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 36

개정판 족보를 받고

개정판 족보를 받고 목조, 익조, 도조, 환조, 익숙한 이름이다. 고교시절 국어시간 때 ‘목익도환’으로 외웠다. 이뿐만이 아니다. “셔블기별을 알쎄 하바자 나자가샤”라는 말도 기억난다. 고문시간에 외운 것이다. 사촌형에게서 전화가 왔다. 일년에 한번 모이는 함평사촌모임 이외에는 연락이 없다. 그것도 카톡으로 모임 연락을 받는다. 그런데 전화를 한 것이다. 어떤 일일까? 가슴이 철렁했다. 전화가 거의 없는 사람에게서 전화가 오면 좋지 않은 일이기 쉽상이다. 그러나 안심했다. 형은 족보를 택배로 붙여 주겠다고 했다. 그제 택배를 받았다. 두께가 상당한 족보 두 권을 받았다. 인조가죽케이스로 된 것으로 각권당 천페이지가량 된다. 나에게도 족보가 있었던 것이다! 족보가 있기는 있었다. 수십년 된 것 같다. 사촌..

진흙속의연꽃 2023.11.30

111권 위빠사나수행기 VI 재가우안거, 내가 청정해지면 세상사람들도

111권 위빠사나수행기 VI 재가우안거, 내가 청정해지면 세상사람들도 연일 영하의 날씨가 계속 되고 있다. 이렇게 추울 때는 이불에서 나오고 싶지 않다. 그럼에도 뜨거운 물에 사워를 하고 외투를 입고 목도리를 하고 마스크를 쓰고 집을 나서면 새로운 기분이 된다. 오늘도 백권당으로 향했다. 달리 갈 곳이 없다. 나이 들어 이런 아지트가 있는 것 만 해도 축복이다. 사무실에 가면 일도 하고 글도 쓰고 명상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집에서 아지트까지는 1.3키로 20여분 걸린다. 천천히 걷는다. 새김을 실어서 걷는다. 수행자에게 빠릿빠릿한 것은 미덕이 아니다. 길을 걸으면서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그것은 ‘윤회의 두려움’에 대한 것이다. 청정도론 1장에 따르면 윤회에서 두려움을 보는 자는 빅쿠라고 했다. 머리..

책만들기 2023.11.29

테이블 커튼을 달았더니

테이블 커튼을 달았더니 청소를 하면 몸도 마음도 상쾌해진다. 가구를 달리 배치하면 산뜻한 기분이다. 사무실에 칸막이를 달리 배열하면 새로운 기분이다. 커튼을 달면 안온하고 아늑해 보인다. 백권당에 보여주고 싶지 않은 것이 있다. 그것은 책상 바로 옆에 있는 커피 타 마시는 테이블이다. 이를 주방테이블이라고 말할 수 있다. 주방테이블 위에는 전자레인지와 초소형 냉장고가 있다. 테이블 밑에는 커피를 타 마실 수 있는 커피, 머그잔, 필터용기, 절구 등 잡다한 것들이 있다. 더구나 아래에는 퇴수용기도 있다. 퇴수용기는 도자기로 된 것으로 직경이 250센티에 달한다. 마치 요강처럼 생겼다. 용도는 커피 퇴수용이다. 드립하다 남은 물을 버리는 용기이다. 차를 마시다 남아도 버린다. 용기가 가득 차면 날 잡아 버린..

진흙속의연꽃 2023.11.28

태국에서도 난리가 나고 한국에서도 난리가 난 한국고승들의 태국비구계 수계

태국에서도 난리가 나고 한국에서도 난리가 난 한국고승들의 태국비구계 수계 나는 대승불자인가 테라와다불자인가 티벳불자인가? 당연히 테라와다불자이다. 한국테라와다불교 교단에서 계를 받은 것도 이유가 된다. 담마다사라는 법명이 이를 말한다. 그렇다고 타불교 전통을 배척하지 않는다. (2018 담마와나 선원 수계식) 타불교 전통을 존중한다. 천장사에 도반이 있어서 종종 가기도 하는 것이 좋은 예이다. 성원정사에서는 천도재도 지냈다. 능인선원 불교교양대학 도반들이 있어서 지금도 모임이 유지되고 있다. 또한 국내 사찰순례를 가기도 한다. 테라와다불교는 초기불교전통을 계승했다. 가능하면 부처님 가르침대로 살려고 노력하는 교단이다. 한국에서 테라와다불교도 예외가 아니다. 오후에 먹지 않는 오후불식을 지키는 것도 부처님..

담마와나선원 2023.11.27

자신이 수다원인지 아는 방법이 있는데

자신이 수다원인지 아는 방법이 있는데 두 가지 죽음이 있다. 어떤 이는 “그 사람 참 아깝다.”라고 말한다. 또 어떤 이는 “그 놈 참 잘 죽었다.”라고 말한다. 아까운 죽음이 있다. 오래 살아서 이 사회와 이 세상에 기여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한창 일할 나이에 요절한다든가 사고로 인하여 사망했을 때 사람들은 아쉬워하고 애도 한다. 저주하는 죽음도 있다. 이 사회와 세상을 어지럽힌 자를 말한다. 그 사람으로 인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았을 때 하루빨리 사라지기를 바란다. 사람들은 그의 죽음을 속시원하게 생각한다. 며칠전 아까운 죽음이 있었다. 김성철 선생이 갑자기 사망한 것이다. 사인은 심장마비라고 한다. 운동하다 쓰러져서 사망에 이르렀다고 한다. 에스엔에스에서는 김성철 선생의 부고 소식에 안타까워..

담마의 거울 2023.11.26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 "그렇구나. 일이 있구나. 오늘도 해야 할 일이 있구나. 일이 있으면 좋은 거지." 오늘 새벽 속으로 말한 것이다. 아침에 눈을 떳을 때 멍하다. 위빠사나 스승들은 눈 뜨자마자 사띠하라고 한다. 잠을 잘 때는 깰 것을 염두에 두고 잠을 자라고 한다. 잠 들기 전까지 새김(사띠)을 유지하라는 말과 같다. 오늘 일요일 새벽이다. 잠에서 깼을 때 어제 일이 떠 올랐다. 모처럼 손맛을 느꼈다. 마우스를 클릭하는 맛을 느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오후가 다 갔다. 큰 일감이 걸린 것이다. 다 끝난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런데 잊을만 하면 찾아 준다. 어느 날 전화가 와서 "그 일 계속 합니까?"라며 묻는다. 또 "요즘 바쁘세요?"라며 묻는다. 반갑게 "오랜 만 입니다. 전화 ..

진흙속의연꽃 2023.11.26

흐름을 거슬러 가는 연어처럼, 오취온에서 집착 떼어놓기

흐름을 거슬러 가는 연어처럼, 오취온에서 집착 떼어놓기 오온과 오취온은 어떻게 다른가? 이에 대한 논란이 금요니까야모임에서 있었다. 전재성 선생은 같은 것이라고 했다. 초기경전에서는 아라한이 아닌 한 같은 의미로 쓰인다고 했다. 11월 두 번째 니꺄야모임 11월 두 번째 니꺄야모임이 11월 24일 한국빠알리성전협회에서 있었다. 이날 모임에는 도현스님을 비롯하여 본인, 그리고 장게영, 홍광순, 유경민, 방기연, 안진현, 김종선, 김경예, 정진영 선생이 참석했다. 모임에서는 모두 네 개의 경을 합송했다. 상윳따니까야 ‘존재의 다발 모아엮음’(S22)에 대한 것이다. 차례로 나열하면 1) ‘누가 묻는다면 부처님께서 무엇을 가르쳤다고 해야 할까’, 2) ‘시간의 악마성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무엇일까’, 3) ‘삶..

고통의 끝을 보고자 했으나

고통의 끝을 보고자 했으나 반가운 손님이 찾아 왔다. 오랜만에 온 손님이다. 그 동안 오지 않아서 기다리기도 했다. 통증이 찾아 온 것이다. 매일 의무적으로 한시간 앉아 있기로 했다. 스스로 약속한 것이다. 이를 ‘결정바라밀’이라고도 할 수도 있다. 어떤 일을 하는 데 있어서 결심을 하면 목표로 하는 것이 달성될 수 있다. 백권당에 명상공간이 있다. 사무실 반을 칸막이로 막아 놓아 명상공간으로 활용한 것이다. 2020년 1월에 만들었다. 명상공간은 세 평이 약간 넘는다. 매트 깐 면적만 계산 한 것이다. 매트 위에는두께가 10센티 되는 두꺼운 방석이 있다. 대단히 푹신하다. 페이스북친구가 선물해 준 것이다. 처음에는 방석을 반으로 말아 앉았다. 그러다 보니 엉덩이 닿는 면적이 좁았다. 올 여름부터는 두께..

수행기 2023.11.23

나도 명사가 될 수 있을까?

나도 명사가 될 수 있을까? 세상에 쓰고 싶은 것이 많다. 처음 글쓰기 할 때는 소재에 목말랐다. 그날 일어난 일을 모두 다 쓸 수 없다. 그날 가장 인상적인 사건이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오늘 아침 머리를 감다가 문득 명사에 대한 것이 떠올랐다. 종교전문기자는 왜 명사들만 찾아 다닐까에 대한 것이다. 세상에 이름이 알려진 사람들이 많다. 요즘은 유튜브 시대라 유튜브에도 명사가 있다. 그러나 종교전문기자가 인정하는 불교명사는 불교언론환경에 노출된 사람이 대상이 되는 것 같다. 또한 출가자나 사회적 지위가 있는 사람이 대상이 되는 사람 같다. ‘붓다빅퀘스천’이라는 것이 있다. 불광에서 주최하는 것이다. 여기에 출연하면 불교관련 방송에서도 볼 수 있고 유튜브에서도 볼 수 있다. 한마디로 명사들만 대상이 되..

진흙속의연꽃 2023.11.23

재가수행자의 일상과 재가수행자의 허물

재가수행자의 일상과 재가수행자의 허물 새날이 밝았다. 아침에 눈을 떠보니 새벽 5시 반이다. 그러나 이미 새벽 3시 반에 잠에서 깨었다. 마하시사야도의 위빳사나 수행방법론을 읽다가 다시 잠들었다. 해가 짧아졌다. 밤이 길어졌다. 많이 추워졌다. 새벽에 일어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매일 하는 일이다. 오전 6시 이전에는 무조건 일어나야 한다. 일어나서 해야 할 것이 있다. 아침 준비를 하는 것이다. 고구마를 찌고 계란을 찐다. 백권당에서 먹을 것을 준비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샤워를 한다. 하루도 거르지 않는다. 몸을 청결히 하면 마음도 깨끗해지는 것 같다. 아침 6시 25분에 집을 나섰다. 일터까지 1.3키로 거리이기 때문에 20여분 걸린다. 아파트 동 현관을 나서니 캄캄한 밤중이다. 그러고 보니 동지가..

진흙속의연꽃 2023.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