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권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 14-15 I, 내 등에 진 감당할 수 없는 짐이 있기에 등의 짐은 무겁다. 감당할 수 없는 짐을 지고 가는 사람이 있다. TV에서 중국 명승지 산을 올라가는 짐꾼을 본 것이다. 그러나 청소년 시절에 본 연탄배달꾼의 등짐을 잊을 수 없다. 1970년대 산동네에 살았을 때이다. 연탄배달꾼은 시커먼 연탄을 20장가량 지고서 산동네 언덕을 오른다. 한발한발 떼는 것에서 천근만근 삶의 무게가 느껴졌다. 속된 말로 '쎄가 빠진다'는 말이 있는데 짊어진 연탄의 무게에서 실감했다. 연탄배달꾼의 숨소리는 매우 거칠었다. 눈빛은 형형했다. 연탄배달꾼은 나보다 불과 서너 살 많았던 것 같다. 중학교 때 본 것이다. 산동네의 가파르고 비좁은 골목은 차도 리어커도 들어갈 수 없었다. 오로지 지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