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마의 거울 1263

너무 가깝지도 않고 너무 멀지도 않게

너무 가깝지도 않고 너무 멀지도 않게 대선이 끝난지 일주일이 넘었다. 아직도 뉴스를 보지 않고 있다. 신문은 구독하지 않은지 오래 되었다. 인터넷 포털 뉴스는 보지 않는다. 컴퓨터를 켤 때 블로그를 첫화면으로 만들어 놓았다. 검색은 구글로 한다. 온갖 번뇌의 온상 유튜브는 수면유도음악 채널만 듣는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른다. 에스엔에스에서 알리는 것을 종종 보기는 하지만 지나치면 한달간 보지 않기로 돌려 놓는다. 대안 없이 하소연하는 식이라면 곤란하다. “그래서 어떻게 하겠다는 거냐?”라는 물음이 절로 나온다. 본래 정치는 가까이해서도 안되고 멀리 해서도 안되는 것이다. 불가근불가원 원칙을 가져야 한다. 너무 가까이하면 타버릴 것이다. 너무 멀리 하면 방관자가 될 것이다. 적당히 거리두기를 해야..

담마의 거울 2022.03.18

죽음이 두려운 것은

죽음이 두려운 것은 죽음이란 무엇일까? 한번도 죽어 보지 않아서 알 수 없다. 그러나 주변에서 죽은 사람, 죽어 나가는 사람을 보았을 때 죽음은 항상 가까이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누구나 죽음을 두려워한다. 죽기가 죽기보다 더 싫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반면에 죽지 못해 사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이 밤에 잠을 자면 다음 날 아침 눈을 뜨지 않았으면”라며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흔히 삶과 죽음이 다른 것이 아니라고 한다. 여기 벽이 하나 있는데 문을 열고 들어가면 죽음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문 이쪽은 삶이고 문 저쪽은 죽음이라는 것이다. 삶과 죽음이 다른 것이 아니라면 삶과 죽음은 하나일 것이다. 이를 생사일여(生死一如)라고 한다. 놀랍게도 생사일여에 대한 게송을 발견했다. 생사일여..

담마의 거울 2022.03.17

어리석은 자가 명성을 얻으면

어리석은 자가 명성을 얻으면 군대에서는 힘이 있는 자가 존중받는다. 군대에서는 축구 잘 하는 자가 대우 받는다. 그가 제 아무리 잘나고 똑똑해도 허약체질이라면 대접받지 못한다. 군대에서는 힘 센 자가 제일이다. 기력이 세면 남보다 두 배, 세 배 일을 잘 할 수 있다. 머리 쓰는 일은 아니다. 무거운 물건을 운반하는데 있어서 약골은 무시된다. 주먹이 센 자가 골목을 지배한다. 더 넓은 지역을 자신의 영역으로 두려면 깡도 있어야 한다. 죽음을 두려워 하지 않는 깡다구에 힘까지 갖추었다면 지역보스가 될 수 있다. 여기에 머리까지 있다면 전국구 스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힘은 남용되기 쉽다. 조폭의 주먹이 근질근질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정의롭지 않은 자에게 힘이 주어지면 힘을 행사하고자 할 것이다. 어..

담마의 거울 2022.02.27

내가 회의론자에게 답하지 않는 이유

내가 회의론자에게 답하지 않는 이유 토론을 하지 않는다. 토론할 줄 모르는 것이 큰 이유이다. 토론을 해 본적이 없기 때문에 하지 않는 이유도 있다. 댓글에 답을 하지 않는 것도 토론에 자신 없기 때문이다. 블로그에서 종종 댓글을 받는다. 페이스북 댓글과 달리 블로그 댓글은 그야말로 불특정 다수가 된다. 페이스북의 경우 친구 관계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성향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블로그 댓글은 누가 누군지 알 수 없다. 블로그 댓글에 답글을 달지 않는다. 짤막한 문의에 짤막하게 답변은 하지만 긴 도발성 댓글에는 답하지 않는다. 상대방이 누군지 모르는 것이 큰 이유이다. 자신을 밝히는 경우라면 예외일 것이다. 더구나 예까지 갖춘다면 답글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부처님은 질문같지 않은 질문에 대해서는 침묵했..

담마의 거울 2022.02.03

우문우답과 우문현답

우문우답과 우문현답 마음이 불안하다. 근심걱정이 끊이지 않는다. 안정되지 않은 마음을 어떻게 해야 진정시킬 수 있을까? 달마대사의 안심(安心)법문이 있다. 제자가 마음이 불안하다고 하자 그 마음을 가져와 보라고 했다. 그러나 그 불안한 마음은 아무리 찾으려해도 찾을 수 없었다. 찾는 과정에서 불안한 마음은 이전 마음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가져올 수 없었다. 이를 이름하여 안심법문이라고 한다. 불안한 마음은 왜 생겨나는 것일까? 이는 존재론과 관련 있다. 부처님 제자 팍구나가 "세존이시여, 누가 의식의 자양분을 섭취합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부처님은 다음과 같이 답했다. “그와 같은 질문은 적당하지 않다. 나는 ‘사람이 존재한다’라고 말하지 않았다. 만약 내가 ‘사람이 존재한다.’라고 말했다면 ‘세존이..

담마의 거울 2022.01.27

오염된 마음으로 세상을 보니

오염된 마음으로 세상을 보니 또다시 새벽이다. 이번에는 세 시대이다. 사유하기 좋은 시간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그 사람 잘못이 아니라고. 내가 그렇게 본 것일 뿐이라고. 남 탓하지 말라고 했다. 그사람이 그렇게 보이는 것은 나의 인식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왜 그런가? 그사람은 과거의 그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사람은 내가 생각하는 그사람이 아닐 수 있다. 요즘 사람 만날 일이 없다. 주로 온라인에서 만난다. 에스엔에스로 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카톡방과 페이스북이 대표적이다. 모두 실시간 소통이 가능한 것이라서 대면하는 것 못지않다. 또한편으로 간접적으로 사람을 접한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이다. 이른바 셀럽들이다. 유명인들을 말한다. 인터넷으로 접한 사람들을 알면 얼마나 알까? 제한되고..

담마의 거울 2022.01.21

이런 날이 올 줄 왜 몰랐던가?

이런 날이 올 줄 왜 몰랐던가? 방바닥은 따뜻하다. 방온도는 20도가 넘는다. 밖에는 삭풍이 불지만 아파트는 무풍지대이다. 어제 날씨는 무척 추웠다. 올겨울 들어서 가장 추운날씨로 기록될 것 같다. 더 춥게 느껴진 것은 바람이다. 체감하는 추위는 뼈속에 스밀정도이다. 사무실 안은 포근했다. 일과시간 내내 난방을 해서일 것이다. 아파트도 추운줄 모른다. 갑작스런 추위에 적응하라고 튼 것인지 모른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혹독한 계절이 본격화된 것이다. 추위를 대비하지 못한 사람들은 절감할 것이다. 이런 때가 올지 몰랐을 리가 없다. 그럼에도 준비하지 않았다면 스스로 자초한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옛날을 생각해 본다. 유년시절 시골에 살 때 추웠던 기억밖에 없었던 것 같다. 그때는 왜 그렇게도 추웠을까?..

담마의 거울 2021.12.18

슬픔은 있어도 슬퍼하는 자는

슬픔은 있어도 슬퍼하는 자는 조락의 계절이다. 해마다 이맘때면 거리 곳곳 바닥에 수북히 쌓인 낙엽을 본다. 블로그에 매일 글을 쓰고 있다. 지난 십년 이상 관찰해 본 바에 따르면, 정확히 11월 20일을 전후하여 낙엽이 진다. 지금 그 한가운데 있다. 추락하는 것에 날개는 없다. 커다란 플라타너스 잎파리가 맥없이 툭 떨어진다. 어떤 이는 떨어지는 낙엽을 보고 깨달았다는 기연도 있다. 보통사람이 보기에도 바닥에 뒹구는 낙엽을 보면 깨닫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은 무상이다. 어느 것도 영원하지 않음을 알게 된다. 각자와 범부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무상을 느낀다는 데 있어서는 같을 것이다. 계절무상, 자연무상, 인생무상 같은 것이다. 그러나 무상에서 고와 무아를 보는 것에 있어서 차이가 있다. 범부는 ..

담마의 거울 2021.11.23

잠들기 전에 성찰하는 시간을

잠들기 전에 성찰하는 시간을 새벽 세 시대에 눈이 떠진다. 더 잘수도 있지만 내 시간으로 활용하고자 한다. 새벽시간은 성찰하기 좋은 시간대이기 때문이다. 왜 새벽에 성찰하기 좋을까? 그것은 자신과 대면하기 때문이다. 일과가 시작되면 대상에 마음에 가 있게 되지만, 새벽에는 자신에게 마음이 향한다. 그래서 어제 일에 대해서 떠 올려 본다. 신체적으로, 언어적으로, 정신적으로 부끄럽고 창피한 행위가 성찰대상이 된다. 성찰과 유사한 말이 있다. 살핌이라는 말이다. 그래서 흔히 "자신의 행위를 살펴라."라고 말한다. 이때 살핌은 현재의 의미가 강하다. 지금 여기에서 자신의 행위를 보는 것이다. 사띠의 뜻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사띠와 살핌, 성찰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모두 자신의 행위와 관련이 있다. 사띠..

담마의 거울 2021.11.11

오늘도 감각을 즐기기에 바쁜

오늘도 감각을 즐기기에 바쁜 평범한 삶을 살다 죽으면 곧 잊혀진다. 영화대사에서 본 자막이 기억에 남는다. 보통사람이 이런 사실을 안다면 그는 보통사람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어리석은 자가 어리석음을 알면 그로써 현명한 자가 된다."(Dhp.63)라고 했을 것이다. 페이스북에서 어떤 이의 죽음관에 대한 글을 보았다. 죽음에 대해 토론하다가 내린 결론이라고 했다. "내가 없어도 세상은 잘 돌아 간다."라는 취지로 써 놓았다. 왜 이런 결론을 내렸을까? 이는 허무주의에 바탕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허무주의자는 인생을 원타임뿐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인생을 알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지금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등 감각된 것만이 진실이라고 말한다. 자신의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이나 증명되지 않은 것..

담마의 거울 2021.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