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한국의 새로운 카스트제도, 공무원 연금 귀족

담마다사 이병욱 2013. 2. 18. 12:20

 

한국의 새로운 카스트제도, 공무원 연금 귀족

 

 

 

밥먹는 것이 가장 큰 행사인 사람들

 

사무실이 있는 빌딩에 일단의 노인들이 있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다 보면 머리가 허옇게 새고 풍채가 좋은 너댓명의 노인들을 볼 수 있다. 항상 넥타이에 정장차림으로 잘 차려 입은 노인들을 또 마주 치는 곳은 식당에서이다. 그것도 7,000원 이상 하는 괜찮은 식당에서이다.

 

언젠가 사무실 부근의 설렁탕집에 간 적이 있다. 일이 있을 경우 잘 먹어야 하기 때문에 설렁탕을 먹은 힘으로 일을 하기 위하여 종종 들른다. 그때 일단의 노인 무리들이 방에서 왁자지껄 하며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점심때이지만 반주를 곁들여 과거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밥을 먹으면서 들어 보니 과거에 모두 한가락씩 하였던 사람들 같다. 전두환, 노태우 시절에 대한 이야기들인데 아마도 군 고위직에 있었던 사람들 같다.

 

이들 노인들이 어떤 일을 하는 지 알 수 없다. 다만 엘리베이터나 식당, 또는 거리에서 마주쳤을 때 보면 특별히 하는 일이 없는 것 같다. 아마도 밥먹는 것이 가장 큰 행사처럼 보였다. 그래서 주변 식당을 순례 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그것도 사오천원 짜리 하는 허름한 식당이 아니라 최소한 7,000원 이상 하는 괜찮은 식당으로서 부근의 설렁탕집이나 삼계탕 집 등 잘 한다는 집을 순례하는 것이다.

 

이렇게 점심 한 끼 하는 것이 가장 큰 일과처럼 보이는데, 퇴근 하는 것을 보면 5시 이전에 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마치 은퇴하기 전 직장에 다녔던 것처럼 출근과 퇴근 하는 모습이다. 이런 노인들의 무리를 보니 아마도 공무원연금으로 노후를 사는 사람들처럼 보인다.

 

공무원연금 평균수령액이 273만원

 

대통령선거가 끝난 후 박근혜정부의 인수위원회에서 노령연금에 대하여 고심이 많은 것 같다. 현재 20만원씩 지급 되는 기초노령연금을 40만원씩 올리겠다고 공약하였으나 인수위원회에서는 재원마련등의 이유를 들어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고 한다. 될 수 있으면 적게 주거나 안주는 방법을 찾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항상 만만하게 보이는 국민연금과 연계하여 차등 지급하는 등의 검토를 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공무원연금에 대한 개혁 이야기는 일체 들을 수 없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잘 모르는 것 중의 하나가 연금제도이다. 특히 공무원연금에 대해서이다. 이는 말해주는 사람도 없고 정보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공무원연금 제도를 보고 깜짝 놀랐다. 국민들이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더 많이 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이털남(이슈 털어주는 남자, 268회-'조삼모사 노령연금')에 따르면 공무원연금 혜택을 받는 자들의 평균수령액이 273만원이라 한다. 매달 늙어 죽을 때까지 지급 되는 액수이다.

 

더욱 더 놀라운 사실은 이런 연금이 마치 유산처럼 상속된다는 것이다. 본인이 사망하면 유족연금이라는 이름으로 상속되는데, 연금액의 60%가 지급 되는 것이다. 원래는 70%이었는데 지난 2007년 국민연금 개혁당시 낮추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유족이 받는 유족연금이 60%라면 월 평균수령액 273만원에 대한 60% 163만원이다. 본인은 죽어도 유족이 타먹을 수 있기 때문에 유산이나 다름 없다.

 

공무원들의 완벽한 노후대책

 

공무원들은 현직에 있을 때는 신분보장이라는 제도를 만들어 정년까지 일을 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퇴직 후에는 완벽한 노후대책까지 마련해 놓았다. 늙어 죽을 때 까지 타 먹을 수 있는 공무원 연금제도이다. 더 나아가 유족연금이라는 형태로 유산개념으로도 만들어 놓았다. 이 모두가 법과 제도를 만든 공무원들에 의해서이고, 또 법과 제도를 집행하는 공무원들에 의해서이다.

 

공무원은 투잡(two job)’을 가질 수 없기 때문에 공무원 연금은 보상개념이고, 국민들이 들고 있는 국민연금은 보험개념이라 한다. 이런 보상개념에 따른 공무원 연금은 국민연금에 비하여 2.5배가 더 받는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이를 겨냥한 공무원 비리도 종종 일어난다.

 

국가유공자를 심사하는 보훈처에서 자신들을 스스로 국가유공자로 만들어 버리는 사건도 발생하였다. 유독 국가유공자가 많은 보훈처 직원들을 감사한 결과 가짜 유공자가 밝혀 진것이다. 이렇게 법과 제도를 집행하는 공무원들이 자신들의 신분을 이용하여 노후대책을 새우고 있는 것이다.

 

국가가 망하지 않는 한

 

공무원들이 퇴직 후에 수령하는 공무원 연금 평균수령액 273만을 받는 사람들은 노후가 보장 되어 있다. 1997 IMF와 같은 환란이 일어나도 수령할 수 있다. 어서 국가가 망하지 않는 한 어떤 상황에서도 수령할 수 있다. 그런데 273만원이라는 금액은 매우 큰 돈이라는 것이다.

 

575만명에 달하는 비정규직의 평균임금 123만원이라 한다. 신분보장이 되어 있지 않고 있기 때문에 사대보험 혜택도 없는 계층이다. 몸이 아파도 병원에 갈 수 없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도 없다. 123만원으로 생계를 꾸려나가고 아이들 교육까지 시키는 것이 현실이다.

 

900여만명으로 추산되는 정규직 임금근로자들의 평균 급여액은 260여만원이라 한다. 그러나 언제 해고 당할지 모르기 때문에 신분보장이 안된다. 따라서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울 수 없다.

 

그러나 말단 9급 공무원이 30년간 근무하면  연금으로 월평균 194만원을 수령할 수 있다고 한다. 또 군인으로 20여년간 근무 하면 공무원연금으로 200만원 이상씩 수령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공무원들이야말로 완벽한 사회보장제도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가가 망하지 않는 한 완벽한 복지 혜택을 누리고 있는 집단이 공무원 사회이다.

 

이익집단화된 공무원

 

그런데 이와 같은 공무원연금에 대한 혜택은 우리나라 뿐만이 아니라 전세계적인 현상이라 한다. 법을 만들고 집행하는 공무원들이 자신들의 신분을 보장하고 노후대책까지 마련해 놓은 것은 전세계적으로 공통적인 현상이라는 것이다. 독일, 영국, 스웨덴 등 복지국가를 제외하고 전세계적으로 볼 수 있는 공통적인 현상인데, 특히 남유럽 국가에서 도가 지나친 것 같다. 최근 그리스와 스페인 등지에서 보는 재정위기가 바로 그것이다.

 

그리스에서 재정위기가 발생한 원인은 무엇일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 중에 주요한 이유중의 하나가 공무원들에 대한 과도한 복지혜택이라 한다. 그 과도한 복지가 바로 공무원들에 의해서 저질러진 것이라 한다. 나라의 경제가 가 어떻게 되든지간에 공무원들 만큼은 완벽한 복지시스템을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개혁을 하려 하자 공무원들이 반발한 것이라 한다.

 

법을 만들고 집행하는 자들에 의하여 만들어진 과도한 복지시스템은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전세계적으로 새로운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이를 개혁하고자 하나 강력한 반발에 부딪치는 것은 공무원들이 ‘이익집단화’ 되어 있기 때문이라 한다. 자신들이 법을 만들어 놓고 자신들이 법을 집행하면서 무덤에서부터 요람까지 완벽한 복지시스템을 건드르면 안된다는 논리이다. 그래서 그리스와 같은 나라에서 경찰들의 파업이 일어난 요인이 될 것이다. 그런데 공무원연금개혁을 성공적으로 끝낸 나라도 있다. 바로 브라질이다.

 

룰라의 공무원 연금개혁

 

EBS를 주로 본다. 다큐멘타리 프로가 있기 때문이다. HD화면으로 제공되는 다큐멘타리 프로는 볼만하다. 그래서 EBS에 채널을 고정하고 있다시피 하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자막과 화면으로만 제공되는 프로를 보았다. 브라질 룰라 (Luiz Inácio Lula da Silva)대통령에 대한 것이었다. 이 자막 프로에서 가장 인상 깊에 본 것이 룰라의 공무원 연금개혁에 대한 것이었다.

 

 

 

 

령(Luiz Inácio Lula da Silva, 1945~)

 

 

 

룰라가 브라질 대통령에 당선된 때가  2002년이다. 노무현 대통령과 비슷한 시기이다. 비슷한 성향의 대통이 당선 되었지만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 개혁이 실패한 것으로 되어 있고, 반면에 룰라는 개혁이 성공한 것으로 되어 있다. 룰라는 어떻게 하여 개혁을 성공으로 이끌었을까?

 

자막 프로에 따르면 룰라가 대통령이 되고 나서 가장 먼저 한 일이 공무원연금개혁이라 한다. 개혁 1순위로 공무원연금개혁을 추진 한 것은  기득권에 편중된 과도한 복지예산을 줄이자는 것이다. 공무원연금개혁을 하지 않고는 그 어떤 개혁도 성공할 수 없음을 알았기 때문에 취임하자 마자 밀어 붙인 것이다.

 

볼사 파밀리아(Bolsa Familia)

 

이 과정에서 공무원을 비롯한 기득권의 저항이 매우 거셌다고 한다. 심지어 룰라를 지지하였던 지식인과 중산층 마저 격렬한 데모에 참가할 정도 이었다고 한다. 이에 대한 기사를 보니 다음과 같다.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일명 룰라)브라질 대통령이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밀어붙여온 공무원연금 개혁안이 하원을 통과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브라질 의회가 6일(현지 시간) 새벽 룰라의 연금 개혁안을 찬성 3백58명 대 반대 1백26명으로 승인했다고 7일 보도했다. 이 같은 찬성표는 법안 통과에 필요한 정족수보다 50명이나 많은 것이다. 이번 연금개혁안은 연금 개혁 관련 보조법안이 하원을 통과한 뒤 다시 함께 상원의 동의를 얻어야 최종적인 효력을 갖는다.

이에 앞서 노동자당(PT)을 중심으로 한 집권 연정 지도부는 5일 밤 연간 2백40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해온 공무원 연금제도를 대폭 개혁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키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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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금개혁안의 핵심은 퇴직 공무원이 받는 연금액을 대폭 줄이는 것이다. 사회보험에 가입한 일반 노동자들의 경우 65세까지 쉬지 않고 일해 퇴직하면 월 1백25달러 정도만 받는 반면 판사 등 브라질 연방공무원들은 48세까지만 근무하면 매월 3천달러의 연금 혜택을 누려왔다. 이처럼 공무원에 관대한 연금제도가 만성적 재정적자를 불러왔고, 이에 대해 사회적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한편 브라질 공무원 5만명은 6일 연방 하원에서 공무원연금 개혁법이 통과된 데 항의해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공무원들은 '반역자, 룰라 대통령은 물러가라''정부는 자본주의 앞에 무릎을 꿇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가두행진을 벌이며 연금 개혁에 거세게 반발했다.

 

(브라질 공무원 연금 대폭 삭감 하원 통과, 중앙일보 2003-08-08)

 

 

중앙일보 2003년도 기사에 따르면 공무원을 비롯한 기득권층의 반발을 읽을 수 있다. 이렇게 룰라가 취임초에 밀어 붙여 개혁법안을 통과시켰다. 그 다음에 룰라가 한일은 무엇일까.

 

룰라는 공무원 연금으로 지급되어야 할 돈을 수 백만가구의 빈민에게 무상으로 나누어 주었다. 나라 안팍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2003년에 350만 가구에게 지급하였고, 2006년에는 무려 1110만 가구에게 지급 하였다고 한다. 브라질 인구의 1/4이 생활보조금을 받게 되었는데, 반드시 아이들을 학교에 보낸다는 조건이라 한다. 그 결과 소비가 촉진 되어 브라질 경제는 활황을 맞게 된다. 이와 같은 정책을 볼사 파밀리아(Bolsa Familia)’라 한다. 브라질판 사회정책이다.

 

 

 

 

브라질룰라

출처:유튜브

 

 

 

그래서 룰라 집권 8년간 브라질은 빈민 2천만이 중산층으로 도약하였고, 빈부격차가 줄어 들어 중산층이 늘어났고, 이들 중산의 소비로 이어져 기업이 활기를 띠고 경제가 되살아 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룰라 집권 8넌동안 브라질은 국가부채를 모두 해결하고 세계 8위의 경제대국으로 도약하였다고 한다. 이 모두가 취임초에 밀어 붙인 공무원연금개혁에서 비롯된다.

 

한국의 새로운 카스트제도

 

오늘도 노인들은 하루 중의 가장 큰 행사를 치루기 위하여 무리를 지어 괜찮은 식당으로 갈 것이다. 이들이 내는 돈으로 유지하는 식당들은 중요한 고객일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낙수효과(落水效果)’는 극히 제한적이라는 사실이다. 일부 식당에 한하고, 더구나 연금수혜자들이 해외여행을 간다면 낙수효과도 기대하기 힘들다.

 

이와 같이 연금수혜자들이 찔끔찔끔 뿌리는 낙수효과로 인하여 일반국민들은 이들을 떠 받들고 사는 사회가 되었다. 이런 현상에 대하여 조선일보 송희영 주간은 직장이 신분 서열 되는 사회라는 기고문에서 한국사회에 새로운 카스트제도가 형성되었다고 말하였다. 직장에 따라 신분등급이 매겨 지는 사회를 말한다. 그래서 최상층에 공무원이라는 새로운 신분제도가 생겨났다고 한다.

 

이와 같은 새로운 카스트에 대하여 국민들은 아직 까지 아는 사람이 드믈고,. 설령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남북이 분단된 상황에서 누구하나 이의를 제기 하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라 한다. 그 결과 비정규직은 자꾸 늘어가고 경제상황이 악화 된다면 그리스와 같은 재정위기를 겪지 말라는 보장이 없을 것이다.

 

더 늦기 전에

 

과도한 복지가 결국 공무원에 대한 과도한 복지를 아는 순간 국민들은 반발할 것이다. 이런 위험을 감지해서일까 대표적 보수신문이라 불리우는 조선일보 논설주간은 다음과 같은 우려의 글을 써 놓았다.

 

 

더 늦기 전에 공무원-정규직에게 주어졌던 각종 신분 보장성 혜택을 줄여 비정규직에게 4대 보험을 보장해주는 식으로 계층 간 분배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머지않아 "언제까지 현대판 노예로 살아야 하느냐"고 분노할 하류계층이 600만명을 넘어 700만, 800만으로 늘어날 것이다.

 

([송희영칼럼] 직장이 신분 서열 되는 사회, 송영희 조선일보 논설주간, 조선일보 2010-05-14)

 

 

지금부터 공무원 연금 개혁을 하지 않으면 앞으로 분노가 폭발할 것이라 한다. 현재 500여만명의 비정규직이 800만명으로 증가되고, 청년실업이 계속되고, 자영업자들이 살 수 없는 시대가 되어도, 과도한 복지혜택을 받고 있는 공무원 연금개혁을 하지 않으면, 하류층의 분노가 폭발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것이다.

 

 

 

2013-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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