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돈 벌 수 있는 기회는 많지만, 청정한 도반과 함께 하는 공부모임
세금 잘 냈다고
카톡방에 친구가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26명이 있는 대학 같은 학과의 동기동창 카톡방입니다. 친구는 ‘상’을 받았다고 합니다. 세금을 잘 내서 타는 상이라 합니다. 친구에 따르면 3년전 국세청에서 세금 잘 냈다고 ‘국세청모범납세자상’을 받았고, 올해에는 지방세 잘 냈다고 ‘서울시장유공납세자상’을 받았다고 사진과 함께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세금 잘 냈다고 상을 받는 것은 축하해야 할 일입니다. 국민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납세의 의무를 다한 것입니다. 그것도 세금을 잘 내서 상을 받았다고 하는데, 또 한편으로 생각하면 세금을 많이 내서 상을 받은 것입니다. 또 한편으로 생각하면 돈을 많이 벌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친구들은 납세상을 받은 것에 대하여 축하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늘 그렀듯이 대부분 ‘침묵모드’입니다. 기쁜 일이 있으면 함께 기뻐해 주고, 슬픈 일이 있으면 함께 슬퍼 해 주는 것이 인지상정일 것입니다. 그러나 대부분 기쁜 일이 있어도 축하해 줄 줄 모르고, 슬픈 일이 닥쳐도 슬퍼 해 줄 줄 모릅니다.
누가 애국자인가
세금 잘 내고, 세금 많이 내는 자는 ‘애국자’라 볼 수 있습니다. 애국한다는 것이 반드시 총을 들고 지키는 것이 아니라 현재 위치에서 자신의 할 바를 다하는 것이라 봅니다. 회사 사장이 되어 직원을 많이 가지고 있다면 역시 애국하는 것이라 봅니다.
친구중에 한명은 직원이 3백명 가량 되는 아이티 전문업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돈을 많이 벌어 세금을 많이 내는 것도 애국이지만 더 큰 애국은 많은 사람을 고용하여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납세상을 받은 친구보다 수 백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한 친구가 더 큰 애국을 한 것이라 봅니다.
일인사업자로 살면서
일인사업자로 살면서 세금을 많이 내지는 못합니다. 일인사업자이기 때문에 직원이 없어서 월급을 줄 일도 없습니다. 세금도 많이 내지 않고 고용도 없기 때문에 큰 애국자의 반열에 속할 수 없습니다. 세금 잘 내고 큰 회사를 가지고 있는 친구들에 비하면 초라하기 그지 없습니다. 그렇다고 그들을 부러워하지 않습니다.
일인사업자로서 일을 하는 것은 단지 생계유지 수단에 지나지 않습니다. 일이 있으면 하고 없으면 노는 입에 염불한다고 글을 씁니다. 일이 없을 때 “왜 일이 없을까?”라며 초조해 하지 않습니다. 혼자 일하다 보니 적은 수입으로도 유지가 가능합니다. 만일 직원이 있다면 월급을 주어야 하기 때문에 자리에 붙어 있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 많던 돈 다 어디 갔을까?
세금 잘 냈다고 상을 받은 친구는 돈 버는 것이 가장 즐거운 일이라 합니다. 돈 버는 일에 도전하여 돈이 벌렸을 때 쾌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그래서일까 많은 돈을 벌었습니다. 돈을 많이 벌었기 때문에 세금도 많이 내는 것이라 봅니다. 돈 버는 데 있어서는 선수 같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돈 버는 데 익숙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돈 벌기 선수가 되어야 합니다. 돈 버는 소질이 없음에도 돈 벌기 선수가 되어야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하루 종일 돈 버는 일에 올인하지만 돈을 많이 벌지 못합니다. 설령 돈을 벌었다고 해도 통장에는 남아 있는 것이 없습니다. 한평생 돈 버는 일에 올인 하지만 나중에 늙어서 죽을 때쯤 되었을 때 남는 것이 없을 것입니다.
돈 버는 재주가 없는 사람들은 돈 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을 찾아야 합니다. 돈 버는 데 재주가 있는 돈 벌기 선수가 아니라면 돈 버는 것은 생계유지를 하는 것에 만족하고 돈 버는 것 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자기계발입니다.
내면을 계발하는 것
돈은 남아 나지 않습니다. 그 많은 돈은 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요? 한평생 돈 벌기에 올인 했지만 수중에 남아 있는 것이 없다면 ‘허(虛)’와 ‘무(無)’를 느낄 것입니다. 허무한 돈벌기에 올인하기 보다 옆도 보고 뒤도 되돌아 보는 삶도 필요합니다.
나와 나의 가족만을 위한 삶에서 주변에도 관심을 가지는 삶을 살 필요도 있습니다. 나중에 남는 것은 베풀고 나누고 보시하는 삶입니다. 돈은 사라져 남는 것이 없지만 결국 남는 것은 베풀고 나누고 보시하는 아름다운 ‘무형의 행위’밖에 없습니다.
돈벌기 선수가 되기를 강요하는 사회입니다. 돈 버는 재주가 없음에도 돈벌기 선수가 되어 돈을 벌어 보지만 돈을 벌지 못했을 때 무능력자 취급을 받습니다. 모든 것을 돈을 기준으로 했을 때 돈이 많고 적음에 따라 능력이 있고 없음으로 갈리는 세상입니다. 그러나 돈 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내면을 계발하는 것입니다.
민족사 윤창화님의 단체카톡을 받고
요즘은 카톡의 시대입니다. 종종 카톡을 받습니다. 인연 있는 사람으로부터 온 것입니다. 그 중에는 알리고자 하는 것도 있습니다. 문자로도 알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카톡이 대세라 단체카톡방을 만들어 알립니다. 초대받은 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일방적으로 초대된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그래서일까 초대받자 마자 퇴장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돈벌기를 강요하는 시대의 배움을 알리는 카톡을 받았습니다. 민족사 윤창화 사장님이 약 40명의 지인들을 대상으로 하여 카톡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그것은 탄허강숙 수강생모집에 대한 것입니다. 두산위브빌딩에 방을 하나 마련하여 여러 개의 강좌를 개설한 것입니다.
강좌를 보면 일주일에 네 번 있습니다. 월요일에는 석지현 스님의 ‘벽암록’ 강좌가 있고, 화요일에는 은정희님의 ‘대승기신론’ 강좌가 있고, 수요일에는 대진스님의 ‘원각경’ 강좌가 있고, 목요일에는 이상하님의 ‘서장’ 강좌가 있습니다. 종로 2가 두산위부빌딩 634호 입니다. 시간은 모두 저녁 7시부터 8시 50분 까지 1시간 50분 간입니다.
“인생에서 돈 벌 수 있는 기회는 많지만”
네 개의 강좌를 보면 가르침에 목말라 하는 불자들을 위하여 월정사 탄허문도회와 민족사 윤창화님이 야심차게 기획한 것입니다. 이에 대하여 윤창화사장님은 카톡방에 이런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인생에서 돈 벌 수 있는 기회는 많지만
명강의를 들을 수 있는 기회는
1-2회에 불과 하답니다.”
윤창화님이 남긴 메시지를 보면 무엇을 해야 할지를 명확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원하든 원치 않든 돈벌기 선수가 되어 돈벌기에 올인 하는 삶을 살고 있지만 때에 따라 옆도 보고 뒤도 돌아 볼 줄 아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때로는 쉬어 가는 삶입니다. 삶이 힘들면 쉬었다 가면 되는 것입니다.
카톡에도 예절이 있다
불자들은 가르침에 목말라 합니다. 그러나 갈증을 해소할 가르침을 듣기 힘듭니다. 도시에 절도 없고 가르침을 전달해 줄 사람도 없습니다. 이럴 때 윤창화님의 포스터를 보면 가르침에 대한 갈증을 해소 시켜 줄 감로수와 같은 강좌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사람들은 줄줄이 나가기 바쁩니다. 분명히 윤창화님과 인연있고 안면 있는 사람들임에도 마치 못볼 것을 본 것처럼 줄행랑 치듯이 줄줄이 퇴장합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카톡에도 예절이 있습니다. 비록 하락 받고 초대된 것은 아니지만 안면 있는 사람의 초대를 받았다면 ‘자비’의 마음에서라도 지켜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줄줄이 퇴장입니다. 이런 현상을 지켜보는 윤창화님은 ‘상심’했을 것입니다. 그래서일까 줄줄이 퇴장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러다가는 저승사자가 와야 그때 공부할것을… 하고 후회합니다. 공부는 망설이지 말라.”라고 비통한 심정으로 메시지를 남긴 것 같습니다.
윤창화사장님과의 인연
윤창화사장님과는 인연이 있습니다. 미디어붓다 이학종대표기자와 함께 식사를 한 적이 있습니다. 식사가 끝나고 윤창화 사장님의 사무실에서 차담도 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하여 ‘원담스님의 붓다프로젝트를 접하고(2016-03-09)’라는 제목으로 기록해 놓은바 있습니다.
윤창화사장님이 보자고 한 것은 미디어붓다에 연재하고 있는 칼럼 때문입니다. 미디어붓다에 ‘진흙속의연꽃의 불교이야기”라는 칼럼을 쓰고 있는데 궁금했던 것 같습니다. 실명도 얼굴도 공개하지 않고 오로지 필명하나로만 소통하고 있는 자에 대하여 대체 어떤 자인지 궁금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책의 출간에 대해서 이야기했지만 시기상조라는 말로 미루어 놓았습니다.
전재성박사의 니까야강독모임
현재 배우는 것이 있습니다. 전재성박사의 니까야강독모임입니다. 전재성박사의 창고형사무실이 있는 고양 삼송역 부근 삼송테크노밸리입니다. 매달 두 번 있는데 둘째 주와 넷째 주 금요일입니다. 시간은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입니다. 이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2시간을 준비합니다. 안양 명학역에서 목적지 까지는 2시간을 할애 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그 먼거리를 가는 것은 ‘가치’가 있기 때문입니다.
청정한 도반과 함께 하는 즐거움
윤창화사장님이 소개한 네 개의 강좌는 가르침에 목말라 하는 자들에게는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아무리 거리가 멀어도 가치를 발견하면 참여할 것입니다. 그러나 대부분 바쁘다는 핑계로 미룹니다. 미루고 미루다가 마침내 저승문턱에 이르러서야 후회할지 모릅니다. 돈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 못지 않게 자기계발도 중요합니다.
돈 버는 것 보다 더욱 가치 있는 것은 내면의 지혜를 계발하는 것입니다. 이 시대의 최고의 강백과 함께 배우는 즐거움도 있지만 그것 못지 않게 청정한 도반과 함께 하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아난다가 부처님에게 “세존이시여, 이러한 좋은 친구, 좋은 동료, 좋은 도반을 사귀는 것은 청정한 삶의 절반에 해당됩니다.”(S3.18) 라 했습니다. 좋은 친구는 삶을 살아 가는데 있어서 절반과 같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아니 삶의 십분의 일만 되어도 성공적인 삶일 것입니다. 그러나 부처님은 삶의 절반이라고 말한 아난다에 대하여 “아난다여, 그렇지 않다.”라며 나무랍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 하십니다.
“아난다여,
이와 같이 좋은 친구, 좋은 동료, 좋은 도반을 사귀는 것은
청정한 삶의 전부와 같다고 알아야 한다.
아난다여,
왜냐하면 세존을 좋은 벗으로 삼아,
태어나야 하는 존재가 태어남에서 벗어나고
늙어야 하는 존재가 늙음에서 벗어나며
병들어야 하는 존재가 병듦에서 벗어나고
죽어야 하는 존재가 죽음에서 벗어나며
슬픔, 비탄, 고통, 근심, 절망에 빠져야 하는 존재가
슬픔, 비탄, 고통, 근심, 절망에서 벗어난다.
아난다여,
이와 같이 좋은 친구, 좋은 동료, 좋은 도반을 사귀는 것은
청정한 삶의 전부와 같다고 알아야 한다.”(S3.18, 전재성님역)
2017—03-09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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