한에 대하여 '나쁜 마음을 품고 나쁜 욕망을 품고 있다'고 근거 없는 이야기를 부처님에 한 것이다.
그러나 부처님은 이를 받아 들이지 않고 오히려 “사리뿟따와 목갈라나는 자애롭다”라고 하였다. 이 부분과 관련된 게송이 다음과 같다고 볼 수 있다.
[세존]
비난받아야 할 것을 찬양하고
찬양해야 할 것을 비난하니
입으로써 불운을 쌓고
그 불운으로 안락을 얻지 못하네. (S6:10)
꼬깔리까는 두 상수제자의 청정범행에 대하여 찬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반대로 시기하고 질투 하였다. 마치 입에 도끼가 달린 것처럼 언어폭력을 행사한 것이다. 그결과 불운을 자초 하였다.
근거 없이 비방한 결과
경에서는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수행승 꼬깔리까는 나간 뒤 얼마 되지 않아 온몸에 겨자씨만한 크기의 종기가 생겼다. 겨자씨만했던 것이 콩알만한 크기가 되고 콩알만했던 것이 대두콩만한 크기가 되었으며 대두콩만했던 것이 대추씨만한 크기가 되고 대추씨만했던 것이 대추만한 크기가 되었으며 대추만했던 것이 아말라까만한 크기가 되고 아말라까만했던 것이 아직 익지 않은 칠엽수의 열매만한 크기가 되었으며 아직 익지 않은 칠엽수의 열매만했던 것이 칠엽수의 열매만한 크기가 되어 터져서 피와 고름이 흘렀다.
(두띠야꼬깔리까경-Dutiyakokālikasutta-꼬깔리까의 경2, 상윳따니까야 S6:10(1-10),전재성님역)
청정한 성자, 번뇌다한 아라한을 근거 없이 비방해서일까 꼬깔리까의 몸에 종기가 난 것이다. 그런데 점점 커져서 마침내 칠엽수열매만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게 터져서 피와 고름이 흐르고 마침내 그 병으로 죽었다.
죽어서 어떻게 되었을까? 경에서는 “싸리뿟따와 목갈라나에게 적의를 품었기 때문에 죽어서 홍련지옥에 떨어졌습니다.”라고 묘사 되어 있다.
홍련지옥의 수명은?
꼬깔리까는 죽어서 홍련지옥에 떨어진 것이다. 그런 홍련지옥의 수명은 얼마나 될까? 이에 대하여 부처님은 다음과 같은 비유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세존]
“수행승들이여, 그렇게 할 수 있다. 수행승들이여, 예를 들어 꼬쌀라 국에 20카리의 채소 씨앗이 있어 사람이 백 년이 지날 때마다 한 알의 채소 씨앗을 줍는다고 하자. 그러나 그렇게 해서 꼬쌀라 국에 있는 20카리의 채소씨앗이 다 없어져도 1압부다의 지옥의 기간이 다하지 않는다.
그러나 거기에는 단지 일 압부다의 지옥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수행승들이여, 이십 압부다 지옥이 1니랍부다의 지옥의 기간이고 수행승들이여, 이십니랍부다 지옥이 일 아바바 지옥의 기간이고, 수행승들이여, 이십 아바바 지옥이 일 아따따 지옥의 기간이고, 수행들이여, 20아따따 지옥이 1아하하 지옥의 기간이고 수행승들이여, 이십 아하하 지옥이 일 수련지옥이고 수행승들이여, 이십 수련지옥이 일 쏘간디까 지옥의 기간이고 수행승들이여, 이십 쏘간디까 지옥이 일 청련지옥의 기간이고 수행승들이여, 이십 청련지옥이 일 백련지옥의 기간이고 수행승들이여, 이십 백련지옥이 일 홍련지옥의 기간이다.
수행승들이여, 수행승 꼬쌀리까는 싸리뿟따와 목갈라나에게 적의를 품어서 홍련지옥에 떨어진 것이다.”
(두띠야꼬깔리까경-Dutiyakokālikasutta-꼬깔리까의 경2, 상윳따니까야 S6:10(1-10),전재성님역)
경에서는 홍련지옥의 수명에 대하여 여러가지 천문학적 숫자의 비유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천문학적 숫자의 비유
이에 대한 각주를 보면 다음과 같다.
Khāri(카리): 양을 재는 단위이다. Srp.I.218에 따르면, 마가가국에서의 4빠타(patha)는 꼬살라국에서의 1빠타와 동일하고, 꼬살라국의 4빠타는 1 ‘알하카’이며, 4알하까가 1 ‘도나’이고, 4도나가 1 ‘마니까’이며, 4마니까가 1 ‘카리’이다.
Abbudā(압부다), niabbudā(니라부다): 이것들은 지옥의 이름이 아니라 천문학적인 숫자를 말한다. Srp.I.218에 따르면, 예를 들어 아비지옥에 떨어진 자들이 지옥에서 보내는 햇수를 세는 데만도 1년이 걸린다. Prj.II.476에 따르면, 압부다지옥이나 니랍부다 지옥은 독립된 지옥이 아니라 아비지옥 가운데 고통을 받는 기간을 압부다나 니랍부다 단위로 헤아리는 장소를 말한다. 1 꼬띠(koti)=10의 7승이고, 1 빠꼬띠(pakoti)는 10의 14승이고, 1 꼬끼빠꼬띠(kokippakoti)는 10의 21승이고, 1 나후따(nahuta)는 10의 26승이고, 1 닌나후따(ninnahuta)는 10의 35승이고, 1 압부다(abbuda)는 10의 42승이다.
(각주, 전재성박사)
경에 표현된 압부다는 지옥의 명칭이 아니라 지옥에서 보내는 햇수라 한다. 그래서 일 압부다라는 햇수는 10의 42승이라 한다. 상상도 할 수 없는 무량한 기간이다. 그런데 이보다 더 긴 것이 홍련지옥이라니!
올바로 가는 자를 비난한 과보
그래서 부처님은 다음과 같이 게송을 읊었다고 보여진다.
도박으로 돈을 잃거나
모든 재산과 함께 자기 자신마저 잃어도,
그 불운은 오히려 작지만,
바른 길을 가신 이에게 적의를 품는다면,
그 불운이야말로 참으로 큰 것이네.
언어나 정신으로 악함을 기도하여,
거룩한 이를 비난한 사람은
십만 삼천 니랍부다와 오 압부다의 시간을
지옥에 떨어져 고통을 받는다네. (S6:10)
올바른 길을 가는 자에게 적대감을 표출하거나 비난하는 것은 큰 화를 자초할 것이라 하였다. 또 그 과보는 매우 크다고 하였다.
글 좀 쓸 줄 아는 자들은
인터넷을 보면 특정인물에 대하여 갖가지 말을 늘어 놓는다. 입이 달린 자들은 누구나 한 마디하고, 글 좀 쓸 줄 아는 자들 역시 그냥 넘어 가지 않는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게송이 나왔을 것이다.
아뚤라여, 이것은 오래된 것이니
지금 단지 오늘의 일이 아니다.
침묵한다고 비난하고
말을 많이 한다고 비난하고
알맞게 말한다고 비난하니
세상에서 비난받지 않는 사람은 없다. (법구경 Dhp227)
오로지 비난만 받는 사람이나
오로지 칭찬만 받는 사람은
과거에 없었고
미래에 없을 것이고 현재에도 없다.(법구경 Dhp228)
아주 단단한 바위덩이가
비람에 움직이지 않듯,
이와 같이 현명한 님은
비난과 칭찬에 흔들리지 않는다. (법구경 Dhp81)
2013-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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