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성지순례기 237

희방사역인가 소백산역인가

희방사역인가 소백산역인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언제였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희방사에 간 것은 확실하다. 아마 2007년 이전에 순례법회 갔었을 것이다. 기록해 놓지 않으면 기억에 남지 않는다. 2007년 이후 사찰순례 가면 기록을 남겼다. 특히 주 전각의 부처님 상호를 사진에 담아 두었다. 그러나 경주 불국사에서 대웅전 부처님의 상호를 카메라로 촬영하다 법당보살에게 제지당하기도 했다. 희방사는 기억에 남지 않지만 희방폭포는 기억에 남는다. 물줄기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런 기억을 살려 희방사로 차를 몰았다. 희방사 가는 길은 S자 코스 길이다. 해발 700미터에 위치하다 보니 자동차 주행시험장 같은 코스의 길이 된 것이다. 그러나 새롭다. 예전에 와 보았지만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아 처음 와 보는 것 같다..

봉정사에서 탑돌이 했는데

봉정사에서 탑돌이 했는데 봉정사, 오래 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절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너무 멀리 있다. 아마도 심리적 거리감일 것이다. 지난 18년 동안 작은법회 모임에서 순례법회 다녔지만 이곳만은 피해간듯 하다. 봉정사가 세계유네스코에 등재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며칠 되지 않는다. 이런 것도 이번 순례를 결정하게 된 이유가 된다. 봉정사는 봉정사를 포함하여 7개 사찰이 201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봉정사 가는 길은 평화롭다. 소백산맥 아래에 있어서일까 북쪽 보다는 더 안전하게 느껴진다. 북풍의 무풍지대 같다. 택리지에서 보는 것처럼 전란을 피해서 숨어 살기에 적합한 곳처럼 보인다. 불교인들은 산에 가면 절로 향한다. 절에 가..

잿더미가 된 삼막사 요사체-종무소를 보고

잿더미가 된 삼막사 요사체-종무소를 보고 일요일 무엇을 해야 할까? 특별히 할 일 없으면 산행처럼 좋은 것이 없다. 산행하면 일주일 동안 못한 운동을 한꺼번에 할 수 있다.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고 했다. 걷기야말로 최상의 운동이다. 어디로 가야 할까? 멀리 갈 것 없다. 관악산에 가면 된다. 아파트 앞에서 관악대로만 건너면 관악산 둘레길로 연결된다. 국기봉으로 해서 연주암을 목표로 했으나 삼막사로 급선회했다. 삼막사가 불타 버렸다. 며칠전 에스엔에스에서 알았다. 요사체가 불타버린 것이다. 스님 한분도 사망했다고 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아파트 바로 앞에 삼막사로 가는 버스가 있다. 경인교대가 종점인 마을버스 6-2번을 타면 된다. 15분 걸린다. 경인교대 정문에서 삼막사까지는 3km가량 걸린다..

입춘대길과 부적을 받았는데

입춘대길과 부적을 받았는데 인간의 길흉화복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길과 흉, 화와 복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나의 의지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운에 맡길 수밖에 없다. 그래서 "굿럭(good luck)"이라 하는 지 모른다. 사람들은 행운이 함께 하기를 바란다. 이는 불운이 언제 닥칠지 모른다는 말과 같다. 미래는 알 수 없다. 과거 지은 업이 어떻게 작용할지 알 수 없다. 이럴땐 어떻게 해야할까? 새달력을 받았다. 성원정사에서 보낸 것이다. 신림동 고시촌에 있는 절이다. 송위지 선생이 원력으로 세운 절이다. 달력만 받은 것은 아니다. 봉투에는 입춘대길도 있었다. 한지에 쓴 것이다. 작년에 받은 것과 같은 글자체이다. 동일인이 썼을 것이다. 누가 쓴 것일까? 부적도 받았다. 노랑 바탕에 빨간 글..

불일암에 앉아서

불일암에 앉아서 내가 생각했던 것이 맞았다. 무소유는 지족이라고. 불일암 가는 길에 이정표 팻말이 말해 주었다. “행복은 결코 많고 큰 데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작은 것을 가지고도 고마워하고 만족할 줄 안다면 그는 행복한 사람이다.” 이 글은 법정스님의 '홀로 사는 즐거움'에 실린 글이다. 내가 생각했던 것과 정확히 맞아 떨어진 것이다. 왜 그런가? 법구경에서도 보았기 때문이다. 법구경에서 "어떠한 것이든 만족하는 것이 행복이다.”(Dhp.331)라고 했다. 이 말은 법정스님이 "작은 것을 가지고도 고마워하고 만족할 줄 안다면 그는 행복한 사람이다."라고 말한 것과 일치한다. 소욕지족의 삶을 말한다. 욕심을 줄이면 소유와 관계없이 행복해진다. 행복지수공식은 소유 나누기 욕심이기 때문이다. 분모인 욕심이 많..

선암사에서 차 한잔 안마시면 서운하겠네

선암사에서 차 한잔 안마시면 서운하겠네 “선암사 와서 뒷간 일 안봤다면 안온거나 다름없습니다." 문화재 해설사가 한 말이다. 관람을 마치고 하산길에 들었다. 올라 갈 때 들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다 내려와서 들은 것이다. 그렇다고 다시 올라가서 일을 볼 수 없다. 어쩔 수 없이 다음을 기약했다. 오늘 아침 선암사를 향해 차를 몰았다. 네비에는 313키로 4시간 5분이 찍혔다. 실제로 6시간 걸렸다. 막바지 단풍인파가 몰린 것 같다. 방역지침이 완화된 요인도 있을 것이다. 정안알밤휴게소 화장실에는 긴 줄이 형성되었다. 선암사는 올해 3월에 와 봤었다. 그때 주마간산격으로 둘러보았다. 다음에 오면 자세히 보리라고 마음먹었다. 오늘 인연이 되어서 마침내 다시 오게 되었다. 낙안민속자연휴양림 가는 길에 들른 것..

아산 마하위하라 까티나축제 현장에서

아산 마하위하라 까티나축제 현장에서 세상을 혼자서만 살 수 있을까? 자연인처럼 깊은 산중에서 고립되어서 살 수 있을까? 자연인이라도 완전한 자급자족은 가능하지 않다. 쌀은 사먹어야 한다. 어떻게 해서든 관계를 맺고 살지 않을 수 없다. 어제 11월 7일 마하위하라에 갔다. 까티나축제가 열리는 날이다. 스리랑카 불교공동체 최대 축제의 날이다. 흔히 가사공양의 날이라고도 한다. 이는 부처님의 탄생, 성도, 열반을 기리는 웨삭, 즉 붓다의 날과 함께 테라와다불교 최대 축제의 날이기도 하다. 네비를 보니 마하위하라가 있는 아산까지 68키로 50분 걸린다. 심리적으로 먼거리로 생각했으나 시간적으로는 얼마 걸리지 않는다. 일요일 아침시간 때문일 것이다. 또한 도로가 잘 발달되어 있는 이유도 있다. 안양에서 아산까지..

천장사 가을밤 달빛정진

천장사 가을밤 달빛정진 동쪽하늘이 열렸다. 태고적 신비를 간직한 불그스레한 기운이 있다. 조금 있으면 어제 사라진 태양이 떠오를 것이다. 산사의 새벽이다. 오늘은 오늘의 태양이 떠오른다. 어제의 태양은 어제 떠올랐다. 어제 저녁에 뜬 달은 지금도 떠 있다. 새벽예불이 끝난 산사 서쪽하늘에서 이제 지려 한다. 또 하루가 시작된다. 어제 오후 달빛이라는 말에 찾아왔다. 고월정에서 달빛다회를 상상했다. 그러나 달빛정진이 되었다. 이번 행사 본래 명칭은 ‘천장사 가을밤 달빛정진’이다. 가을밤과 달빛이라는 말이 낭만적이다. 그곳에 가면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곳에 가면 사람들이 있다. 천장사 일요법회 식구들이다. 그러나 모든 것이 무상하다. 네 명 빼고 새로운 사람들이다. 벨라거사님, 당진거사님, 길..

일몰같은 내 인생이여

일몰같은 내 인생이여 오늘 달빛다회 하는 날이다. 오후 2시 부리나케 차를 몰아 천장사에 왔다. 먼저 낙조를 구경해야 한다. 오후 4시 50분 공양식당에서 저녁공양을 했다. 서울에서, 대전에서, 인천에서, 남양주에서, 서산에서, 당진에서, 전국에서 사람들이 왔다. 천장사와 인연 있는 사람들이다. 모두 17명이다. 식사를 끝내고 또 부리나케 연암산에 올라 갔다. 목적지는 제비바위이다. 멀리서 보면 제비모양의 바위이다. 도착하니 해가 서쪽 하늘에 걸려 있다. 사람들은 넘어가는 해를 바라본다. 해는 금방 떨어지고 말 것이다. 그럼에도 막바지 정열을 불태우는 것 같다. 사람들은 지는 해를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일까? 천장사 주지스님 중현스님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한다. 이를 일몰법문이라 해야 할까? 해가..

두상없는 수리사 미륵불의 합체현상

두상없는 수리사 미륵불의 합체현상 머리 없는 불상을 종종 볼 수 있다. 박물관에서도 볼 수 있고 경주 남산에서도 볼 수 있다. 인도순례 갔었을 때도 보았고 실크로드 순례 갔었을 때도 보았다. 불상에 왜 머리가 없을까? 이교도들이 파괴한 것일 수도 있다. 외국의 불상에서 종종 볼 수 있다. 그럼 우리나라는 어떨까? 왜 두상이 잘렸는지 알 수 없다. 어떤 사연이 있었을 것이다. 수리사에도 머리없는 불상이 있다. 이번에 알았다. 미륵전에 있다. 수리사에 여러 번 다녔지만 미륵전이 생긴 것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 불과 2-3년만에 생긴 것 같다. 2021년 6월 5일 토요일 수리산에 갔다. 수리산에 가면 수리사에 가야 한다. 군포시에 있는 수리사는 군포의 유일한 전통사찰이나 다름없다. 가까이 있어서 10여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