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수행자는 외롭지 않다

담마다사 이병욱 2020. 4. 27. 07:38

 

수행자는 외롭지 않다

 

 



홀로된 사람들이 있다. 대체로 외롭다고 말한다. 상처한 어떤 이는 어느 날 문고리를 잡고 울었다고 한다. 텅 빈 집에 들어 갔을 때 자신의 처지가 한심해 보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외롭고 고독한 삶에 우울증까지 왔다고 한다. 그는 놀랍게도 정신과전문의였다.

 

사람들은 외로움을 못견뎌하는 것 같다. 잠시라도 홀로 있는 것을 참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끊임없이 즐길거리를 찾는다. 가장 참을 수 없는 것이 무료함이다. 권태가 왔을 때 심심한 것을 견딜 수 없어 하는 것이다. 그럴 때 누군가 옆에 있어 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어느 상담사에게 들은 이야기가 있다. 홀로된 노인의 이야기를 들어주다 보니 두 세시간이 훌쩍 지났다고 했다. 노인에게는 사람이 그리웠던 것이다. 나이 들어 홀로 된 사람이 전화통을 붙잡고 하소연하는 데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이런 사례는 수없이 많다.

 

홀로 있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다. 사람에 치인 경우에 해당될 것이다. 스토커가 달라붙었을 때 하루빨리 벗어나고자 할 것이다. 사람에 대해 혐오가 일어났을 때 홀로 있고 싶어할 것이다. 그래서일까 요즘 원룸이 대세인 것 같다. 홀로 사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나는 것이다.

 

홀로 살아서 외로운 사람이 있는가 하면 홀가분해하는 사람도 있다. 어느 경우에나 즐길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즐길거리가 없다면 그 많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무료하게 보낼 수 없을 것이다. 사람들은 다른 것은 참을 수 있어도 심심한 것은 못 참는다. 그래서 끊임없이 관계를 맺고자 한다. 그러나 다람쥐 쳇바퀴 돌듯, 또 사람에 치이게 될 것이다. 사람을 혐오하여 또다시 홀로 되고자 할 것이다.

 

진정한 자유인은 홀로있음을 즐기는 자이다. 즐길거리를 외부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내면에서 찾는 것이다. 자신의 몸과 마음을 잘 관찰하여 일어나고 사라지는 현상을 보는 것이다. 수행자야말로 홀로있음을 즐기는 자이다. 수행자는 외롭지 않다.

 

 

2020-04-27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