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스님이야기는 재미있다

담마다사 이병욱 2020. 9. 12. 10:50

스님이야기는 재미있다

 

 

스님이야기는 재미있다. 최근 유튜브와 밴드, 그리고 페이스북에서 스님이야기를 접한다. 예전에는 책이나 방송에서만 접했다. 불과 몇년전까지만 해도 카페나 블로그에서 보았다. 그러나 모바일 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스마트폰으로, 그것도 실시간으로 보게 되었다.

 

최근 밴드에서 혜송스님 수행기를 읽고 있다. 스님은 8월에 삿담마마마까라는 밴드를 만들었다. 거의 매일 새로운 글을 올리고 있다. 스님이 처음 미얀마에 갔었을 때인 1996년 위빠사나 수행에 대한 이야기이다. 마하시부터 시작하여 찬몌를 거쳐 최종적으로 땃땀마란띠에 이르기 까지의 이야기를 요일별로 싣고 있다. 이는 그때 당시 수행기를 작성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9 9일자 수행기를 보면 수행방법에 대해 요약해 놓은 것 (https://band.us/band/80933945/post/85 )이 있다. 옮겨 보면 다음과 같다.

 

 

“1)호흡(배부름. 꺼짐)관찰이 주관찰이다. 2)통증이 나오거든 호흡은 미련없이 내려놓고 통증을 처음부터 끝(사라질때) 까지 관찰해라. 3)끝나면 반드시 호흡으로 돌아가라. 4)싸띠하면 어떠한 명의의 어떠한 명약으로도 치료할수 없었던 병이 치료된다.”

 

 

수행기를 보면 마하시전통에서 늘 듣던 이야기이다. 교과서 같은 이야기이다. 마하시전통의 수행처라면 이런 말은 익숙하다. 주관찰대상은 배의 부품과 꺼짐인데, 통증이 오면 통증의 느낌으로 대상을 바꾸라는 것이다. 그래서 좌선중에 다리가 저리다든가 하는 통증이 오면 손님처럼 맞아야 한다고 했다.

 

통증만 잘 관찰해도 법을 볼 수 있다. 느낌에 대한 생멸을 보는 것이다. 느낌이 마치 물거품처럼 사라지는 생멸현상을 볼 수 있음을 말한다. 이렇게 느낌을 관찰하면 왠만한 병은 다 고칠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혜송스님은 통증을 관찰하여 위염 등 세 가지 지병을 고쳤다고 한다.

 

스님이야기 중에서도 가장 흥미 있는 것은 무어니무어니 해도 출가이야기일 것이다. 스님을 만나면 반드시 물어보고 싶은 말은 아마도 스님은 왜 출가하셨어요?”라는 말일 것이다. 세상사람들과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스님들은 호기심의 대상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어제는 유튜브에서 백양사 무공스님 출가이야기 (https://www.youtube.com/watch?v=zsoKQm__z30&t=33s )를 들었다. BTN에서 제작한 것이다. 프로 제목을 출가라고 했는데 이는 출가에 대해 관심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스님은 청소년시절 주변사람들의 죽음을 목격하고 출가했다. 사람이 태어나면 왜 죽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으로 출가한 것이다. 생사해결을 위한 출가라고 볼 수 있다.

 

여러 종류의 출가가 있다. 최악은 도피형출가와 생계형출가이다. 율장을 보면 출가해서는 안될사람과 구족계를 주어서는 안될 사람의 유형이 사례별로 제시되어 있다. 도피형출가와 생계형출가에 대한 것이다.

 

출가의 목적은 분명해야 한다. 출가의 목적이 불분명 했을 때 밥도둑이 되기 쉽다. 계행이 엉망인 자가 절에서 산다면 도둑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출가목적이 분명하다면 부처님 유산으로 밥을 먹을 것이다.

 

시주가 시물을 보시하면 승가의 것이 된다. 현전승가와 사방승가는 부처님의 유산과 같다. 출가하면 공짜로 의식주가 해결되는데 이는 부처님 은혜에 따른 것이다. 출가했음에도 사향사과와 열반을 이루지 못하면 빚진자로서 밥을 먹게 된다. 성자의 흐름에 들어야 유산으로 먹는 것이다. 아라한이 되면 복전으로 먹기 때문에 자기 것을 먹는다고 말한다.

 

요즘 유튜브에서 명진스님 이야기를 재미 있게 보고 있다. ‘스님은 사춘기라는 제목이다. 현재 27화로 해인사에서 원주소임 보았던 이야기 (https://www.youtube.com/watch?v=K9fi6f82Mfk )를 전하고 있다.

 

 

스님은 이야기를 참 잘한다. 이야기를 맛있게 한다라고 볼 수 있다. 한편을 보고 나면 다음편이 기다려진다. 새로운 것이 올라오면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를 할까?”라며 기대감을 갖고 보게 된다. 좋은 시간대에 보려고 아껴 두고 본다.

 

스님은 감옥간 이야기를 재미있게 했다. 천주교신부와 만나서 이야기를 나눈 것이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80년대 민주화운동 시기에 강력한 현실참여를 했는데 이로 인해 감옥에 가게 된 것이다.

 

스님은 감옥을 바랬다고 한다. 감옥에 있으나 선방에 있으나 마찬가지로 본 것이다. 그래서일까 어느 스님은 감옥을 국립선방이라고 표현했다.

 

스님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이는 체험에서 우러나온 이야기 때문일 것이다. 더구나 품격있고 기품있게 이야기해서 더 끌리는 것 같다. 이는 아마도 수행의 힘에 따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출가자라고 해서 세상을 떠나서 살 수 없다. 세상사람들을 떠나 심산유곡에서 신선처럼 산다면 도피형출가라고 볼 수 있다. 계행이 엉망인 자가 재물을 탐한다면 생계형출가라고 볼 수 있다.

 

진정한 출가자의 조건은 무엇일까? 그것은 생사문제를 안고 출가하는 것이다. 랏타빨라도 그랬다. 맛지마니까야 랏타빨라의 경’(M82)을 보면 장자의 아들 랏타빨라는 어느날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출가했다.

 

랏타빨라는 네 가지 출가이유를 말했다. 이 세계는 불안정하여 사라지고, 이 세계는 피난처가 없고, 세상에는 나의 것이 없어서 버려져야 하고, 이 세계는 불완전하고 불만족스럽고 갈애의 노예상태이기 때문에 출가한 것이다. 결국 무상한 것이다. 핵심은 생사문제로 귀결된다.

 

생사문제로 출가하면 부처님 유산으로 살게 될 가능성이 높다. 처음에는 빚진자로 살다가 생사문제를 해결하면 유산으로 산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생사문제를 해결하면 회향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상속에서 세상사람들과 함께 사는 것이다.

 

공부가 다 되었으면 세상밖으로 나와야 한다. 세상속에서 세상사람들과 함께 사는 것이다. 그러나 세상속에서 살지만 세상에 물들지 않아야 한다. 마치 흙탕물에 핀 연꽃이 물에 오염되지 않는 것과 같다. 자비의 마음으로 회향하는 것이다. 스님이야기는 언제 보아도 재미있다.

 

 

2020-09-12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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