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개의 달, 만 개의 달이 있지만 사람마다 보는 눈이 다르다. 돼지의 눈에는 돼지만 보이고 부처의 눈에는 부처만 보인다고 말한다. 인식하는 것이 다른 것이다. 같은 하늘 아래 살고 있지만 서로 다르게 분별하기 때문에 전혀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지금 접하고 있는 세상은 나의 여섯 가지 감각영역에 따른 것이다. 눈이 있어서 세계를 보고 귀가 있어서 세계를 듣는 것이다. 이를 달리 말하면 눈이 있어서 세계가 열리고 귀가 있어서 세계가 열린다. 그러나 동시에 존재하지 않는다. 마음은 한순간에 두 개의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각의 경우 시각대상과 만나면 시각의식이 생겨난다. 그래서 “시각과 형상을 조건으로 시각의식이 생겨난다.”(M148) 라고 말한다. 새로운 세계가 생겨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