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 39

이 세상은 온갖 잡것들의 세계, 바다향기수목원에서

이 세상은 온갖 잡것들의 세계, 바다향기수목원에서 이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없다. 그러나 이용할 수 있다. 산에 가면 산에 있는 모든 것들을 보는 순간 내 것이 된다. 잠시 눈으로 가지는 것이다. 하늘도 그렇고 바다도 그렇다. 굳이 울타리를 만들지 않아도 된다. “아, 좋다.”라거나 “참, 좋다.”라고 인식하는 순간 내 것이나 다름 없다. 2021년 6월 6일 대부도로 향했다. 안양에서 대부도 방아머리까지는 50여키로 거리로 불과 50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 일요일 오전 일찍이라서 가능한 것이다. 대부도에 있는 ‘바다향기수목원’에 가기로 했다. 방아머리에서도 10키로를 더 가야한다. 섬이 10키로 이상인 것이다. 그러고 보면 대부도는 생각보다 큰 섬이다. 바다향기수목원에 도착했다. 대부도 거의 남..

국내여행 2021.06.07

청산과 백운의 정암사 수마노탑에서

청산과 백운의 정암사 수마노탑에서 요즘 뉴스를 보지 않는다. 의도적으로 피한다. 회피에도 한계가 있다. 어제 우연히 연합뉴스 채널을 잠시 보게 되었다. 자막에 “해외여행 갈 돈으로 자동차 구입”이라는 문구가 눈에 띠었다. 해외여행 다니는 것이 일상처럼 된 사람들이 있다. 비교적 여유 있는 계층의 사람들은 철마다 나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휴때나 명절 때 사상최대 인파가 공항을 빠져나갔다는 뉴스를 종종 접하는 것으로 알 수 있다. 해외여행에는 빈부와 귀천이 따로 없는 것 같다. 코로나 이전에는 너도나도 밖으로 나갔다. 이런 경향에 나도 예외가 아니다. 일년에 한번은 성지순례 명목으로 밖에 나가길 바라는 발원을 했기 때문이다. 코로나가 아니라면 작년에도 올해도 나갔을 것이다. 주로 불교성지가 있는 아시..

국내여행 2021.05.12

나는 남을 감동시킨 적이 있는가?

나는 남을 감동시킨 적이 있는가? 오월의 공기가 상쾌하다. 강원도 첩첩산중 휴양림은 별세계이다. 산 좋고, 물 좋고, 공기 좋은 곳에서 하루 신선놀음을 해 보았다. 언제까지나 이런 곳에서 살순 없을까? 세속을 떠나서 자연과 함께 하는 것은 힐링이 된다. 자연과 함께 있는 것 자체가 치유된다. 왜 그럴까? 사람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으로 인해 고통받는다.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살다보면 즐거운 일보다 괴로운 일이 더 많은 것 같다. 보기 싫은 것도 봐야 하고 듣기 싫은 것도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을 피해 도망쳐 나오면 사람으로부터 해방된다. 사람이 사람을 치유할 수 있을까? 자연에 있는 것처럼 사람과 함께 있으면 힐링될까? 안될 것도 없다. 감동이 있는 사람과 함께 있으면 힐링된다. "당신은..

국내여행 2021.05.09

아침햇살이 참 눈부시다

아침햇살이 참 눈부시다 슾속에 아침이 밝았다. 마침내 새벽이 어둠을 몰아 내었다. 밤과 낮은 바뀐다. 낮이 밤이 되고 밤이 낮이 되어 세월이 흘러 간다. 밤낮이 수없이 바뀌다 보니 청춘이 나를 버렸다. 중년도 나를 버렸다. 이제 노년이 나를 맞이하고 있다. 나는 세월에 등 떠밀려 온 것일까? 통나무집을 나섰다. 밖에 나오니 먼저 세찬 물소리가 들린다. 이어서 이름 모를 산새 소리가 들려 온다. 공기가 상쾌하다. 도시에서 맛볼 수 없는 상쾌함이다. 가리왕산 방향으로 향했다. 왜 가리왕산이라고 했을까? 산이 그렇게 불러 달라고 한적이 없음에도 사람들은 가리왕산이라고 부르고 있다. 퍼뜩 생각난 것이 있다. 그것은 금강경에 나오는 가리왕이다. 부처님이 보살로 살 때 부처님의 신체를 갈기갈기 찢은 가리왕을 말한다..

국내여행 2021.05.09

밤이 깊으면 새벽이

밤이 깊으면 새벽이 지금은 새벽 두시 반, 산골짝 밤은 길기만 하다. 어제 저녁 어둠이 내려 앉은 이후 내리 계속 밤이다. 도시의 불빛도 도시의 소음도 나지 않는다. 통나무집에 TV가 있지만 켜지 않았다. 지금 이 시각 오로지 스마트폰 하나에 의지해 똑똑 쳐본다. 모두다 잠든 가운데 깨 있기가 미안하다. 원룸에 홀로 깨어 이렇게 사유해 본다. 소리없이 사부작사부작 자판을 치면서. 숲속 밤하늘엔 별도 달도 보이지 않는다. 칠흑처럼 어둠만 있다. 도시에서 볼 수 없는 깊은 어둠이다. 광막한 어둠이라 해야 할것이다. 밤비행기에서 보는 끝을 알 수 없는 검음처럼. 어둠이 절정이다. 언제까지나 계속될 것 같은 칠흑이다. 그러나 안심이다. 어둠이 서서히 물러갈 시간이 다가 오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얼마 남지 않..

국내여행 2021.05.09

가리왕산 통나무집에서

가리왕산 통나무집에서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가 들린다. 한가한 오후 오두막집에 있다. 여기는 가리왕산 자연휴양림. 강원도 장선에 있다. 오지중의 오지이다. 그러나 길은 잘 닦여 있다. 온통 황사와 미세먼지의 도시를 탈출하여 연두빛 세상에 왔다. 차를 타고 가다보면 그림 같은 집을 본다. 전원주택을 보면 "나는 언제나?"라고 생각해 본다. 그렇다고 아주 기회가 없는 것도 아니다. 주말에 1박2일 통나무집에 머물다 보면 전원주택에 있는 것과 같다. 오늘이 그날이다. 차로 5시간 달려 왔다. 운전권을 아들에게 넘겼다. 뒷좌석에 앉아 있으니 뒷방신세가 된 것 같다. 나이 들어 뒷방신세 면치 못하는 사람 심정을 알 것 같다. 그러나 편하다. 장시간 운전하면 피곤한데 기사를 둔 것 같다. 건들면 부서질 것 같은..

국내여행 2021.05.09

장엄한 죽음을 준비하자

장엄한 죽음을 준비하자 오늘도 찬란한 태양이 떠 올랐다. 어제 죽었던 태양이 부활한 듯하다. 대장도에서 바라본 태양은 어제 사몰한 바로 그 태양이었다. 남쪽으로 떠났다. 코로나시기 임에도 경차에는 사람을 가득 태우고 고군산군도로 향했다. 단지 멀리 떠나 보고 싶어서 가족과 함께 했다. 팬션의 아침이 밝았다. 아침을 이대로 보낼순 없다. 해맞이 하러 바다로 갔다. 다시 솟아오른 태양을 보자 희망이 생겼다. 나도 죽지 않고 살아 있었던 것이다. 오로지 선과 각으로 이루어진 도시에 살다가 군도에 오니 새로운 세상이다. 어제 저녁때 본 군도는 가히 ‘서해의 하롱베이’라 할 만하다. 대장봉에서 본 풍광은 신선이 노닐던 곳임을 증명하는 것 같다. 고군산군도의 종착지는 대장도인 것 같다. 군도는 대부분 다리로 연결되..

국내여행 2020.09.21

인생은 손님처럼

인생은 손님처럼 리조트에서 아침이 밝았다. 집을 떠나 낯선 곳에서 잤다. 수많은 사람들이 거쳐 간 곳이다. 어제는 어떤 사람들이 묶고 갔을까? 그제는? 리조트가 생겨난 이래 수많은 사람들이 이 방에서 보냈을 것이다. 콘도는 주인이 있다. 주인이 안쓸 때는 다른 사람들이 쓴다. 공유하는 것이다. 사용하는 날 만큼은 내가 주인이다. 내것이기 때문에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파손이 있어서는 안된다. 얼룩이 지게 해서도 안된다. 내집에서처럼 조심해서 사용해야 한다. 사는 아파트는 내것이 아니다. 잠시 빌려 쓰는 것이다. 이사갈 때 파손 된 것은 원상복구 해 놓아야 한다. 하루밤 머무는 콘도에서는 다음 사람을 위해 조심해서 사용해야 한다. 리조트가 재벌소유라 해서 재벌..

국내여행 2020.06.29

만(灣)의 정자에서 토끼섬을 보니

만(灣)의 정자에서 토끼섬을 보니 수종사 전망대에서 본 한강은 최상의 풍광을 자랑한다. 직접 강변에 가 보고자 했다. 가장 흔하게 가는 곳은 양수리 두물머리이다. 관광지화 되어 있어서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양수리 두물머리를 피하여 다산생태공원으로 향했다. 더 아래쪽에 있다. 한번 와 봤던 곳이다. 재작년 겨울 금요니까야강독모임이 정혜사에서 열렸다. 그때 다산생태공원을 산책한 바 있다. 겨울이었음에도 풍광이 좋았다. 삶에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힐링해 주기에 충분했다. 도시는 선이다. 도시는 각이다. 선과 각으로 이루어진 도시는 날카롭다. 조금만 방심하면 베일 수 있다. 늘 긴장해야 한다. 속도를 내야 한다. 늦게 가면 빵빵거린다. 도시는 치닫는 삶이다. 상수원보호구역에 오니 모든 것이 정지..

국내여행 2020.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