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기 385

멍때리기도 명상이라는데

멍때리기도 명상이라는데 새벽시간을 사랑한다. 자는둥마는둥 하다 깨어 앉아 있으면 고요해서 좋다. 아무 방해도 받지 않는다. 아침 6시까지는 나의 시간이다. 하루 오전, 오후, 저녁 세 타임이 있다면, 나에게는 새벽타임이 하나 더 있다. 그런 새벽타임은 사유하기 좋은 시간이다. 새벽타임은 또한편으로 멍때리기 하기 좋은 시간이다. 아무 생각없이 멍하니 앉아 있는 것이다. 굳이 애써 사유하려 하지 않는다. 그런데 최근 사람들 입에서 멍때리기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어떤 이는 경치좋은 카페에 가서 창밖을 바라보며 멍때리기하고 싶다고 말한다. 대체 멍때리기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멍때리기에 대해 검색해 보았다. 긍정적 내용이 많다. 아무생각없이 멍하니 있는 것은 두뇌 건강에도 좋다고 한다. 뇌를 많이 쓰는 현..

수행기 2021.01.21

싫어하여 떠나서 사라지면

싫어하여 떠나서 사라지면 닙비다, 위라가, 위뭇띠. 이를 염오, 이욕, 해탈이라고 한다. 궁극적으로는 해탈이다. 자유를 말한다. 어느 것에도 걸리지 않는 대자유이다. 초기경전에서 닙비다(nibbidā), 위라가(virāga), 위뭇띠(vimutti)라는 말을 도처에서 접한다. 한국빠알리성전협회본을 보면 “싫어하여 떠나서 사라지면 해탈한다.”라고 번역되어 있다. 해탈하려면 먼저 싫어하는 마음을 내야 한다. 그것이 빠알리어로는 닙비다이고 한자어로는 염오이다. 이 말은 “싫어하는 마음이 없으면 대자유를 얻을 수 없다.”라는 말과 같다. 대체 무엇을 싫어 한단 말인가? 사람들은 호불호와 쾌불쾌로 살아간다. 한번 좋으면 ‘죽도록’ 좋아하고, 한번 싫으면 ‘죽어라’ 싫어한다. 닙비다는 그런 싫어함이 아니다. 자신에..

수행기 2021.01.16

근육이 놀랬나?

근육이 놀랬나? 무엇이든지 지나치면 아니함만 못하다. 스쿼트를 하다 허리 근육이 놀란 것 같다. 스쿼트를 과도하게 한 것이 원인이다. 나름대로 스쿼트를 하고 있다. 허벅지를 뻐근하게 하는 것이 목표이다. 허벅지 근육을 키우면 노년에 휠체어 타지 않는다는 말을 들은 것이 자극제가 되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체중을 실어 버티기를 해야 한다. 엉덩이를 최대한 아래로 빼는 자세를 말한다. 이를 엉거주춤 자세라 할 만하다. 이때 수평을 유지하기 위하여 두 팔을 앞으로 뻗어야 한다. 최대한 엉덩이를 내린 자세로 하나, 둘 하며 열을 셌다. 스마트폰 스톱워치를 10분에 셋팅 해 놓고 이런 동작을 반복했다. 스쿼트할 때는 네 단계로 한다. 내려 갈 때 열을 센다. 허리는 가능하면 세우려 하고 무릎은 굽히지만 다리를..

수행기 2021.01.07

팔정도는 십선행(十善行)에 대한 것

팔정도는 십선행(十善行)에 대한 것 팔정도경(S45.8)을 매일 암송하고 있다. 1,100여자에 달하는 글자를 한번에 처음부터 끝까지 암송하는 것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더구나 나이가 들어 이제 초로가 되었다. 기억력에도 한계가 있을 것 같은데 놀랍게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암송함에 따라 다음 구절이 톡톡 튀어나오는 것이다. 반복숙달되어서 가능한 것이다. 팔정도경을 하루 두 번 또는 세 번 암송하고 있다. 마치 스님들이 조석으로 그리고 사시에 예불 드리는 것처럼 혼자 나직한 목소리로 암송한다. 하나도 틀리지 않고 삼마사마디까지 암송했을 때 무척 상쾌하다. 그때 스스로 “사두! 사두! 사두!”라는 말이 튀어나온다. 해 낸 것을 스스로 대견스러워하며 이 공덕을 먼저 돌어가신 부모님께 올린다. 그리고..

수행기 2021.01.03

스쿼트는 일종의 몸관찰 수행

스쿼트는 일종의 몸관찰 수행 그 동안 몸에 대해 신경 안 썼다. 사실상 방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운동을 하지도 않는다. 그저 집과 사무실을 왔다갔다 할 뿐이다. 숨만 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호흡명상을 하는 것도 아니다. 운동과 담을 쌓고 살다 보니 몸이 많이 약해졌다. 그렇다고 큰 병이 있는 것은 아니다. 간신히 버티고 있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러나 글을 쓸 때는 힘이 난다. 어디서 이런 힘이 나오는지 모른다. 글쓰기에 몰입하면 서너시간은 금방지나 간다. 글을 인터넷에 올리고 나면 일시적으로 강한 쾌감을 느낀다. 이를 유쾌, 상쾌, 통쾌라 해야 할 것이다. 늘 앉아 있다보니 자세도 구부정해졌다. 마치 자라목처럼 된 것 같다. 이런 지적을 많이 받는다. 이것도 어쩌면 직업병일 ..

수행기 2020.12.28

허벅지가 뻐근할 때 그 짜릿함이란

허벅지가 뻐근할 때 그 짜릿함이란 일요일 새벽이다. 2시대에 잠이 깨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글쓰기한다고 스마트폰 자판을 치면 시간이 금방 지나갈 것이다. 팔정도경을 암송하고자 했으나 피곤할 것 같다. 긴 길이의 경을 떠 올린다는 것은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 그저 누워 있었다. 그러다 잠들었다. 그러나 깊은 잠이 아니다. 꿈만 꾸었다. 선잠에 꾸는 꿈은 뒤숭숭한 꿈이기 쉽다. 꿈꾸고 나니 피곤했다. 자는둥 마는둥 하다 아침 6시를 맞이 했다. 일어날 시간이다. 그러나 몸도 찌뿌둥하고 마음도 쳐져 있어서 기운이 다 빠진 듯 했다. 이럴땐 어떻게 해야 할까? 움직일 기력조차 없는 상황에서 일단 경행해 보기로 했다. 방안을 몇차례 왕복했다. 그러다가 “스쿼트를 해 보면 어떨까?’라고 생각했다. 즉시 실..

수행기 2020.12.27

누구도 가져 갈 수 없는 배움의 재물, 빠알리 팔정도경을 외우고

누구도 가져 갈 수 없는 배움의 재물, 빠알리 팔정도경을 외우고 오늘 스님과 약속을 지켰다. 오늘은 빠알리 ‘팔정도경(S45.8)’을 다 외운 날이다. 빤냐완따 스님과의 약속이다. 올해 7월 성남에 있는 스님의 처소를 방문했을 때 팔정도를 생활화 할 것을 권유 받았다. 그리고 빠알리팔정도경을 외우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이에 외우겠다고 약속했다. 약속을 했으면 지켜야 약속을 했으면 지켜야 한다. 점심약속도 지키려고 노력한다. 하물며 스님과의 약속을 어길 수 없다. 그러나 차일피일 미루었다. 언젠가 때 되면 외우려 한 것이다. 그러다가 11월 1일 담마와나선원 까티나법요식 때 스님과 마주쳤다. 스님과의 약속이 생각나서 먼저 “빠일리 팔정도경 꼭 외우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외우는 것을 더 이상 미룰 수 없..

수행기 2020.12.25

수행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수행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삐띠 짜 위라가 우뻬카꼬 짜 위하라띠 사또 짜 삼빠자노 수칸짜 까예나 빠띠상베데띠 얀땅 아리야 아찍칸띠 우뻬카꼬 사띠마 수카위하라띠 땅 따띠양 자낭 우빠삼빳짜 위하라띠” 오늘 새벽 빠알리 팔정도경에서 삼마사마디(正定)의 세 번째 게송을 외웠다. 먼저 이전에 외운 것을 확인했다. 거의 30분 걸린 것 같다. 마치 마음 속의 사진을 보듯이 또박또박 떠올렸다. 차례로 암송하다 보면 신기하게도 다음 단어가 척척 올라온다. 암기효과인 것이다. “에왕 메 수땅”에서 부터 시작하여 삼마사마디 두 번째 선정 것까지 다 외운 것을 확인하고 세 번째 선정에 대한 게송을 외웠다 거의 한시간 걸렸다. 생소한 단어 몇개가 있기는 했지만 자꾸 반복하다 보면 외워진다. 세 번째 선정의 클라이막스는..

수행기 2020.12.24

욕망과 불선법을 잠재우려면

욕망과 불선법을 잠재우려면 부처님의 가르침은 즉각적이다. 보배경에서“청정한 삼매는 즉각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삼매이니”(Stn.226)라는 말로 알 수 있다. 가르침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접하는 순간 즉각적 효과가 있다. 그래서 “시간을 초월하는 가르침”(S11.3)이라고 했다. 대상에 집중했을 때 특히 그렇다. 빠알리 팔정도경(S45.8) 외우기가 이제 막바지에 접어 들었다. 팔정도 중에 가장 마지막에 있는 삼마사마디 외우기에 들어 갔기 때문이다. 네 가지 선정이 있기 때문에 네 단락을 외워야 한다. 오늘 새벽 초선정 정형구를 외웠다. “위위쩨와 까메히 위위짜 아꾸살레히 담메히 사위딱깡 사위짜랑 위웨까장 삐띠수캉 빠타망 자낭 우빠삼빳자 위하라띠” 이 게송을 외우기 전에 먼저 이제까지 외운 것을 확인했..

수행기 2020.12.21

지금 내 마음이 무엇을 하고 있는가?

지금 내 마음이 무엇을 하고 있는가? 지금 나는 행복할까? 확실히 변화는 감지된다. 사오년전 정치적 현실과 비교하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행복한 상태이다. 그러나 우울하다. 이유는 무엇일까? 선거에서 압승하고 공수처 출범도 눈 앞에 두고 있지만 여전히 근심걱정하는 것은 어떤 이유일까? 만족지수가 있다. 행복지수라고도 한다. 소유 대 욕망에 대한 것이다. 아무리 많이 소유해도 욕망이 크면 만족지수는 떨어진다. 반대로 소유와 관계없이 욕망을 최소화 하면 만족지수는 올라간다. 이는 ‘만족지수=소유/욕망’이라는 등식이 성립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많은 성과를 내었다. 그러나 결코 만족하지 않는다. 아직도 해야 할 것이 많다. 그래서 행복하지 않다. 오륙년전과 비교하면 만족해야 하나 만족하지 않는 것은 아직 ..

수행기 2020.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