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마의 거울 1263

눈물 나게 추운 아침에

눈물 나게 추운 아침에 세상이 꽁꽁 얼었다. 어제에 이어서 영하 십도의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오늘 아침 안양천 징검다리를 건널 때 하천이 얼기 시작했다. 날씨가 추울 때 견디기 힘든 사람들이 있다. 가난한 자들과 아픈 사람들은 힘든 계절이다. 가진 것도 없고 더구나 몸이 아플 때 눈물 날 것이다. 지난달 백권당 관리비 고지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해마다 꾸준히 난방비가 오르고 있는데 이번에는 심한 것 같다. 관리비가 임대료보다 더 높게 나왔기 때문이다. 이런 일은 작년에 이어 두 번째이다. 추위가 극성일 때 따뜻한 나라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떤 이들은 태국 치앙마이와 같은 따뜻한 나라에서 겨울 한철을 보낸다. 세상에 가장 편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다.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그저 먹고 마시고 배설하..

담마의 거울 2024.01.24

“그렇네” “그렇군” “그랬구나”라며 작용심(作用心: kiriya citta)만 있으면

“그렇네” “그렇군” “그랬구나”라며 작용심(作用心: kiriya citta)만 있으면 한잔의 커피가 향기롭다. 커피는 맛과 향으로 마신다. 커피는 온몸으로도 마신다. 목구멍을 넘기는 순간 충만하게 만든다. 따스한 원두 커피 한잔에 행복해졌다. 이 느낌을 영원히 지속할 수는 없는 것일까? 오늘 아침 컨디션은 좋다. 몸과 마음이 편안하니 날아 갈 듯 하다. 백권당으로 향하는 아침에 발걸음이 가벼웠다. 안양천 징검다리를 건널 때 흰 백로가 날아 오른다. 추운 겨울이지만 평화로운 광경이다. 이 행복이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는 것일까? 누구나 행복을 바란다. 지금 행복한 자는 이 행복이 계속 지속되기를 바란다. 지금 괴로운 사람은 이 괴로움에서 한시바삐 벗어나서 행복한 상태가 되고자 한다. 사람들은 행복을 말한..

담마의 거울 2024.01.20

안수정등(岸樹井藤) 모티브가 되는 경을 발견하고

안수정등(岸樹井藤) 모티브가 되는 경을 발견하고 새해 17일 되었다. 조금 지나면 1월이 다 간다. 일년 365일에서 4%가 지난 것이다. 나의 새해 결심은 흔들림 없는가? 매년 맞는 새해이다. 예전에는 새해맞이 결심이 없었다. 올해부터는 결심한 것이 있다. 그것은 부끄러움 없이 사는 것이다. 자신을 속이지 않고 사는 것이다. 네 가지 일상은 잘 돌아 가고 있다. 글쓰기 일상, 좌선하기 일상, 빠알리공부하기 일상, 경전과 논서 보기 일상을 말한다. 작년에 이어 새해에서도 밥 먹듯이 하는 일상이다. 나이 들어서 공부하기가 쉽지 않다. 매일 꾸준히 하지 않으면 도중에 그만 두고 만다. 관성에 따른 것이다. 반대로 매일 밥 먹듯이 공부하면 역시 관성에 의해서 계속하게 된다. 윤회의 바다에서 빠져서 대부분 사람..

담마의 거울 2024.01.17

인상과 속성의 유혹에 사로잡혀 그 순간에 죽는다면

인상과 속성의 유혹에 사로잡혀 그 순간에 죽는다면 매일 아침 먹는 것이 있다. 고구마와 계란과 식빵이다. 찐 고구마 작은 것 한 개, 찐 계란 한 개, 그리고 치즈가 한조각 들어간 식빵 한 개를 꿀유자차를 타서 먹는다. 오늘 고구마는 실패 했다. 찜기에 찔 때 냄비 뚜껑을 닫아 놓지 않은 것이다. 그 결과 설 익었다. 좀처럼 볼 수 없는 실수를 한 것이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다. 아침을 만들어 먹는 것도 한달전이나 반년전이나 변함 없다. 눈감고도 할 수 있는 일상이다. 그럼에도 실수할 때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것도 불운에 따른 것이라고 볼 수 있을까? 주문제작 할 때 숫자를 잘못 파악했다. 그 결과 다시 만들어 주어야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모델넘버를 잘못 파악했다. 또 다시 만들어 주어야 했다. 똑..

담마의 거울 2024.01.16

위빳사나 수행방법론 1권과 2권을 다 읽고

위빳사나 수행방법론 1권과 2권을 다 읽고 동이 트는 새벽이다. 세상은 아직 잠들어 있다. 토요일 쉬는 날 사람들은 일주일의 피로를 잠으로 풀 것이다. 백권당의 아침이다. 이른 아침 방탄복 같은 외투를 입고 배낭을 메고 길로 나섰다. 늘 다니는 길이다. 오늘 만보기를 가동시켜 보니 1.8키로 거리에 26분 걸렸다. 그리고 2,565보이다. 평소보다 많이 걸린 것 같다. 오늘 써야 할 것은 정해져 있다. 어제 밤 ‘위빳사나 수행방법론’ 2권을 다 읽었을 때 이 논서에 대하여 쓰고자 했다. 참으로 긴 여정이었다. 마치 대륙을 도보로 횡단하는 자가 마침내 목적지에 이른 것과 같다. 매일 조금씩, 두세 페이지씩 진도를 나가다 보니 다 읽게 되었다. 2022년 한국마하시선원 붓다의 날에 위빳사나 수행방법론을 접한..

담마의 거울 2024.01.13

자칭타칭 깨달았다고 하는 자들의 막행막식을 보면

자칭타칭 깨달았다고 하는 자들의 막행막식을 보면 거뜬히 배낭 메고 나서는 아침이다. 일요일 아침 일어나기 싫다. 이불에 그대로 있고 싶다. 바깥 날씨는 춥다. 방바닥은 따뜻하다. 이런 때 페이스북을 보거나 유튜브를 보면서 이불 속에 있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러나 자리를 박찼다. 샤워를 하면 새로운 기분이 된다.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다. 극적변환이다. 하루일과는 샤워와 함께 시작된다. 옷을 단단히 입었다. 내복을 입었다. 기초공사를 튼튼히 하는 것이다. 기모가 있는 쉐타를 입었다. 기모는 옷 안쪽에 털모양의 보플이 있는 두꺼운 옷을 말한다. 기모에 대하여 사전을 찾아 보았다. 혹시 일본말인지 염려 되었다. 그런 것 같지는 않다. 기모는 한자어이다. 기모는 일어날 ‘기(起)’자에 털 ‘모(毛’자의 합..

담마의 거울 2024.01.07

희로애락이 있는 인간세계는 공부하기 좋은 환경

희로애락이 있는 인간세계는 공부하기 좋은 환경 나의 몸은 건강한가? 썩 건강한 편은 아니다. 골골하다고 보아야 한다. 돌아 가면서 아픈 것 같다. 지금은 근육통이 진행 중에 있다. 몸에는 항상성이 있다. 몸에 균형이 무너졌을 때 복원되려 하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몸이 고장나도 며칠 지나면 회복된다. 감기 같은 것이다. 지금 작은 통증은 크게 염려하지 않는다. 하루밤 푹 자고 나면 눈 녹듯이 사라질 수 있다. 인생십주기 이 몸은 언제까지 유지될까? 나이가 먹어 감에 따라 노화는 진행된다. 작년이 다르고 올해가 다르다. 나이가 칠십대, 팔십대, 구십대가 되었을 때 어떻게 될까? 청정도론에 따르면 십년주기로 건강상태에 대한 표현이 있다. 다음과 같은 것이다. 1) 유아적 십년(0-10세): 둔십년(鈍十年) 여..

담마의 거울 2024.01.06

법은 들을 준비된 자에게 설한다

법은 들을 준비된 자에게 설한다 새해 닷새째이다. 새해 다짐했던 것은 계속 지켜나가고 있다. 이대로 주욱 연말 끝자락까지 지켜 나간다면 대단한 정신적 성장을 이룰 것 같다. 요즘 일감은 없다. 일감이 없다고 해서 걱정하지 않는다. 어느 날 갑자기 겹치기로 들어 올 수 있다. 일감이 없다고 해서 가만 있어서는 안된다. 유튜브나 보는 등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태도로 일관한다면 퇴보할 것이다. 해야 할 일이 있다. 매일 하나 이상 글쓰기, 매일 한시간 좌선하기, 매일 경전과 논서읽기, 매일 빠알리어 공부하기를 말한다. 이와 같은 사대과업은 연말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주말없이 지속해 나가야 한다. 일감이 있든 없든 해야 하는 의무적인 일이다. 쌍윳따니까야를 읽다가 어제 쌍윳따니까야를 읽다가 눈의 띄는 경을 발견 ..

담마의 거울 2024.01.05

오온을 살인자로 보아야, 오온의 악마성

오온을 살인자로 보아야, 오온의 악마성 하루를 상쾌하게 보내려면 샤워 해야 한다. 아침에 샤워하면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상태가 된다. 한달을 상쾌하게 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한달을 상쾌하게 보내려면 머리가 길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머리가 귀를 약간 슬쩍 덮을 때, 그 때가 이발할 때이다. 어제 동네 이발소에 갔다. 어느 해부터 다녔는지 잘 기억나지 않지만 20년 된 것 같다. 비산동 동양월드타워 3층에 있는 ‘과천이발’이다. 점심 때 이발소에 갔다. 정오가 약간 넘어서 도착했다. 주인은 언제나 그렇듯이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매달 한번 이발을 하니 20년이면 240번이 된다. 자리에 앉았다. 자리에 전기방석을 깔았는지 앉으면 뜨뜻하다. 주인은 “세월이 참 빠르지요.”라며 말한다. 이어서 “올해 마..

담마의 거울 2023.12.30

주체적인 삶을 살고자

주체적인 삶을 살고자 무엇이든지 꾸준히 해야 한다. 하다 말다 하면 결국 하지 않게 된다. 왜 그런가? 관성의 법칙 때문이다. 한번 힘을 가하면 그 방향으로 계속 가고자 하는 속성이 있다. 그런데 관성의 법칙은 단지 운동의 법칙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생활에서도 볼 수 있다. 그것은 습관으로 나타난다. 건전한 습관을 들여야 한다. 술을 마시지 않으면 관성의 법칙대로 술을 마시지 않는 삶을 된다. 반대로 매일 술을 마시는 사람은 하루라도 술을 마시지 않으면 살 수 없다. 관성의 법칙에 따른다. 매일 글쓰기를 하고 있다. 매일 이른 아침 백권당에 와서 하얀 여백을 마주하며 자판을 두드린다. 이런 세월이 십년이 넘었다. 그러다 보니 하루만 쓰지 않아도 견딜 수 없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것 같..

담마의 거울 2023.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