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마의 거울 1262

누구도 나의 안전을 지켜 주지 않지만

누구도 나의 안전을 지켜 주지 않지만 흔히 “네 할 일이나 잘해!”라고 말한다. 이 말은 충분히 진리일 수 있다. 세상사람들에게 회자 되는 말 중에 상당수는 진리에 가깝다. 오랜만에 햇볕이 든다. 백권당 작은 창가에 아침햇살이 가득하다. 대체 얼마만인가? 지난 일주일은 내내 비가 오거나 눈이 왔다. 그에 따라 하늘은 잿빛 하늘이 되었다. 마음까지 우울해지는 것 같았다. 아침이 되면 기분이 새롭다. 하루 밤 자고 나면 세상이 바뀌어 있다. 어제 밤 그 절망의 세상이 아니다. 아침 햇살을 가득 받으며 일터로 향할 때 살 맛이 난다. 오늘은 무얼 써야 할까? 이미 마음에 정해져 있다. 어제 머리맡에 있는 쌍윳따니까야에서 한 구절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이 정도 내용이면 글 하나 나오기에 충분하다. 어떤 것인가?..

담마의 거울 2024.02.26

자주(自洲)에서 나(atta)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자주(自洲)에서 나(atta)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오늘 새벽 쌍윳따니까야를 읽다가 새기고 싶은 내용을 발견했다. 그것은 자주법주(自洲法洲)에서 법에 대한 것이다. 자주법주는 빠알리어 “attadīpā attasaraṇā dhammadīpā dhammasaraṇā”를 한역한 말이다. 우리말로는 “자신을 섬으로 삼고 법을 섬으로 삼는다.”라고 번역된다. 자주법주에 대한 글은 여러 차례 썼다. 글을 쓸 때마다 새롭다. 그것은 아직 다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전을 읽으면 늘 새로운 것은 아직 나의 것으로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주법주에서 ‘법’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이에 대하여 각주를 보면 주석을 인용하여 “여기서 법이라고 하는 것은 아홉 가지 출세간의 가르침(九出世間法: 四向四果와 涅槃)을 말..

담마의 거울 2024.02.23

코코넛 즙을 마셔 보았는가?

코코넛 즙을 마셔 보았는가? 오늘도 우요일(雨曜日)이 되었다. 큰 우산을 받쳐 들었다. 외투를 입고 목티를 두르고 장갑을 끼였다. 머리는 외투 모자로 보호하고 마스크까지 했다. 이렇게 단단하게 준비하고 걸어가니 무적(無敵)이 된 것 같다. 다만 도로에서 세차게 달리는 차량을 조심해야 한다. 흙탕물 맞을 수 있다. 요 며칠 계속 비가 내리고 있다. 겨울에 내리기 때문에 겨울비라 할 수 있다. 그러나 2월도 이제 하순에 접어 들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봄비라고 말할 수 있다. 비가 내리면 마음도 어둡다. 우요일이 계속되면 우울한 날이 되는 것 같다. 그러나 진리를 추구는 자에게 우울함은 있을 수 없다. 경전이나 논서를 펼쳐 드는 순간 새로운 하늘과 땅이 된다. 항상 빛나는 광요일(光耀日)만 있을 뿐이다. 오늘..

담마의 거울 2024.02.21

박복한 자의 오대의무

박복한 자의 오대의무 흙탕물을 뒤집어 썼다. 외투와 바지에 튀긴 것이다. 순식간에 벌어졌다. 흙탕물이 사방에 튀었다. 지나가던 승용차가 물웅덩이를 지나감에 따라 마치 분수처럼 퍼진 것이다. 오늘 아침 버스정류장에서 벌어진 일이다. 오늘 아침은 버스타고 가기로 했다. 매일 백권당으로 걸어간다. 주말도 예외가 없다. 오늘 월요일 아침 늦게 일어났다. 비도 추적추적 내린다. 겨울비이기는 하지만 봄을 재촉하는 봄비처럼 보인다. 비산사거리 이마트 정류장에서 일터까지는 십여분 걸린다. 오늘처럼 힘든 날은 버스타고 가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았다. 정류장 대기석에 흙탕물이 잔뜩 묻어 있었다. 도로를 보니 패여 있다. 아마 패인 물웅덩이에 차가 지나감에 따라 대기석이 오염된 것으로 본다. 가까이 있으면 흙탕물을 뒤집어 ..

담마의 거울 2024.02.19

상구보리하화중생을 동시성으로 보는 이유

상구보리하화중생을 동시성으로 보는 이유 요리할 때 조미료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조금만 더 치면 치지 않은 것만 못하다. 사람의 몸도 이와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몸은 먹는 것에 따라 상태가 달라진다. 조금만 이상한 것이 들어가면 반응을 보인다. 자주 먹지 않은 것이 들어 갔을 때 특히 그렇다. 그래서 먹는 것만 먹는 모양이다. 하루 만에 컨디션을 회복했다. 그제 급작스럽게 속이 좋지 않아 설사했다. 명절 때 잘못 먹은 것이 있는 것 같다. 생굴이 의심스럽다. 평소 먹지 않는 것이다. 그것도 과식했다. 무엇이든지 지나치면 큰 일 난다. 이는 욕망을 제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음식절제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큰 대가를 치른다. 배에 탈이 나면 빠져 나오는 방법이 있다. 그것은 전통적인 방법에 대한 것이다...

담마의 거울 2024.02.13

욕망이야말로 괴로움의 뿌리

욕망이야말로 괴로움의 뿌리 오늘 아침은 감자를 먹게 되었다. 평소 고구마를 먹는다. 오늘 아침에는 고구마가 준비되지 못해서 감자로 대체했다. 삶은 계란 하나, 감자 하나, 치즈와 토스트 하나, 그리고 꿀물이 곁들인 아침식사가 되었다. 감자는 에어프라이어에 구운 것이다. 온도를 200도로 하고 30분 가열했다. 마침내 노릇노릇한 감자가 완성되었다. 찜기에 찌는 찜감자보다 더 맛있고 달콤하다. 일상에서 변화가 있는 것이다. 나의 일상은 거의 변함 없다. 직장생활을 그만 두고 내 사업을 시작한 이래 십년 이상 똑 같은 일상이다. 집과 백권당을 왕래하는 일상이다. 2007년부터 시작되었으니 이제 17년 되었다. 일상은 밥 먹고 자는 것이다. 특히 밥 먹는 것이다. 하루 세 끼 먹는 것은 일상이다. 하루도 빠지지..

담마의 거울 2024.02.03

찟따장자는 유마거사의 롤모델

찟따장자는 유마거사의 롤모델 1월도 끝자락이다. 나는 잘 살았는가? 새해 첫날 결심했던 것은 실현되고 있는가? 한해의 십이분이 일이 지난 현재 시점에서 점검해본다. 부끄러움 없이 살기로 했다. 이는 자신을 속이지 않는 삶이다. 양심의 가책이 없는 삶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계행을 지키는 삶이다. 쌍윳따니까야에서 읽은 것이 있다. 중병에 걸린 수행승 박깔리는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었다. 이에 부처님이 병문안 왔다. 부처님은 “어떠한 가책이라도 한 적이 있는가? 어떠한 후회가 될만한 일이라도 한적이 있는가?”(S22.87)라며 물어 보았다. 양심에 가책을 느낀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그것은 부끄러운 삶이다. 내면적인 부끄러움이다. 자신을 속이는 것에 대한 부끄러움이다. 계행을 어기는 것이 대표적이다..

담마의 거울 2024.01.31

약설지자(略設知者)와 상설지자(常設知者)와 제도가능자

약설지자(略設知者)와 상설지자(常設知者)와 제도가능자 위빳사나 수행방법론을 밤낮으로 읽고 있다. 위빠사나 수행자에게는 최고의 수행지침서이다. 이제까지 청정도론이 최고인줄 알았는데 위빳사나 수행방법론에 자리를 물려 준 것 같다. 어제 저녁 위빳사나 수행방법론을 읽다가 약설지자에 대한 대목에 이르러 내가 왜 더딘지 알게 되었다. 어떤 사람은 설법만 듣고서도 성자의 경지에 들어서는데 나는 그렇지 못한 것으로 보아 전생에 수행을 해보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었다. 흔히 생이지자(生而知者)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학이지자(學而知者)와 대비되는 말이다. 지혜는 타고남을 말한다. 학습으로 얻어지는 지식과는 다르게 태어날 때부터 지혜를 갖춘 자를 말한다. 유교에 생이지자가 있다면 불교에는 약설지자가 있다. 유교에 학이지..

담마의 거울 2024.01.27

눈물 나게 추운 아침에

눈물 나게 추운 아침에 세상이 꽁꽁 얼었다. 어제에 이어서 영하 십도의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오늘 아침 안양천 징검다리를 건널 때 하천이 얼기 시작했다. 날씨가 추울 때 견디기 힘든 사람들이 있다. 가난한 자들과 아픈 사람들은 힘든 계절이다. 가진 것도 없고 더구나 몸이 아플 때 눈물 날 것이다. 지난달 백권당 관리비 고지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해마다 꾸준히 난방비가 오르고 있는데 이번에는 심한 것 같다. 관리비가 임대료보다 더 높게 나왔기 때문이다. 이런 일은 작년에 이어 두 번째이다. 추위가 극성일 때 따뜻한 나라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떤 이들은 태국 치앙마이와 같은 따뜻한 나라에서 겨울 한철을 보낸다. 세상에 가장 편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다.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그저 먹고 마시고 배설하..

담마의 거울 2024.01.24

“그렇네” “그렇군” “그랬구나”라며 작용심(作用心: kiriya citta)만 있으면

“그렇네” “그렇군” “그랬구나”라며 작용심(作用心: kiriya citta)만 있으면 한잔의 커피가 향기롭다. 커피는 맛과 향으로 마신다. 커피는 온몸으로도 마신다. 목구멍을 넘기는 순간 충만하게 만든다. 따스한 원두 커피 한잔에 행복해졌다. 이 느낌을 영원히 지속할 수는 없는 것일까? 오늘 아침 컨디션은 좋다. 몸과 마음이 편안하니 날아 갈 듯 하다. 백권당으로 향하는 아침에 발걸음이 가벼웠다. 안양천 징검다리를 건널 때 흰 백로가 날아 오른다. 추운 겨울이지만 평화로운 광경이다. 이 행복이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는 것일까? 누구나 행복을 바란다. 지금 행복한 자는 이 행복이 계속 지속되기를 바란다. 지금 괴로운 사람은 이 괴로움에서 한시바삐 벗어나서 행복한 상태가 되고자 한다. 사람들은 행복을 말한..

담마의 거울 2024.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