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미디어붓다
사고(社告)가 하나 떴습니다. 더 이상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서 문을 닫게 될 것이라 했습니다. 후원자나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연말까지만 운영하고 문을 닫을 것이라 했습니다. 팝업창에 나타난 사고를 보자 마음이 매우 착잡했습니다. 언론사가 어렵다고 하지만 이렇게 힘들게 운영되는 줄 몰랐기 때문입니다. ‘미디어붓다’의 사고이었습니다.
사고(社告)가 떴는데
미디어붓다가 어렵다는 것은 몇 주 전 마지에서 동출스님으로부터 들은 바 있습니다. 쓰리 테너 콘서트라 하여 사찰전문음식점 마지 2층에 있는 마지아카데미에서 우희종교수, 강병균교수, 박병기교수 세 사람과의 대담이 있었습니다. 강병균교수의 출판물에 대한 질의 응답식으로 진행 되었는데 나중에는 불교현안에 대한 성토가 주류를 이루었습니다. 그 자리에 미디어붓다 운영위원으로 있는 동출스님도 참석했습니다. 안면이 있는 스님은 지나가듯이 미디어붓다의 어려운 사정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그다지 심각하게 받아 들이지 않았으나 사고가 뜨자 몹시 놀랐습니다.
불교언론계가 몹시 어렵습니다. 운영이 힘들 정도로 재정사정이 열악하다고 합니다. 근본적 이유는 광고가 거의 끊겼기 때문이라 합니다. 불교라는 좁은 카테고리 안에서 사찰이나 불교관련 단체에서 광고를 주지 않으면 유지가 힘들 정도라 합니다. 더구나 종단에서는 소위 해종언론이라 하여 불교닷컴과 불교포커스에 대하여 5금조치를 취했습니다. 광고나 기고는 물론 접촉 자체를 금한 것입니다. 종단에 대하여 비판적 목소리를 내는 것을 불편해 하여 취한 조치라 봅니다. 그런데 그 여파가 미디어붓다에까지 미친 것입니다.
불교언론매체를 보면
한국불교에 여러 가지 언론매체가 있습니다.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불교신문이 있습니다. 불교신문은 조계종기관지라 볼 수 있습니다. 종단의 소식을 전하는 역할을 할 뿐 언론 본연의 임무로 볼 수 있는 비판기능은 보이지 않습니다. 또 하나 역사가 있는 신문이 법보신문입니다. 그러나 예전의 법보신문이 아닙니다. 지금은 여당지가 되어 비판적인 세력에 대하여 견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야당지라 볼 수 있는 것이 불교닷컴과 불교포커스입니다. 불교닷컴이 가장 비판에 선봉에 서 있습니다. 그 결과 가장 많은 탄압을 받았습니다. 지난해 불교포커스와 함께 패키지로 해종언론으로 지정 되었습니다. 어느 면으로 본다면 불교포커스는 억울하게 당한듯 합니다. 한군데만 해종으로 지정하면 문제가 될 것 같으니까 하나 더 끼워서 두 군데를 지정한 듯합니다.
불교신문과 법보신문이 여당지라면 불교닷컴과 불교포커스는 야당지입니다. 그런데 양극단을 떠나 중도를 지향하는 신문도 있습니다. 아마 미디어붓다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야당지로 인식하여 해종언론으로 지정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해종언론에 준하는 제재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그것은 광고수주가 끊어진 것으로 알 수 있습니다. 현재 제재를 받고 있는 언론사는 오로지 후원에 의존합니다. 그래서 자발적 유료화에 동참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마침 대보살이 나타나서
미디어붓다의 사고를 보고 마음이 착잡했었습니다. 미디어붓다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는 입장에서 없어진다고 하니 매우 아쉬운 마음이 일었습니다. 올린 글은 차치하고 미디어붓다에서 지난 수 년 동안 수 많은 기사를 내고 수 많은 자료를 올려 놓았는데 폐쇄된다면 다시는 볼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하니 너무나 아까웠습니다. 그런데 사고가 나가고 보름이 지나 대문에 기사가 하나 떴습니다. 다음과 같은 내용입니다.
미디어붓다가 다시 뜁니다.
지난 11월 1일, 미디어붓다의 안타까운 소식과 함께 인수자를 공개적으로 찾는다는 알림을 독자 및 교계에 공표한 바 있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위로와 함께 미디어붓다에 좋은 일이 생겨나기를 기원해주셨습니다. 그런 성원 덕분에 미디어붓다가 반석에 오를 때까지 지원을 해주시겠다는 고마운 분이 나타나셨습니다.
미디어붓다의 현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재정적 부족분을 지원하고, 나아가 미디어붓다의 자립을 위한 노력을 현 임직원과 함께 공동으로 노력하시겠다는, 미디어붓다로서는 ‘관세음보살’과도 같은 분이 연락을 해 오신 것입니다.
미디어붓다의 인수에 관심을 갖고 연락을 해주신 다른 분들도 계셨지만, 저희 임직원들은 논의 끝에 이 분과 함께 손잡고 미디어붓다를 말 그대로 고품격 불교언론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앞으로 이 분께서는 미디어붓다의 발전위원회를 이끌며 발전과 자립기반 마련에 앞장서주시기로 약속을 해주셨습니다.
저희 미디어붓다가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소식에 관심을 갖고 연락을 주셨던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머리를 맞대고 본격적인 논의를 전개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깊이 사과드립니다.
미디어붓다의 임직원들은 이번의 재출발을 계기로 창간 당시 약속드렸던 ‘불교판 허핑턴포스트’지로 자리매김하겠다던 초심으로 돌아가 미디어붓다를 사건이나 행사 소식 중심이 아닌 다양한 칼럼과 분석, 해설, 주장 등 각 분야 전문가 그룹들의 글을 게재하는 높은 질의 매체로 발전시켜나갈 예정입니다. 이런 변화는 창간 초기부터 정해놓은 방향이기도 하지만, 이번에 미디어붓다를 지원해주시기로 한 분의 바람이기도 합니다.
아울러 미디어붓다가 재정적 안정을 이루어 불교계를 대표하는 최고의 고품격 매체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자발적 유료독자의 확보, 광고 후원 등의 교계의 관심과 성원이 그 어느 것보다도 필요합니다. 특히 자발적 유료독자가 다양하게 확보된다면 미디어붓다는 흔들림 없이 불교계 정론을 이끌어나갈 힘 있는 언론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월 3000원부터 자발적 유료독자 신청(02-739-5557, 010-5208-9733)이 가능하오니, 부디 많은 동참을 부탁드립니다.
2016년 11월 15일
미디어붓다 임직원 일동
(미디어붓다, 다시 뜁니다!, 2016-11-15, 미디어붓다)
기사제목은 ‘미디어붓다가 다시 뜁니다.’입니다. 이 기사를 보고 안도했습니다. 사고를 보고서 후원자가 나타난 것입니다. 이에 대하여 ‘관세음보살’을 만난듯 하다고 했습니다. 열악한 환경속에서 이제까지 버티어 왔는데 불자들의 무관심속에 하나 둘 사라진다면 동시에 불교도 쇠퇴할 것입니다. 그런데 마침 대보살이 나타나 위기에서 구원해 주었다고 합니다.
불교판 허핑턴포스트를 지향하는
미디어붓다와 직접적 인연은 칼럼을 쓰고 나서부터 입니다. 지난해 2월부터 쓰기 시작했으니 1년 9개월 째입니다. 벌써 104회에 이릅니다. 어느 NGO모임에서 이학종대표기자를 만난 것이 인연이 됐습니다. 자격이 되지 않은 것 같아 고사 했으나 거듭되는 요청에 수락했습니다. 결정적으로 마음을 움직인 것은 한국의 허핑턴포스트를 지향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미국의 허핑턴포스트는 블로그나 칼럼 등 각종기고문 등 읽을 거리를 모아 놓은 매체입니다. 한국의 허핑턴포스트를 지향하는 미디어붓다에서 다양한 필진을 갖추는 것은 상상할 수 있는 일입니다. 불교블로그 분야에서도 한사람쯤 필요 했을 것입니다.
한국판 허핑턴포스트를 지향하는 미디어붓다에서는 다양한 필진을 갖추고 있습니다. 필진이 많으면 많을수록 본래 지향하는 방향으로 훨씬 더 가까이 다가 갈 수 있을 것입니다. 단지 기자들의 기사만 싣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견해를 가진 사람들의 글을 싣는 것입니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불교라는 카테고리 안으로 수렴됩니다. 불교와 관련된 한국판 허핑턴포스트를 표방하는 미디어붓다의 필진을 보면 이학종, 과학향기, 김진호, 배희정, 진흙속의연꽃, 박호석, 최승천, 법응스님, 빤냐와로삼장법사, 법타스님, 발초참현, 기고견해, 유정길, 김왕근, 김태형, 이병두, 도이법사 하여 모두 19명입니다.
블로그에만 글을 올리다가 언론매체에 글을 올리다 보니 책임감을 갖게 됩니다. 개인블로그는 개인적 공간이지만 언론매체의 경우 열린공간이기 때문에 단어하나 문장하나 선택할 때도 자기검열이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때로 올린 글에 대하여 댓글논쟁이 치열합니다. 글의 형식과 예의를 갖춘 훌륭한 글도 있지만 때로 욕설에 가까운 인신모독성 글도 보입니다. 아마 그만큼 관심있다는 증거일 것입니다. 댓글에 답글을 할 수도 있지만 새로운 글을 올리는 것으로 대체합니다. 그래서 매주 한차례 이상 정기적으로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미붓아카데미가 있는데
미디어붓다는 다른 매체와 다른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것입니다. 이름하여 ‘미붓아카데미’라 합니다. 사무실은 종로3가 종로오피스텔에 있습니다. 약 5평 가량 되는 작은 공간입니다. 그곳에서 각종 강좌가 열립니다. 최근에는 도이법사의 위빠사나 강좌가 열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많이 사용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당초 배움을 열망하는 불자들을 위하여 장소제공하는 취지에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누구나 강좌를 개설할 수 있고 누구나 와서 들을 수 있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예상과 다르게 이용자가 적어 폐쇄를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배움을 열망하는 불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각종강연이나 강좌가 개설 되어 있습니다. 대게 절에서 하는 것이 많습니다. 또는 개인사저에서 하는 곳도 있습니다. 그러나 접근성이 떨어집니다. 외곽에 있다면 찾아 가는데 시간도 많이 걸립니다. 저녁에 모임이 있다면 귀가하는데도 문제가 발생합니다. 가장 좋은 곳은 조계사 근처일 것입니다. 그래서일까 조계사 부근에 각종불교단체가 몰려 있고 각종 강연이 열립니다. 그런 곳 중의 하나가 아마 ‘열린선원’일 것입니다.
열린선원은 종로2가 두산위브빌딩에 있습니다. 불교관련단체가 몰려 있는 오피스텔입니다. 이 건물 8층에 공간이 하나 있는데 누구나 강좌나 모임을 개설할 수 있도록 해 놓았습니다. 시간표를 보니 요일별로 이용자가 다릅니다. 어떤 날은 참선강좌가 있는가 하면 또 어떤 날은 위빠사나 강좌가 있습니다. 교통이 좋고 장소가 넓직해서인지 요일별로 꽉 차 있습니다. 그야말로 문자 그대로 열린공간, 열린선원입니다.
열린공간이 하나 더 있습니다. 미붓아카데미입니다. 종로3가 종로오피스텔 10층에 있습니다. 작은 공간이긴 하지만 화장실도 있고 주방도 있습니다. 주방에는 차를 끊여 마실 수 있도록 준비도 되어 있습니다. 방안에는 불상도 있고 불교관련 서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용자는 거의 없는 듯 합니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지만 이용자가 없는 것에 대하여 이학종대표기자는 “강연할 장소가 없다.”라고 말하는 것은 거짓에 가깝다고 합니다. 멍석을 깔아 주어도 이용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다른 데서 차를 마시느니 이곳에서 차담을 하면 시간을 구애 받지 않을 것입니다. 밤새도록 차담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불교를 한단계 레벨업주기를
한국판 불교허핑턴포스트를 지향하는 미디어붓다가 살아 났다고 하니 다행입니다. 미붓아카데미도 존속시켜서 가르침에 목말라 하는 불자들을 위하여 강좌가 많이 개설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교통도 좋고 접근성도 좋아 모임을 갖기에도 최적입니다. 미디어붓다가 정론을 지향하며 고품격 불교교양매체로 자리매김하여 한국불교를 한단계 레벨업시켜 주기를 기대합니다.
2016-11-18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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