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7678

죽음같은 겨울비 내리는 날에

죽음같은 겨울비 내리는 날에 단풍나무 이파리가 바닥에 가득하다. 겨울을 재촉하는 비에 거의 대부분 떨어졌다. 대량학살을 보는듯 하다. 은행나무 이파리는 11월 18일 경에 떨어졌다. 조금씩 찔끔찔끔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일시에 떨어졌다. 그때도 대량학살을 보는 듯 했다. 은행나무 잎이 지면 가을이 끝났음을 알리는 것 같다. 대개 11월 20일 전후에서 일시에 진다. 그럼에도 단풍나무 잎은 남아 있다. 마침내 오늘 비바람이 부는 날 종말을 맞이 했다. 비오는 날 거리는 앙상하다. 나목이 되어 버린 거리는 을쓰년스럽다. 빛나는 도시의 거리임에도 우수의 마음이 든다. 하물며 빈촌의 거리는 어떠할까? 부지런한 사람들은 월동준비를 한다. 눈이와도 비바람이 불어도 아늑한 보금자리를 만든다. 더 부지런한 사람들은 노..

묵묵히 해야 할 바를 다하는 사람이 있기에

묵묵히 해야 할 바를 다하는 사람이 있기에 일년에 한번 있는 감사의 날이다. 연중행사로 치루어진다. 어제 백권당으로 사람들이 왔다. 정의평화불교연대(정평불) 사람들이다. 정평불에서 감사 역할을 맡고 있다. 내가 맡고 싶어서 맡은 것이 아니다. 맡아 달라고 해서 맡은 것이다. 기간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언제까지 할지 알 수 없다. 다만 해야 할 일을 해야 할 뿐이다. 어제 백권당에 여섯 명 모였다. 감사 장소를 백권당으로 선택한 것이다.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백권당에서 감사작업을 했다. 내가 감사역할을 맡고 있어서 백권당을 선택했을 것이다. 감사는 일요일 오전 11시부터 시작되었다. 시간이 되자 공동대표 김광수 선생, 사무총장 이덕권 선생, 재무담당 조현덕 선생, 또 다른 감사 박금재 선생, 그리고 ..

칼로 사람을 베어도 죄가 되지 않는 사조가 유행한 것은

칼로 사람을 베어도 죄가 되지 않는 사조가 유행한 것은 사람을 칼로 베어도 죄악이 아니라고 한다. 세상에 어떻게 이런 것이 가능할까? 분명한 사실은 부처님 당시에 이런 사조가 있었다는 것이다. 금요니까야 모임이 12월 8일 한국빠알리성전협회에서 열렸다. 올해 마지막 모임이다. 이번 모임으로 공부모임은 긴 방학에 들어간다. 내년 2월 넷째주 금요일(23일)에 다시 열린다. 무엇이든지 마지막 열리는 모임은 감회가 새롭다. 일년 동안 활동을 마무리하는 모임이다. 이에 다과를 준비했다. 도현스님이 떡과 빵과 과일을 준비한 것이다. 오랜만에 방명숙 선생이 왔다. 방선생에 따르면 한 모임이 있는데 날자가 겹쳐서 못 나왔다고 말한다. 올해 마지막 모임에는 사람들 얼굴을 보고자 나온 것이다. 인연의 끈을 놓지 않는 모..

혼자 살 것인가 더불어 살 것인가?

혼자 살 것인가 더불어 살 것인가? 오늘도 백권당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하얀 여백을 맞이 하고 있다. 마치 하얀 도화지에 그림을 그려 나가듯 여백을 채워 나가고자 한다. 어느덧 17년째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다. 만시간의 법칙이 있다. 하루 서너시간 집중해서 십년을 하면 프로페셔널이 된다는 법칙을 말한다. 글쓰기 17년이니 십년을 넘었다. 매일 오전은 글쓰기로 보냈다. 일상에 보고 듣고 느낀 것 중에서 가장 인상 깊은 것을 쓰는 것이다. 전문적 글쓰기는 아니다. 마치 일기처럼, 마치 수필처럼 쓰고 싶은 대로 쓴다. 이런 글에 대하여 ‘인터넷잡문’이라고 칭한 바 있다. 17년 글쓰기를 하고 있는 나는 프로페셔널일까?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자판치는 대로 쓴다. 주제는 정해 놓고 치지만 어디로 튈지 ..

진흙속의연꽃 2023.12.09

음식은 모든 세포의 자양분, 차제매식 54 막창집에서 먹은 아구지리탕

음식은 모든 세포의 자양분, 차제매식 54 막창집에서 먹은 아구지리탕 오늘 점심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만원이나 되는 점심값이 아깝지 않다. 잘 먹은 한끼의 점심은 삶의 활력을 불어넣기에 충분하다. 오늘 점심은 밖에서 먹기로 했다. 요즘 오피스텔 구내식당에서 먹고 있는데 매일 먹다 보니 식상한 것이다. 이럴 때는 변화를 주어야 한다. 오늘은 무엇을 먹어야 할까? 그날 컨디션에 따라 메뉴선택이 달라진다. 그다지 배가 고프지 않다. 이럴 때는 면이 좋을 것 같다. 월남사람이 운영하는 월남쌀국수집에 가고자 했다. 언제나 계획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쌀국수식당에 가는 길에 하나의 입간판을 보았다. 강하게 끌리는 문구가 있었다. 그것은 아구탕이다. 얼큰한 것이 먹고 싶어졌다. 매운탕도 쌀국수 못지 않게 매력적인 음..

음식절제 2023.12.08

사중축복과 오중축복의 차이는?

사중축복과 오중축복의 차이는? 평온한 아침이다. 지금 시각은 7시 11분, 아직 해는 뜨지 않았다. 잔뜩 구를 낀 날씨이지만 마음은 가볍다. 몸도 편안하다. 몸과 마음이 가벼우니 삶에 활력을 느낀다. 몸이 불편하면 만사가 귀찮다. 어제가 그랬다. 불선심만 일어나는 것 같았다. 잘 먹고 잘 쉬고 푹 자다 보니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는 듯이 경안상태가 되었다. 마음에 여유가 있다. 그것은 짐이 없는 것이 큰 이유가 된다. 일감이 있어서 해야 할 일이 있다면 마음은 조급해진다. 납기를 지켜야 하고 그것도 품질에 문제가 없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해야 할 일이 아무것도 없을 때 해방된 것 같다. 사람들이 한 세상을 살면서 가장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대부분 사람들은 돈일 것이다. 재물이 행복을 가져다..

담마의 거울 2023.12.08

누가 대한민국을 집어삼켰는가? 영화 ‘서울의 봄’을 보고

누가 대한민국을 집어삼켰는가? 영화 ‘서울의 봄’을 보고 왜 이렇게 역사가 반복될까? 어느 시대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과거의 행태를 답습하고 있다. 미래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대체 어떤 요인이 역사를 반복하게 만드는 것일까? 흔히 역사는 진보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과거 역사를 보면 그다지 크게 진보한 것 같지 않다. 군주제에서 민주주의로 전환했다고 하지만 근본에 있어서는 바뀐 것이 없다. 아마도 그것은 ‘권력욕’ 때문일 것이다. 어제 영화 ‘서울의 봄’을 봤다. 요즘 유튜브와 에스엔에스에서 회자되고 있는 영화이다. 영화를 본 사람들이 공통적로 말한 것이 있다. 거의 대부분‘분노했다’라고 말한다. 어떤 이는 혐오로 인하여‘속이 니글거렸다’라고 말한다. 또 어떤 이는 억울해서‘눈물을 흘렸다’라고 말한다. ..

붓다의길따라 선원에 수행기 택배를 보내고

붓다의길따라 선원에 수행기 택배를 보내고 가만 있으면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 세상에서 가장 편한 것은 가만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가만 있지만은 않는다. 감각을 즐긴다. 눈과 귀 등으로 감각을 즐기는 데는 바쁜 것이다. 가만 있지 않기로 했다. 가만 앉아서 TV를 보거나 유튜브를 보거나 에스엔에스만하는 행위는 하지 않는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일을 하기로 했다. 글을 쓰는 것, 경전을 읽는 것, 경을 외우는 것, 외운 것을 암송하는 것, 그리고 수행을 하는 것이다. 수행을 하면 수행기를 쓴다. 그렇다고 매일 쓰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재가우안거 때는 매일 썼다. 한시간 좌선하면 두 세 시간은 글쓰기로 보냈다. 그 결과 한권의 책이 만들어졌다. 책 이름을 ‘111 위빠사나수행기 VI 2023재가우..

진흙속의연꽃 2023.12.06

일터로 가는 길에 동쪽 하늘을 바라 보니

일터로 가는 길에 동쪽 하늘을 바라 보니 늘 아침이 되면 마음이 새롭다. 약간의 설레임도 있다. 새날을 맞이하는 마음은 동녘 하늘을 봄으로써 절정에 이른다. 해가 많이 짧아졌다. 이제 가장 짧은 날인 동지를 향해서 간다. 그러고 보니 동지가 불과 18일밖에 남지 않았다. 어둠이 깊으면 새벽이 머지 않다고 말한다. 동지에 가까이 가면 갈수록 어둠은 깊어진다. 절정에 이르면 그 다음부터는 꺽여진다. 아침 7시 다 되어서 안양천에 이르렀다. 징검다리를 건너야 한다. 징검다리에서 본 동쪽하늘은 장엄했다. 날마다 보는 하늘이지만 볼 때 마다 느낌이 다르다. 하늘을 벌겋게 장엄한 날은 구름이 끼었을 때이다. 구름이 새벽노을에 반사 되었을 때 장엄하다. 그러나 오래 가지 않는다. 불과 이삼십분이면 사라지고 만다. 새..

진흙속의연꽃 2023.12.05

글쓰기도 보국(報國)이다

글쓰기도 보국(報國)이다 오늘 해야 할 일이 있다. 오늘 처리하지 않으면 안될 일이 있다. 그 중에 하나는 글쓰기도 포함된다. 오늘 하루 종일 일을 하다시피 했다. 일감이 있어서 일을 한 것이다. 계산해 보니 반달 먹고 살 일거리이다. 일감은 10일 작업 분량이다. 최대한 빨리 만들어 주어야 한다. 재료비가 들어가지 않는 일이다. 컴퓨터 작업으로 끝나는 일이기 때문에 시간투자만 하면 된다. 일감이 있으면 신속히 처리한다. 메일로 일감을 받았을 때 가장 먼저 쓰는 답신은 “감사합니다. 신속히 처리하겠습니다.”라는 말이다. 이런 답신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안심하게 하고 신뢰를 주게 하기 위한 것이다. 일감이 있을 때 미룰 이유가 없다. 나의 일이기 때문이다. 고객은 늘 급하다. 고객은 늘 빨리 해달라고 한다...

진흙속의연꽃 2023.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