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생각이 많은 사람

담마다사 이병욱 2016. 7. 9. 09:41

 

생각이 많은 사람

 

 

생각이 많은 사람이 있습니다. 대게 불건전한 생각을 하기 쉽습니다. 자주 다니다 보면 길이 생기듯이 어떤 생각을 자주 하다 보면 그런 생각에 지배됩니다. 과거에 안 좋았던 일이나 후회, 회환 이기 쉽습니다. 또 미래에 대한 기대나 걱정이기 쉽습니다.

 

내 돈 떼먹고 달아난 자를 생각하면 불쾌합니다. 나를 욕하고 때린 자를 생각하면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또 한편으로 그 사람에게 잘못한 것을 생각하면 미안하기 그지 없습니다. 그이를, 그녀를, 그 인간을 생각할 때 마다 악하고 불건전한 생각에 지배 됩니다.

 

약속장소에서 사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약속시간 보다 먼저 나가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머리 속에는 온통 그 사람 생각뿐 입니다. 약속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 합니다. 더 시간이 지나면 이제 걱정이 됩니다. 사람들은 노후를 걱정 합니다. 기대수명은 갈수록 길어지는데 벌어 놓은 것이 없습니다. 미래를 위해 계획을 세웁니다. 실현 가능한 구체적 계획이 아니라 막연한 기대 입니다. 마치 사람을 기다리는 것처럼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걱정이기 쉽습니다.

 

생각이 과거나 미래에 머물면 악하고 불건전한 것이기 쉽습니다. 원래 생각은 악하고 불건전한 것이고 제멋대로 입니다. 생각에 놀아나다 보면 늘 마음은 과거나 미래에 가 있고 대게 후회나 근심을 수반합니다.

 

지금 여기서 생각을 멈추어야 합니다. 사유중지입니다. 그러나 멈추어지지 않습니다. 생각이 생각에 꼬리를 물고 일어납니다. 지금 여기서 알아차라면 악하고 불건전한 생각은 사라집니다. 그러나 사띠를 놓치면 또다시 생각에 지배 받습니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수행승들이여, 비록 잠자는 것은 생명의 불임이라고 나는 말하고, 생명의 불결실이라고 나는 말하고, 생명의 몽매함이라고 나는 말하지만, 수행승들이여, 차라리 잠을 자는 것이 낫다. 사유에 사로잡혀, 참모임의 화합을 파괴할 정도로 사유 속에서 사려하지 말라. 수행승들이여, 나는 그 위험을 보고 이와 같이 말한다.”(S35.235)

 

 

 

 

 

 

사유에 사로잡혀 있는 것보다 차라리 잠을 자라고 했습니다. 부처님은 잠을 많이 자는 것을 나무랐습니다. 그래서 일어나서 앉아라. 잠을 자서 너희들에게 무슨 이익이 있는가? 화살에 맞아 고통을 받으며 괴로워하는 자에게 잠이 도대체 왠 말인가?” (stn331) 라 했습니다. 그럼에도 마음이 악하고 불건전한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면 그 시간에 차라리 잠을 자는 것이 더 낫다고 했습니다.

 

현재 만족스럽다면 마음이 과거나 미래에 가 있지 않을 겁니다. 마음을 지금 여기에 머물게 한다면 지나간 과거에 대한 후회,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걱정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알아차림이 약한 사람들에게는 소용 없습니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수념(隨念)이 있습니다. 늘 부처님을 생각하는 불수념’, 늘 가르침에 대하여 생각하는 법수념등이 있습니다. 모두 열 가지 수념이 있습니다. 불자들이 염불하는 것도 수념입니다. 나무아미타불이나 관세음보살을 염하는 것도 수념입니다. 천수경이나 반야심경, 금강경을 독송하는 것도 수념입니다. 수념하면 사유가 중지됩니다.

 

라따나경(Sn2.4)’을 듣습니다. 일터로 가는 길에 스마트폰에 저장되어 있는 이미우이의 mp3음악을 듣습니다. 부처님과 가르침과 승가에 대한 예경과 찬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숫따니빠따에 실려 있는 경으로서 부처님당시부터 예불문이자 수호경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일터에 도착하면 이번에는 자야망갈라가타를 크게 틀어 놓습니다. 부처님의 여덟 가지 승리에 대한 게송으로 역시 수호경입니다. 이렇게 하루를 수호경으로 시작했을 때 잡생각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미 이쪽으로 큰 길이 나 있기 때문입니다.

 

사유중지로서 글쓰기만한 것이 없습니다. 무엇을 쓸까 생각하면 잡생각이 일어 나지 않습니다. 온통 글에 대해서만 생각하기 때문에 악하고 불건전한 생각이 치고 들어 올 수 없습니다. 이렇게 글쓰기에 몇 시간 몰두하고 나면 상쾌합니다. 생각에서 해방되었기 때문 입니다.

 

생각을 하지 않고 살 수 없습니다. 생각은 저절로 일어나는 것 입니다. 그러나 내버려 두면 엉망이 됩니다. 마치 질서에서 무질서로 향하는 엔트로피법칙과도 같습니다. 생각에 놀아나면 남는 것은 지나간 과거에 대한 후회와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걱정 뿐입니다. 이때 사유중지 해야 합니다. 알아차리면 다행이지만, 사띠능력이 되지 않는다면 수념하는 것입니다. 그것도 안되면 차라리 잠을 자는 것이 더 났습니다. 부처님은 생각에 사로잡히느니 차라리 잠을 자라고 했습니다.

 

 

2016-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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