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11 2

죽음같은 겨울비 내리는 날에

죽음같은 겨울비 내리는 날에 단풍나무 이파리가 바닥에 가득하다. 겨울을 재촉하는 비에 거의 대부분 떨어졌다. 대량학살을 보는듯 하다. 은행나무 이파리는 11월 18일 경에 떨어졌다. 조금씩 찔끔찔끔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일시에 떨어졌다. 그때도 대량학살을 보는 듯 했다. 은행나무 잎이 지면 가을이 끝났음을 알리는 것 같다. 대개 11월 20일 전후에서 일시에 진다. 그럼에도 단풍나무 잎은 남아 있다. 마침내 오늘 비바람이 부는 날 종말을 맞이 했다. 비오는 날 거리는 앙상하다. 나목이 되어 버린 거리는 을쓰년스럽다. 빛나는 도시의 거리임에도 우수의 마음이 든다. 하물며 빈촌의 거리는 어떠할까? 부지런한 사람들은 월동준비를 한다. 눈이와도 비바람이 불어도 아늑한 보금자리를 만든다. 더 부지런한 사람들은 노..

묵묵히 해야 할 바를 다하는 사람이 있기에

묵묵히 해야 할 바를 다하는 사람이 있기에 일년에 한번 있는 감사의 날이다. 연중행사로 치루어진다. 어제 백권당으로 사람들이 왔다. 정의평화불교연대(정평불) 사람들이다. 정평불에서 감사 역할을 맡고 있다. 내가 맡고 싶어서 맡은 것이 아니다. 맡아 달라고 해서 맡은 것이다. 기간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언제까지 할지 알 수 없다. 다만 해야 할 일을 해야 할 뿐이다. 어제 백권당에 여섯 명 모였다. 감사 장소를 백권당으로 선택한 것이다.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백권당에서 감사작업을 했다. 내가 감사역할을 맡고 있어서 백권당을 선택했을 것이다. 감사는 일요일 오전 11시부터 시작되었다. 시간이 되자 공동대표 김광수 선생, 사무총장 이덕권 선생, 재무담당 조현덕 선생, 또 다른 감사 박금재 선생, 그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