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오늘 해야 할 일감이 있음에

담마다사 이병욱 2020. 10. 8. 21:02

오늘 해야 할 일감이 있음에

 

 

눈을 떴을 때 일이 있어서 안심이다. 오늘 해야 할 일감이 있음에 안도한 것이다. 오늘 네 모델 라우팅을 해야 한다. 모니터를 바라보며 수천, 수만번 클릭하는 것이다.

 

 

일이 없으면 방황하기 쉽다. 일감이 없으면 무얼 해야 할지 모른다. 방향을 읽어 버린 것과 같다. 이럴 때 마음을 잡아 주어야 한다. 글쓰기와 수행이다. 요즘은 운동을 한다. 기구를 사용하는 운동이 아니라 오로지 자신의 몸만을 사용하는 스쿼트이다.

 

무언가 하나라도 집중해야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 마음은 집중해야 할 대상이 없으면 눈에 보이는 것 등 모든 것이 대상이 된다. 요즘은 유튜브가 대상이다.

 

유튜브를 보고 있으면 선한 것보다 불선한 것이 더 많다. 특히 시사에 대한 것이다. 마치 전쟁하는 것 같다. 알고보면 아무것도 아니다. 자신의 삶과 관계된 것도 아닌 것에 흥분하는 것이다. 차라리 낮잠을 자는 것이 더 낫다.

 

늘 마음이 깨어 있어야 한다.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틈을 비집고 들어온다. 한번 격정에 휘말리면 후유증이 심각하다. 그런 줄 아는 것이 수행의 힘일 것이다. 단지 그렇네”, “그렇군”, “그렇구나하는 것이다. 이렇게 그렇네 타령을 하면 끄달리지 않는다. 그럼에도 저 무의식 밑바닥에서 스멀스멀 기어 나오는 불선법은 어찌할 수 없다.

 

오늘 하루 일이 있어서 좋은 날이다. 일감을 준 고객에게 감사를 드린다. 만약 이 고객사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마치 해고당한 것 같은 기분이 들 것이다. 아무 일 없이 하루 종일 앉아 있다면 감옥에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15년전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 그랬다.

 

일인사업도 사업이다. 사업자등록증을 내면 누구나 사업자가 된다. 요즘 매스컴에서는 소상공인이라고 한다. 듣기 좋은 말이다. 자영업을 일컫는 말이다.

 

홀로 사무실에 앉아 있었을 때 처움에는 좋았다. 작은 임대사무실에 마치 직장처럼 출퇴근한 것이다. 그러나 일이 없었다. 참으로 막막했다. 그렇게 한달이 가고 두달이 가고 반년 흘렀을 때 독방이 되었다. 감옥에 가 본적이 없지만 아마 독방은 이럴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오늘날 고객은 신과 같다. 고객은 부처님과도 같다. 수많은 실수를 했음에도 잊지 않고 찾아 주는 것은 한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챙겨 주어서 지금까지 있게 되었다. 담당이 수없이 바뀌었지만 그 사람이 건재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일감이 있는 것이다. 그 사람은 소중한 사람이다. 귀하고 귀한 귀인이다. 그 사람이 불보살이다. 오늘도 일이 있어서 행복하다.

 

 

2020-10-08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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