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의미 없고 무가치해 보이는 일을 바보처럼 이렇게 상쾌할 수 없다. 이렇게 기분 좋을 수 없다. 우울한 마음도 날려 버린다. 이런 맛에 명상하는 것인지 모른다. 재가우안거 57일째이다. 하루 하루 날자는 카운트 된다. 우안거는 음력 구월 보름날인 10월 17일에 끝난다. 앞으로 한달 하고도 3일 남았다. 오늘 아침 우울했다. 친구 처로부터 친구가 사망했다는 전화를 받았다. 해남으로 귀촌해서 밤호박, 꿀고구마와 같은 특산품을 농사짓던 해남친구이다. 해남친구는 암으로 사망했다. 대장암수술을 받았는데 성공적이지 않았다. 소장까지 문제가 있어서 장루를 두 개나 달고 있었다. 병원에서 더 이상 손 쓸 수 없어서 죽기만 기다리는 상태였다.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 장례식장에서 사람들이 밥을 먹는 것도 살기 위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