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성지순례기 249

아산 마하위하라 까티나축제 현장에서

아산 마하위하라 까티나축제 현장에서 세상을 혼자서만 살 수 있을까? 자연인처럼 깊은 산중에서 고립되어서 살 수 있을까? 자연인이라도 완전한 자급자족은 가능하지 않다. 쌀은 사먹어야 한다. 어떻게 해서든 관계를 맺고 살지 않을 수 없다. 어제 11월 7일 마하위하라에 갔다. 까티나축제가 열리는 날이다. 스리랑카 불교공동체 최대 축제의 날이다. 흔히 가사공양의 날이라고도 한다. 이는 부처님의 탄생, 성도, 열반을 기리는 웨삭, 즉 붓다의 날과 함께 테라와다불교 최대 축제의 날이기도 하다. 네비를 보니 마하위하라가 있는 아산까지 68키로 50분 걸린다. 심리적으로 먼거리로 생각했으나 시간적으로는 얼마 걸리지 않는다. 일요일 아침시간 때문일 것이다. 또한 도로가 잘 발달되어 있는 이유도 있다. 안양에서 아산까지..

천장사 가을밤 달빛정진

천장사 가을밤 달빛정진 동쪽하늘이 열렸다. 태고적 신비를 간직한 불그스레한 기운이 있다. 조금 있으면 어제 사라진 태양이 떠오를 것이다. 산사의 새벽이다. 오늘은 오늘의 태양이 떠오른다. 어제의 태양은 어제 떠올랐다. 어제 저녁에 뜬 달은 지금도 떠 있다. 새벽예불이 끝난 산사 서쪽하늘에서 이제 지려 한다. 또 하루가 시작된다. 어제 오후 달빛이라는 말에 찾아왔다. 고월정에서 달빛다회를 상상했다. 그러나 달빛정진이 되었다. 이번 행사 본래 명칭은 ‘천장사 가을밤 달빛정진’이다. 가을밤과 달빛이라는 말이 낭만적이다. 그곳에 가면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곳에 가면 사람들이 있다. 천장사 일요법회 식구들이다. 그러나 모든 것이 무상하다. 네 명 빼고 새로운 사람들이다. 벨라거사님, 당진거사님, 길..

일몰같은 내 인생이여

일몰같은 내 인생이여 오늘 달빛다회 하는 날이다. 오후 2시 부리나케 차를 몰아 천장사에 왔다. 먼저 낙조를 구경해야 한다. 오후 4시 50분 공양식당에서 저녁공양을 했다. 서울에서, 대전에서, 인천에서, 남양주에서, 서산에서, 당진에서, 전국에서 사람들이 왔다. 천장사와 인연 있는 사람들이다. 모두 17명이다. 식사를 끝내고 또 부리나케 연암산에 올라 갔다. 목적지는 제비바위이다. 멀리서 보면 제비모양의 바위이다. 도착하니 해가 서쪽 하늘에 걸려 있다. 사람들은 넘어가는 해를 바라본다. 해는 금방 떨어지고 말 것이다. 그럼에도 막바지 정열을 불태우는 것 같다. 사람들은 지는 해를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일까? 천장사 주지스님 중현스님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한다. 이를 일몰법문이라 해야 할까? 해가..

두상없는 수리사 미륵불의 합체현상

두상없는 수리사 미륵불의 합체현상 머리 없는 불상을 종종 볼 수 있다. 박물관에서도 볼 수 있고 경주 남산에서도 볼 수 있다. 인도순례 갔었을 때도 보았고 실크로드 순례 갔었을 때도 보았다. 불상에 왜 머리가 없을까? 이교도들이 파괴한 것일 수도 있다. 외국의 불상에서 종종 볼 수 있다. 그럼 우리나라는 어떨까? 왜 두상이 잘렸는지 알 수 없다. 어떤 사연이 있었을 것이다. 수리사에도 머리없는 불상이 있다. 이번에 알았다. 미륵전에 있다. 수리사에 여러 번 다녔지만 미륵전이 생긴 것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 불과 2-3년만에 생긴 것 같다. 2021년 6월 5일 토요일 수리산에 갔다. 수리산에 가면 수리사에 가야 한다. 군포시에 있는 수리사는 군포의 유일한 전통사찰이나 다름없다. 가까이 있어서 10여년 전..

백운사에 등 하나 달고

백운사에 등 하나 달고 약속은 지켜야 한다. 점심 약속도 약속이다. 하물며 인터넷에서 약속한 것은 그 이상이다. 언젠가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백운사에 찾아 가겠다고 글을 썼다. 두세달 된것 같다. 약속 지킬 때가 된 것 같다. 본래 부처님오신날 이전에 찾아보기로 했으나 사흘이 지난 오늘 찾아보기로 했다. 오늘은 본래 광주 가는 날이다. 김동수 열사 추모제에 참석해야 하나 코로나로 인하여 전세버스가 취소되고 행사도 축소됐다고 통보받았다. 내년을 기약했다. 그 대신 산행을 하기로 했다. 늘 가는 관악산 계곡이다. 오늘은 가는 길에 꼭 백운사에 들르기로 했다. 안양시 비산동에 있는 백운사는 나의 최초의 절이다. 왜 최초인가? 최초로 자발적으로 간 절이기 때문이다. 그 때가 언제였던가? 잘 기억 나지 않지만 아마..

한국불교 불기(佛記)모순 이대로 괜찮은가?

한국불교 불기(佛記)모순 이대로 괜찮은가? 몇 년 전서부터 부처님 탄생일을 두 번 치루고 있다. 마치 구정과 신정을 모두 쇠듯이, 음력 사월초파일에 부처님오신날과 음력 사월보름날에 붓다데이를 치루고 있는 것이다. 전자는 대승불교 부처님 탄생일이고, 후자는 테라와다불교 부처님 탄생일이다. 일종의 이중과세이다. 부처님은 오신 것이 아니라 출현하신 것 오늘은 대승불교 부처님 탄생일이다. 음력으로 사월초파일이다. 해마다 오월에 치루어진다. 연중 가장 아름다운 계절이다. 신록에 꽃들은 만발하는 최고의 계절에 부처님이 오신 것이다. 부처님을 오셨다고 말한다. 왜 오셨다고 했을까? 아마 그것은 선택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부처님이 오시고자 해서 오신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초기경전에서도 볼 수 있다. 맛지마니까야..

감악산 출렁다리와 범륜사 묵밥

감악산 출렁다리와 범륜사 묵밥 내 이런 날일 줄 알았다. 어제 잔뜩 흐리고 비 오는 것을 보고서 오늘 쾌청할 줄 알았다. 이를 ‘비 온 다음날의 개임의 법칙’이라 해야 할까? 차를 북쪽으로 몰았다. 빛나는 오월오일 아침 일찍 파주 감악산 출렁다리를 향해 차를 몰았다. 서쪽으로는 수도권외곽순환고속도로로, 북쪽으로는 문산고속도로 달렸다. 북으로 북으로. 오전 여덟시, 차는 막히지 않았다. 제한 최고속도로 달렸다. 북으로 갈수록 접경지대가 가까워져 온다. 얼마나 달렸을까 파주 험준한 산악지대에 들어섰다. 곳곳에 전적비가 있다. 이곳이 한국전쟁 당시 치열한 전투현장임을 알게 해 준다. 그러나 세월은 무심하다. 지자체에서는 요즘 유행하는 출렁다리를 만들어 놓고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다. 연두빛 세상이다. 이제 앙상..

도심속의 위빠사나 수행처, 백련선원 개원법회에 참석하고

도심속의 위빠사나 수행처, 백련선원 개원법회에 참석하고 백련선원이 오픈 했다. 직지사 백련암 백련선원을 말한다. 서울에 있는 선원으로 혜송스님 토굴이자 동시에 수행도량이다. 빌딩에는 “도심속의 위빠사나 수행처 백련선원”이라는 커다란 플레카드가 붙어 있다. 스님은 산중에서 도심으로 나온 것이다. 그것도 천만 서울시민이 사는 곳이다. 경기도까지 합하면 이천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는 곳이다. 백련선원은 수유사거리 부근에 있다. 화계사 가는 길 광남빌딩 5층에 있다. 5층 선원에서 창 밖을 보니 삼각산이 보인다. 웅장한 바위산은 언제 보아도 장쾌하고 장엄하다. 자연의 경이를 느낀다. 보는 것만으로 힐링이 되는 것 같다. 개원법회는 2021년 5월 2일 10시에 시작되었다. 한시간 일찍 도착했다. 명찰 만드는 작..

천장사가 고향집 같은 것은

천장사가 고향집 같은 것은 한사람을 만나러 간다. 이른 아침 천장사로 차를 몰았다. 한사람의 인생을 만나러 가는 길이다. 세상에 잘나고 똑똑한 사람은 많다. 오욕락을 누리며 안락한 삶을 산 사람들에게는 감동이 없다. 그러나 굴곡진 삶을 산 사람들에게는 감동스토리가 있다 어제 오전 수월거사님으로부터 문자를 받았다. 그리고 통화를 했다. 지금은 얼굴도 기억나지 않은 천장사 법우님이다. 사모님과 함께 천장사에 다녔는데 어느 해인가 함께 1박2일 순례 갔었다. 천장사 식구들이 허정스님과 함께 남쪽 지방으로 사찰순례 갔던 것이다. 그때 수월거사 부부팀에 속해서 카풀한 바 있다. 이야기를 들어 보니 험난한 삶을 살았다. 빚을 갚느라 십년 가까운 세월을 보냈다고 한다. 매월 이자만 삼백만원 나가는 고통스러운 세월을 ..

그 절 앞을 지나노라면

그 절 앞을 지나노라면 설날 오후에 집을 나섰다. 목적지는 내비산 산림욕장 입구이다. 수도군단 사령부가 바로 옆에 있는 곳이다. 내비산 산림욕장으로 가기 위해서는 작은 산을 하나 넘어야 한다. 관악대로 건너편에 있는 반야선원에서 부터 등산로가 시작된다. 고층아파트 숲으로 변해버린 관악대로이다. 이제는 주변 사람들이 즐겨찾는 산책코스가 되었다. 이 길은 사시사철 즐겨 찾는 길이다. 집에서 불과 10분도 되지않아 숲속길을 걷는다. 불과 5분도 되지 않아 전혀 다른 세계에 들어온 것 같다. 이런 면으로 본다면 자연은 치유능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햇살이 따스하다. 기온도 11도가량으로 포근한 편이다. 많이 껴 입어서일 것이다. 무엇보다 바람이 불지 않는다. 산행하기에 딱 좋은 날씨이다. 이 길을 수없이 걸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