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6/25 3

불성사에서 보리똥 수확을

불성사에서 보리똥 수확을 대지는 축축히 젖어 있다. 어제 내린 비로 산천초목에 생명력이 넘치는 것 같다. 고개 아래로 내려 가자 불성사가 보였다. 이 깊은 산중에 고래등 같은 전각이 있다니! 기적이라 아니할 수 없다. 불성사 대웅전은 예술작품 같다. 보아도 보아도 질리지 않는다. 이제까지 수많은 전각을 보았지만 이처럼 마음을 사로잡는 전각을 보지 못했다. 90년대 말 헬리콥터로 자재를 날라서 지었다고 한다. 절에 가면 삼배해야 한다. 불성사 부처님상에 삼배했다. 불, 법, 승 삼보에 삼배한 것이다. 그런 부처님은 2000년대 초반이나 지금이나 여전하다. 세월이 많이 흘렀다. 불성사에 다닌지도 20년 되었다. 그렇다고 스님을 만난 것은 아니다. 지나가다 대웅전에서 조용히 삼배만 했을 뿐이다. 오늘은 특별한..

진흙속의연꽃 2022.06.25

네 눈물을 기억하라!

네 눈물을 기억하라 등에 짐이 점점 무겁게 느껴진다. 쌀 3키로를 포함하여 물과 배낭 자체 무게 등 4키로는 넘는 것 같다. 오르막 길에 땀이 비오듯 하다. 지금 시각 7시 16분, 출발지에서 48분 지났다. 쉬지 않고 올라 왔다. 여기는 불성사 가는 계곡이다. 깊은 계곡을 따라 올라 가야 한다. 이른바 깔딱고개를 넘어야 불성사가 아래에 있다. 아직 갈 길이 멀었다. 오르막만 있는 길이다. 이제 반 온 것 같다. 앞으로 몇 십분 "빡세게" 올라가야 한다. 계곡길은 오르막만 있는 너덜길이다. 탄탄대로만 다니다가 무거운 짐을 지고 너덜길을 오르다 보니 내 인생을 보는 것 같다. 큰 짐을 지고 있다. 내 등에 있는 짐이다. 죽을 때까지 짐을 지고 가야 한다. 어쩌면 내 등에 짐이 있기에 여기까지 왔는지 모른다..

진흙속의연꽃 2022.06.25

불성사 가는 길에

불성사 가는 길에 오늘 불성사 가는 날이다. 지난 봄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불성사에 갔었는데 그때 보리똥 수확철이 되면 오겠다고 말했다. 오늘이 그날이다. 아침 일찍 출발했다. 낮에 가면 더위에 땀을 흘릴 것 같다. 선선할 때 출발하고자 했다. 집에서 5시 50분에 길을 나섰다. 불성사까지는 얼마나 많이 걸릴까? 몇 개 산을 넘어야 한다. 가장 난코스도 있다. 국기봉 가는 계곡길이다. 배낭에는 수 키로 짐이 있다. 나는 과연 잘 넘을 수 있을까? 컨디션이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다. 그럼에도 약속은 지켜야 한다. 자민스님과 약속한 것이다. 보리똥 열매가 흐드러지게 맺어 있을 때 가기로 한 것이다. 어제 이마트에서 쌀을 샀다. 절에서는 돈 보다 쌀이 필요하다고 들었다. 당초 5키로짜리 사려 했으나 무리라고 ..

진흙속의연꽃 2022.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