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마의 거울 1263

내가 괴로울 수밖에 없는 것은

내가 괴로울 수밖에 없는 것은 잠에서 깨었을 때 시계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스마트폰을 보니 새벽 세 시대이다. 더 이상 잠을 청하지 않는다. 금방 지나가기 때문이다. 세 시대부터 다섯 시대까지는 황금시간대이다. 모두 잠들었을 때 깨어 있다는 것은 유쾌와 상쾌를 넘어 통쾌한 일이다. 새벽 세 시대까지 안 자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밤과 낮을 거꾸로 사는 사람들이다. 야행성 사람도 있을 것이다. 밤 늦게 야식하며 감각을 즐기며 밤을 지새다시피 하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에게 있어서는 세 시대는 이제 잠을 자야 할 시간대이기도 하다. 새벽시간에는 나홀로 있고자 한다. 스마트폰으로 뉴스도 보지 않고 유튜브도 보지 않고 에스엔에스도 하지 않는다. 당연히 책도 보지 않는다. 자극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극받..

담마의 거울 2021.01.04

신축년 소(牛)의 해와 고독한 수행자

신축년 소(牛)의 해와 고독한 수행자 2021년 신축년 소의 해이다. 새해를 맞은 지 이틀이 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사람들은 온라인으로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실시간 소통의 대명사 카톡과 페이스북에서는 소와 관련된 이미지를 소원성취를 바라는 문구와 올려 놓는다. 이미지를 보면 갖가지 소가 등장한다. 대부분 한우가 많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것은 이중섭의 황소이다. 갈비뼈가 도드라진 역동적인 모습이다. 보기만 해도 힘이 솟는 것 같다. 이런 황소그림은 저항의 상징이기도 하다. 소와 관련된 이미지로서 황소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무소도 있다. 자동차 브랜드로도 사용된 뿔이 하나 달린 소를 말한다. 숫따니빠따에 다음과 같은 게송이 있다. “모든 존재에 대해서 폭력을 쓰지 말고, 그들 가운데 그 누..

담마의 거울 2021.01.02

사랑보다는 우정

사랑보다는 우정 가족을 애증의 관계라고 한다. 가족의 관계는 사랑만 있어야 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동시에 증오도 있다는 것이다. 이는 사랑이 양면적임을 말한다. 사랑이라는 것은 증오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사랑이 있으면 증오도 사랑이 있으면 증오도 있기 마련이다. 사랑만 있고 증오는 없을 수 없는 것이다. 특히 남녀간의 사랑에 있어서 그렇다. 부부사이의 사랑도 그렇고, 부모자식간의 사랑도 그렇다. 당연히 시부모와 며느리와의 갈등도 그렇다. 그래서일까 법구경에서는 ‘사랑하는 자의 품(Piyavagga)’라 하여 별도의 품이 마련되어 있다. “사랑하는 자 때문에 슬픔이 생겨나고 사랑하는 자 때문에 두려움이 생겨난다. 사랑을 여읜 님에게는 슬픔이 없으니 두려움이 또한 어찌 있으랴. (Dh..

담마의 거울 2020.12.29

꿈의 비유는 외도의 견해

꿈의 비유는 외도의 견해 꿈을 꾸었다. 이번에는 쩔쩔매는 꿈이 아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꿈이다. 개발중인 제품에 전기를 넣었을 때 연기가 났다. 이것은 크게 잘못된 것이다. 쇼트(short)라하여 흔히 합선(合線)되었다고 말한다. 회로설계가 잘못된 것이다. 인두를 들고 저항을 왓트가 높은 것으로 갈았다.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셋톱박스 개발자로 살았을 때의 꿈이다. 직장꿈을 꾸었는데 직장을 옮기면 망막해진다. 직장꿈을 꾸는 것은 자주 직장을 옮긴 것이 무의식에 남아 발현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새로운 직장에 적응하지 못한 꿈이 대부분이다. 능력을 보여주어야 하는데 실력이 되지 않아서 그렇게 하지 못했을 때 답답한 마음이 꿈속에서 나타난 것이다. 오랫동안 ‘군대꿈’을 꾸었다. 군대 갔다 왔음에도 또 가게..

담마의 거울 2020.12.23

바보, 멍청이가 되라고?

바보, 멍청이가 되라고? 불교인지 아닌지 구별하는 잣대가 있다. 삼법인을 말한다. 무상, 고, 무아를 특징으로 하는 세 가지 법의 도장으로 판별하는 것이다. 그럼 불교인은? 불교인지 아닌지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가장 간단하고 가장 기본적인 잣대는 삼보에 대한 믿음이다. 부처님(Buddha)과 가르침(Dhamma)과 승가(Sangha)를 귀의처, 의지처, 피난처로 삼고 있는지 보면 알 수 있다. 삼보는 모두 부처님과 관련있다. 삼보는 한마디로 부처님의 삼보인 것이다. 역사적으로 실재하셨던 부처님과 부처님의 가르침과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하는 승가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삼보에서 부처님이 빠진다면 더 이상 불교가 아니다. 불교인이라 하지만 석가모니 부처님을 말하지 않는다면 불교인이 아니다. 법보를 부정하는 ..

담마의 거울 2020.12.22

자애경은 우정의 가르침

자애경은 우정의 가르침 숫따니빠따에 자애경(Sn.1.8)이 있다. 테라와다불교 삼대예불문중의 하나이다. 삼대예불문은 자애경, 보배경, 축복경을 말한다. 필수경을 모아 놓은 쿳다까빠타(khuddakapāṭha: 小誦經)에도 실려 있디. 이 세 경은 동시에 수호경이기도 하다. 그래서 법회가 열리면 독송한다. 한국불교의 반야심경이나 천수경과 같은 위치에 있는 경이다. 자애경은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있다. 초기불교 공부모임을 할 때 독송되고 있다. 시대가 바뀐 것이다. 니까야가 번역되어 보급되고 있고 위빠사나 수행법이 광범위하게 퍼져 나감에 따라 자애경도 널리 확산되고 있는 듯하다. 자애경은 빠알리어로 멧따숫따(mettā sutta)라고 한다. 여기서 멧따는 자애로 번역되어 있지만 문자적으로 ‘우정’의 뜻이다...

담마의 거울 2020.12.20

그까짓 이데올로기가 뭐길레

그까짓 이데올로기가 뭐길레 난리 났다. 이 말은 주로 시사유튜브 채널 섬네일에서 볼 수 있다. 이른바 시청을 유도하기 위한 미끼이다. 요즘처럼 혼란한 시기에 답답한 마음을 풀어 보고자 들어가 보지만 그다지 기대는 충족되지 않는다. 유튜버는 시청자의 갈증을 충족시켜 주는 스피커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긴장과 갈등이 높을수록 수입도 늘어날 것이다. 이른바 ‘수퍼챗’을 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하기 때문이다. 섬네일에 “난리났다”라는 자극적인 문구를 넣는 것은 이런 이유도 있을 것이다. 언제까지나 이념의 노예가 될 수 없다. 그까짓 이데올로기가 뭐길레 사람의 마음을 옭아 매는 것일까? 이럴 때는 고전을 읽어야 한다. 경전만한 고전이 없다. 숫따니빠따에 이런 게송이 있다.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

담마의 거울 2020.12.18

빛나는 마음이 오염되는 것은

빛나는 마음이 오염되는 것은 끊임없이 일을 한다. 단 한순간도 멈추지 않는다. 시각으로 청각으로 모든 감각기능을 동원하여 잠시도 가만 있지 않는다. 심지어 꿈속에서조차 일을 한다. 이런 일은 죽어서야 끝날 것이다. 일을 하지 않고 살수 없을까? 실망스럽게도 그렇게 사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자신도 모르게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라면 프로그렘된 로보트와도 같다고 본다. 태어남 자체가 일을 하도록 만들어진 유기체로 보기 때문이다. 왜 일을 하는 것일까? 그것은 일을 하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유일신교라면 창조주가 만들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불교에서는 자신이 만든 것이라고 한다. 오늘 내가 여기 있게 된 것은 이전에 나의 행위에 따른 것으로 본다. 이를 자업자득(自業自得) 또는 자작자..

담마의 거울 2020.12.13

현존(現存)을 말하는 자들은

현존(現存)을 말하는 자들은 부산 M선원 K원장 말을 들어 보면 허망하기 이를 데 없다. 불교가 “고작 이것 밖에 되지 않는가?”라는 의문을 말한다. 유튜브에서 본 K원장의 법문은 시종 일관 ‘이것’에 대한 법문이었다. 흔히 분별하지 말라고 말한다. 선사들의 법문을 들어 보면 한결같이 무분별을 말한다. 어느 유명선사는 법문에서 “바보 멍청이가 되어야 합니다.”라고 말한다. 이 공부를 하려면 알음알이를 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말로 표현하는 순간 잘못된 것이고, 생각이 들어 가는 순간 어긋난다는 말이다. 현존(現存)을 말하는 자들은 사람들은 깨달음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중국 조사뿐만 아니라 요즘은 서양의 구도자들도 깨달음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공통적으로 ‘현존(現存)’을 말한다. 지금 여기에서 이렇게 드러..

담마의 거울 2020.12.11

무의식 저편 그림자의 인식

무의식 저편 그림자의 인식 오늘 아침 K선생에게 전화를 받았다. K선생은 종종 이른 아침에 전화를 하곤 한다. 그것은 수행모임 카톡방에 글을 올렸을 때이다. 페이스북에서 보고 전화하기도 한다. 올린 글에 공감한다는 말이 대부분이다. 그러면서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데 보통 30분가량 통화하는 것은 기본이다. 오늘도 그랬다. 주로 K선생 이야기를 듣는 편이다. K선생은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것을 자신의 경험과 함께 들려준다.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생생하다. 오늘 이야기한 것은 호두마을 갔다 온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K선생과 인연이 있다. 작년 1월 미얀마에서 함께 있었기 때문이다. 미얀마 위빠사나 수행센터에서 여러 명의 법우님들과 함께 있었다. 그때 K선생은 머리를 깍았다. 단기출가한 것이다...

담마의 거울 2020.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