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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에 수행자로 사는 사람은

이번 생에 수행자로 사는 사람은  뒤로 벌러덩 누웠다. 세상에서 가장 편한 자세이다. 막 타이머가 삼십분을 알리는 알람소리가 나자 벌러덩한 것이다. 여러 사람이 있는 명상홀이라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오늘 재가우안거 64일째이다. 매일매일 좌선을 하고 있다. 안거기간이기 때문에 당연히 명상을 해야 한다. 그렇다고 좌선만 하는 것은 아니다. 마하시 전통에서는 행선을 좌선 못지 않게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일상에서 새김을 유지하는 것이다. 날씨가 극적으로 바뀌었다. 어저께까지만 해도 무더웠다. 에어컨을 틀지 않으면 살 수 없는 날씨였다. 그러나 오늘부터 급전직하가 되었다. 현재 9시 25분이다. 온도는 18도이다. 습도는 92프로이고 비가 내리고 있다. 이번 내린 비로 이제 완전히 가을..

수행기 2024.09.21

서쪽하늘을 벌겋게 달군 노을처럼

서쪽하늘을 벌겋게 달군 노을처럼  하루도 같은 날 없다. 오늘 컨디션은 대체로 나쁜 편이다. 날씨도 좋지 않다. 습도가 무려 90프로가 넘는다. 짜능나고 불쾌지수 높은 날이다. 오늘 행선과 좌선에 영향 줄 수 있다. 재가우안거 63일째이다. 백일이면 사람이 변한다고 한다. 백일기도하면 운명이 바뀐다고 한다. 재가자가 삼개월동안 안거를 하면 사람이 바뀌고 운명이 바뀔 수 있을까? “오늘도 걷는다마는”로 시작되는 유행가가 있다. 오늘도 행선을 하고 좌선을 해야 한다. 안거는 명상과 동의어가 되었다. 앉아 있어야 명상하는 것처럼 보이고 안거하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오늘 명상은 기대하지 않았다. 숙면을 취하지 못해서 컨디션은 좋지 않다. 날씨도 꾸물꾸물해서 기분이 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해야 할 일은 해야 한..

수행기 2024.09.20

현재 조건에 만족하는 삶

현재 조건에 만족하는 삶  명색은 끊임없이 일어난다. 이 말은 명색은 끊임없이 사라진다는 말과 같다. 명색이 멈추는 일은 없을까? 재가우안거 62일째이다.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구월 중순임에도 삼십도가 넘는다. 너무 더워서 견딜 수 없다. 에어컨이 없으면 살 수 없다. 앞으로도 계속 이런 해가 계속 될까? 아무리 날씨가 더워도 해야 할 일은 해야 한다. 백권당에서 행선과 좌선을 했다. 행선할 때 발바닥이 쩍쩍 달라 붙었다. 발을 뗄 때는 “쩍”하고 소리가 났다. 아직 중앙냉방장치가 가동되지 않은 이른 시간에 행선은 고역이 되었다. 행선에서 삼매가 생겨나기는 쉽지 않다. 오래 계속 하면 근접삼매와 같은 집중이 생겨날지 모른다. 그러나 행선과 좌선은 오전 아홉 시 이전에 끝내야 한다. 업체 담당자들..

수행기 2024.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