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기 424

잘 하겠다는 마음을 내려 놓아야

잘 하겠다는 마음을 내려 놓아야 어떻게 해야 좌선을 잘 할 수 있을까? 이는 집중에 달려 있다. 앉아 있어도 집중이 되지 않으면 5분 앉아 있기도 괴롭다. 그러나 집중이 이루어져서 계속 그 페이스대로 나아가면 한시간이 아니라 그 이상도 가능하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앉기에 도전했다. 오전에도 앉아 보았지만 집중이 되지 않았다. 집중이 잘 되는 시간이 있는 것일까?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다. 몸의 상태에 따라 집중이 잘 될 수도 있고 안될 수도 있다. 이른 오후에 앉아 있어 보았다. 역시 집중이 되지 않았다. 집중이 이루어지지 않으니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귀가하기 전에 한번 더 앉아 있어 보기로 했다. 먼저 사무실 불을 껐다. 창이 북동향이라서 형광등을 끄면 굴속 같다. 오후 5시 반에 자리에 앉았다...

수행기 2022.11.29

억지로 삼십분 앉아 있기

억지로 삼십분 앉아 있기 비 온다고 전쟁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바람 분다고 전쟁을 쉬지 않는다. 죽고 죽이는 전쟁터에서는 헛점을 노려 기습을 한다. 최악의 날씨에서도 전쟁은 한다. “장자의 아들이여, 이와 같이 여섯 가지 게으름에 빠지는 것의 위험이 있습니다. 너무 춥다고 일을 하지 않고, 너무 덥다고 일을 하지 않고, 너무 이르다고 일을 하지 않고, 너무 늦다고 일을 하지 않고, 너무 배고프다고 일을 하지 않고, 너무 배부르다고 일을 하지 않습니다. 장자의 아들이여, 이와 같이 여섯 가지 게으름이 있습니다.”(D31) 디가니까야 31번경을 보면 여섯 가지 게으름이 있다. 게으른 자는 너무 추워도 일을 하지 않는 등 여섯 가지 일을 하지 않는 조건이 있다. 이런 조건 저런 조건 감안하다 보면 일할 수 ..

수행기 2022.11.28

암자와 같은 사무실에서

암자와 같은 사무실에서 나의 사무실은 암자와 같다. 아무도 찾는 이 없는 암자와 같은 것이다. 요즘 한가하다. 일감은 뚝 떨어진지 오래 되었다. 그러나 걱정하지 않는다. 언제 폭풍처럼 몰려 올지 모른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나 자신과 약속한 것이 있다. 하루에 최소한 30분은 앉아 있어야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30분 앉아 있기도 쉽지 않다. 마음이 감각대상에 가 있으면 앉아 있을 마음이 없다. 무언가 재미를 추구하다 보면 행선과 좌선은 먼 나라 이야기가 되어 버린다. 이른 아침 일찍 일터에 나와 앉아 있다. 매일 해야 하는 것이 있다. 경전과 책을 읽는 것이다. 읽어야 할 경전도 많고 읽어야 할 책도 많다. 언제 이 많은 경전과 책을 다 읽어야 할까?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라고 했다. 한발 한발..

수행기 2022.11.24

어제 보다 나은 오늘이 되고자

어제 보다 나은 오늘이 되고자 눈 뜨니 아침이다. 오늘도 살아 있음을 확인한다. 언제까지 계속될까? 시작이 있으니 끝도 있을 것이다. "오늘 잠 들면 내일이 올지 내생이 시작될지 알 수 없다." 유명한 말이다. 사람의 수명은 주어지지 않아 알 수 없다. 수명이 보장된 천상과는 다르다. 천상의 존재는 복과 수명이 보장되어 있다. 수명에 따라 천상의 등위가 설정되어 있다. 가장 낮은 천상은 인간의 백년이 하루에 해당된다. 불교적 세계관이 있다. 크게 욕계, 색계, 무색계이다. 나는 욕계에 살고 있다. 욕계에 살고 있어서 욕망으로 살아 간다. 오욕락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유가 된다. 나는 오취온의 존재이다. 오온에 집착된 존재로 태어났다. 내가 괴로운 존재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된다. 태어나 보니 괴로운 ..

수행기 2022.11.18

내가 수행을 못하는 것은

내가 수행을 못하는 것은 명상을 왜 하는가? 청정도론 23장에서는 "그것은 지금 여기에서의 행복한 삶을 위한 것이다."(Vism.23.8)라고 했다. 현법락주의 삶을 말한다. 어쩌면 지극히 당연한 말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다. 법구경에서는 "열반이 최상의 행복이다.(nibbānaṃ paramaṃ sukhaṃ)”(Dhp.204)이라고 했다. 열반은 지각할 수도 느낄 수도 없다. 그럼에도 왜 열반에 대하여 최상의 행복이라 했을까? 열반을 제외한 다른 것은 지각할 수도 있고 느낄 수도 있다. 역설적으로 지각할 수도 없고 느낄 수도 없기 때문에 최상의 행복이다. 왜 그런가? 적멸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열반이야말로 최상의 행복, 궁극적 행복이라고 했을 것이다. 불교를 믿는 목적은 무엇인가? 열반으로 ..

수행기 2022.11.18

실험해서 동일한 결과를 냈다면

실험해서 동일한 결과를 냈다면 어제 보다 나은 삶을 원한다. 정신적으로 발전하는 삶이다. 삶에는 결실이 있어야 한다. 눈에 보이는 것을 말한다. 글쓰기도 삶의 결실에 해당된다. 그러나 글쓰기 보다 더 수승한 결실이 있다. 그것은 수행이다. 오늘 30분 앉아 있었다. 수행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본다면 코웃음 칠 것이다. 그러나 어제 보다 나은 삶을 지향하는 사람에게 있어서는 1보 전진 한 것이다. 어제는 20분 앉아 있었는데 오늘 30분 앉아 있어서 10분 늘어난 것이다. 재가의 삶을 살며 수행하기가 쉽지 앉다. 방석에 앉아 있기가 쉽지 않음을 말한다. 마음은 늘 들떠 있고 마음은 늘 감각대상에 가 있다. 선원에 들어가서 집중수행을 하지 않는 한 다섯 가지 감각적 욕망에 대한 유혹을 피하기 힘들..

수행기 2022.11.17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고자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고자 지금 시각 오후 4시 45분, 방금 좌선을 끝냈다. 오래 하지 않았다. 30분이내로 끝냈다. 빨리 느낌을 쓰기 위한 것이다. 그것은 어쩌면 나만의 수행방법인지 모른다. 분명한 사실은 이렇게 해서 효과를 봤다는 것이다. 그동안 새벽에 주로 수행에 관한 글을 썼다. 새벽 세 시대에 잠을 깨면 할 일이 없다. 다시 잠을 청하면 꿈속을 헤메다 보낼 것이다. 그럴 때는 일단 일어난다. 일어나서 경행을 하는 것이다. 새벽에 깨면 정신은 맑다. 잠을 자고 나면 흙탕물이 가라앉듯 몸과 마음이 정화되기 때문이다. 이런 상태에서 경행이나 좌선을 하면 거저먹고 들어가기가 될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쉽게 되지 않는 것 같다. 집중이 잘 되지 않기 때문이다. 새벽에 일어나 경행을 하면 잘 서지지도 않고..

수행기 2022.11.15

우울할 때 차 한잔과 명상

우울할 때 차 한잔과 명상 이 우울이 어디서 왔을까? 어제부터 우울이 심하게 왔다. 두 가지를 의심해 본다. 하나는 못 볼 것을 본 것이다. 어제 페이스북에서 어떤 친구가 1029참사 사진을 올려 놓은 것이다. 병원 복도에 널려져 있는 흰 마대자루가 가슴을 아프게 했다. 사람이 얼마나 많이 죽었으면 사체 치울 공간도 없었을까? 이런 상황임에도 영정도 없이 추모한다고 국민애도 기간을 정하고 이름도 모르는 분향소에서 꽃들을 바라보면서 연일 분향쑈를 하는 듯이 보이는 정의롭지 않은 리더에 대하여 분노가 치밀었다. 우울의 또 하나 원인은 아마도 문자 메시지인 것 같다. 은근하게 비난하는 메세지를 받았을 때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그 사람은 이전에도 그랬다. 이번이 세 번째이다. 이런 성향을 알고 있기에 그 사람..

수행기 2022.11.11

대장경처럼 보관 되는 글을 쓰고자

대장경처럼 보관 되는 글을 쓰고자 또 하루가 시작됐다. 지금 시각은 4시 39분, 글쓰기 딱 좋은 시간이다. 에스엔에스를 열어 보지 않아야 한다. 자극 받을 수 있다. 대상이 있으면 마음은 일어나가 마련이다. 글쓰기에 앞서 경행과 암송과 행선을 했다. 자리에 누워 있으면 생각의 지배를 받는다. 생각을 물리치는데 있어서 몸관찰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없는 것 같다. 경행을 하다 보면 발의 움직임에 집중하게 되는데 바로 이것이 몸관찰하는 것이다. 경행으로 몸관찰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불쑥불쑥 생각이 치고 들어오기 때문이다. 어제 불쾌했던 생각의 찌꺼기도 떠오른다. 생각이 생각의 꼬리를 문다. 이럴 때는 암송해야 한다. 경을 암송하면 잡념은 약화된다. 암송하다보면 잡념은 제압된다. 왜 그런가? 마음은 하나..

수행기 2022.11.08

오늘 해야 할 일에 열중해야지

오늘 해야 할 일에 열중해야지 누구나 인간은 시간 앞에 평등하다. 부자나 가난한 자나, 귀한 자나 천한 자나 주어진 시간은 같다. 잠 잘 때는 잠 자야 하고, 밥 먹을 때는 밥 먹어야 한다. 현명한 자나 어리석은 자나, 지위가 높은 자나 낮은 자나 시간 앞에 동등하다. 일이 있건 없건 간에 주어진 시간은 같다. 이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어렸을때는 시간이 잘 안갔다. 시간이 안가서 심심했다. 앞으로 남은 인생을 살 자신이 없었다. 인생을 살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았다고 생각했다. 내가 왜 여기에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존재하니까 사는 식이었다. 인생의 의미도 몰랐고 목적도 없었다. 해가 뜨면 살다가 배고프면 먹고 해가 지면 자는 나날의 연속이었다. 감각적 욕망의 세월을 산 것이다. 임플란트가 ..

수행기 2022.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