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혈 20

“고맙다, 친구야”

“고맙다, 친구야” 친구와 약속을 지켰다. 오늘 오전 안양사에서 열린 막재에 참석했다. 지난주 일요일 육재 때는 시간을 잘못 파악하여 참석하지 못했다. 다 끝난 다음에 도착했기 때문이다. 그대신 망자의 부인과 대화를 나누었다. 종무소에서 스님과 함께 커피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었다. 친구에게 부탁을 받은 것은 3주전이다. 12월 6일 동생의 사십구재 막재에 참석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장례식만 참석하고 스페인으로 갔기 때문에 일종의 대리참석을 부탁한 것이다. 어려운 부탁이었을 것이다. 망설였을지도 모른다. 믿는 바가 있기 때문에 부탁한 것이라 보여진다. 이런 부탁에 장고하면 안된다. 즉시 수락해야 한다. 일기일회(一機一會)이기 때문이다. 다시는 오지 않는 기회이고 오로지 한번 밖에 없는 일이다..

의혈 2020.12.07

지금은 꿀고구마철

지금은 꿀고구마철 고구마라고 해서 같은 고구마가 아니다. 꿀처럼 달콤한 고구마도 있다. 친구가 생산하는 황토고구마가 그것이다. 해남 황토농장에서 생산되는 꿀고구마를 말한다. 지금은 꿀고구마철이다. 해마다 이맘때 꿀고구마가 나온다. 올해는 약간 늦은 것 같다. 아마 장마때문일 것이다. 작년의 경우 시월 초에 나왔다. 작년에 써 놓은 글로 알 수 있다. 페이스북을 보고서 알았다. 꿀고구마철에는 고구마를 먹어야 한다. 먼저 친구 처에게 꿀고구마 관련 정보를 요청했다. 글에 쓰기 위한 것이다. 꿀고구마 10키로 한박스에 택배비 포함하여 3만5천원이다. 어제 꿀고구마가 택배로 도착되었다. 해남에서 보낸지 하루만에 온 것이다. 개봉을 해보니 박스안에는 황토가 묻은 꿀고구마로 가득하다. 그러나 꿀고구마는 쩌 보아야 ..

의혈 2020.10.15

슬픔도 온라인으로

슬픔도 온라인으로 안양에서 강화까지는 먼 거리이다. 네비로 확인하니 78키로 거리이다. 1시간 40분가량 걸린다. 생각보다 시간이 덜 걸린 것 같다. 그것도 퇴근시간을 감안한 것이다. 강화는 심리적으로 먼 거리이다. 강화에 갔었을 때 시간이 많이 걸린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강화는 아득히 먼 곳에 있는 곳으로 기억된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도로망이 잘 발달된 요즘 어디든지 마음만 먹으면 다녀올 수 있다. 친구 장인상 공지가 떴다. 부고는 늘 예정에 없는 것이다. 경사는 보통 한달전에 뜨기 때문에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조사는 급작스럽게 닥치는 일이기 때문에 예측불가능하고 대략 난감한 일이 된다. 명새기 상조팀장이다. 늘 그랬던 것 처럼 깃발과 화환을 챙겼다. 이런 때를 대비하여 십시일반..

의혈 2020.10.15

울컥한 혼례식

울컥한 혼례식 부평역 북부광장까지 아침 6시까지 도착해야 했다. 안양에서 부평까지는 전철로 1시간 걸린다. 갈아타고 기다리는 것까지 감안하면 안양역에서 첫차를 타도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한다. 차를 몰고 가기로 했다. 불과 30분도 걸리지 않는 거리이다. 도착해서 아내는 차를 몰고 귀가했다. 부산에 가는 날이다. 8월 8일 토요일 오후 1시 부산시청역 부근 웨딩홀에서 친구 장녀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서이다. 부평역에서 출발한 전세버스는 거의 12시가 다 되어서 도착했다. 경기도를 지날 때는 날씨가 맑았으나 천안이후 부터 내리 부산까지 비가 왔다. 기록적인 늦장마의 폭우를 뚫고 결혼식에 참석했다. 친구 결혼식에 참석한 바 있다. 30년 전의 일이다. 30년 만에 딸의 결혼식에 참석했다. 30년의 시차에 변화..

의혈 2020.08.09

친구 같은 아내 친구 같은 남편

친구 같은 아내 친구 같은 남편 함평에서 해남을 향해 출발한 것은 7월 11일 오후 2시 20분이었다. 제사를 지내고 사촌들은 산소에 가기로 했다. 산소에 갔다 오면 시간을 맞출 수 없을 것 같았다. 내년을 기약하며 먼저 빠져나왔다. 함평 문장에서 해남 산이면까지 약 80키로 되었다. 한시간 반가량 걸린다. 친구에게는 3시까지 도착하기로 했으나 약속시간을 지킬 수 없었다. 한시간 늦은 4시에 도착할 것이라고 메시지를 날렸다. 해남 산이면을 향하여 친구 집은 해남 산이면에 있다. 목포대교를 건너가야 한다. 생전 처음 가보는 길이다. 오로지 네비 하나 믿고 앞으로 달렸다. 마침내 바다가 나타났다. 언제나 그렇듯이 바다를 보면 마음이 탁 트이는 것 같다. 그러나 매일 본다면 지겨울 것 같다. 산이면은 어디쯤일..

의혈 2020.07.14

아이는 금방 자란다

아이는 금방 자란다 코로나시대이다. 그러나 지난 2월이나 3월 같지 않다. 5월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속의 거리두기로 전환 \되면서 각종 모임이 재개 되고 있다. 결혼식도 예외가 아니다. 개인카톡을 하나 받았다. 친구 딸 결혼식에 대한 것이다. 과동기모임에서 자칭 상조팀장 역할을 하고 있다. 주로 조사를 챙겨주고 있다. 이번에는 경사에 대한 것이다. 친구는 딸 혼례 사실을 알리면서도 조심스러워 했다. 여전히 코로나가 잡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확산추세에 있다. 참석 못하는 사람을 위해서 계좌번호를 요구했다. 처음에는 완강히 거부했다. 재차 요구했다. 말미에 "플리즈"라고 했다. 이 말이 먹혀 들어서일까 계좌번호를 알려 주었다. 동기카톡방에 공지했다. 결혼식장은 서울대 교수회관이다. 몇년전 갔었..

의혈 2020.07.05

농부의 흘린 땀과 사랑으로, 해남 명품 밤호박

농부의 흘린 땀과 사랑으로, 해남 명품 밤호박 해남에서 밤호박이 도착했다. 황토농장주와 카톡을 주고 받은지 20일만이다. 숙성 과정을 거친 것이다. 밤호박은 보름가량 자연건조 과정을 거쳐야 제맛이 난다. 흔히 단호박이라고 한다. 달다고 해서 단호박이라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해남 사람들은 ‘밤호박’이라고 한다. 또는 ‘미니밤호박’이라고 한다. 왜 밤호박이라고 했을까? 밤맛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럼 밤호박 맛은? 밤맛이 난다. 분명한 밤맛이다. 밤이 무더기로 있는 것 같다. 단호박과는 다른 맛이다. 한달전에 마트에서 단호박을 샀다. 싼 맛에 샀다. 전자렌지에 7분 돌려서 맛을 보았다. 물컹물컹 했다. 단맛이 있기는 했지만 밤맛은 아니다. 부페에서 접하는 단호박도 물컹물컹한 것이다. 밤호박이 아니다. 해남..

의혈 2020.06.24

친구의 친구는 친구?

친구의 친구는 친구? 어제 목포에 다녀왔다. 친구 어머니가 돌아 가셨기 때문이가. 세수 92세이다. 살만큼 살다가 가셨다고 본다. 인간수명 백세를 바라보는 시대이다. 요즘 웬만하면 세 자리를 찍는 분위기이다. 다만 병 없고 건강해야 할 것이다. 천수를 누렸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아쉬움은 있을 것이다. 카톡방에 공지가 떴다. 같은학과 동기카톡방이다. 공지는 세 가지 경우의 수 중에 하나에 해당된다. 부모 부고공지, 자녀 결혼공지, 그리고 정기 모임공지에 대한 것이다. 어느 경우나 멤버 중에 반은 모인다. 그러나 거리가 문제된다. 너무 멀면 망설여지기 때문이다. 이번 목포행도 그 중의 하나일 것이다. 목포를 향해 차를 몰았다. 잠실친구가 운전했다. 지금은 좀 더 떨어진 곳에 살고 있지만 오래 전부터 그곳에 살..

의혈 2020.04.24

“좌선 한판 어때?”철인(鐵人)친구와 함께

“좌선 한판 어때?”철인(鐵人)친구와 함께 손님 대접에 차(茶) 만한 것이 없다. 차를 나누면 대화가 부드럽다. 30분 이야기할 것을 3시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친구가 찾아왔다. 좀처럼 드문 일이다. 카톡이 왔갈레 사무실 주소를 알려 주었다. 찾아오는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냥 온다는 것이다. 충분히 그럴 만한고도 남을 친구라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그의 삶의 흔적을 보면 어떤 이익을 위해 찾아오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작은 사무실은 도심속 암자와 같다. 찾아오는 사람도 거의 없다. 요즘은 전화 걸려 오는 것도 별로 없다. 사무실에 앉아 있으면 심산유곡에 홀로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바쁘다. 일도 해야 하고 글도 써야 한다. 요즘에는 수행도 한다. 수행을 한다는 말이 조심스럽다. 예로 부터 ‘수행..

의혈 2020.04.18

단호박인가 밤호박인가? 귀촌 5년차 해남황토농장 부부

단호박인가 밤호박인가? 귀촌 5년차 해남황토농장 부부 파근파근한? 다시 단호박 철이 되었습니다. 같은 학번 같은 학과 동기동창의 처에게서 문자를 받았습니다. “안녕하세요, 파근파근한 밤호박이 드디어 출시됩니다.”로 시작 되는 문자입니다. 따끈따끈이 아니라 ‘파근파근’이라 합니다. ‘파근파근하다’라는 말은 생소합니다.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가루나 음식따위가) 보드랍고 조금 팍팍하다.”라는 뜻입니다. 인터넷에서는 “파근파근 맛있는 해남밤호박”이라는 말이 여러 개 등장합니다. 사람들은 단호박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해남에서는 밤호박이라 부르는 것 같습니다. 친구도 ‘밤호박’이라 합니다. 단호박 대신 밤호박으로 불러달라고 합니다. 그것도 ‘미니밤호박’이라 합니다. 너무 크지도 너무 작지도 않은 파근파근..

의혈 2017.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