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2795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사람은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사람은 이미우이 음악이 흐르는 백권당의 아침이다. 오늘 따라 아침햇살이 찬란하다. 이제 보리수는 완전히 살아 났다. 하트모양에 긴 꼬리를 특징으로 하는 잎파리가 본모습을 드러냈다. “예 뿍갈라- 앗타사땅 빠삿타 짯따-리 에따-니 유가-니 혼띠 떼 닥키네이야- 수가땃사 사-와까-”무슨 주문을 외는 것 같다. 이 말은 우리말로 “네 쌍으로 여덟이 되는 사람들이 있어, 참사람으로 칭찬 받으니, 바른길로 가신님의 제자로서 공양 받을 만 하며”(Stn.227)라는 뜻이다. 이 부분에서 음악이 고조된다. 어떤 노래이든지 클라이막스가 있다. 잔잔히 음악이 흐르다가 어느 순간 고조된다. 노래 아침이슬도 그렇다. 아침이슬은 처음에는 나지막하게 진행된다. “나 이제 가노라”라는 부분에 이르러 ..

진흙속의연꽃 2024.03.27

자기연민에 빠졌을 때

자기연민에 빠졌을 때 치매부모에 효자 없다는 말이 있다. 치매에 걸린 부모 간병을 하다 보면 한계에 이르기 때문이다. 이런 때 요양원에 보낸다. 그런 자식의 마음은 어떠할까? 어쩌면 자기연민을 느낄지 모른다. 세상 사람들은 모두 다 행복해 보인다. 거리에 돌아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불행한 사람들은 없는 것 같다. TV나 유튜브를 보아도 온통 즐겁고 행복한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한꺼풀만 들어 가보면 사연이 있다. 대부분 사람들은 고민이 있다. 그것도 말 못할 고민이 있을 수 있다. 부모가 치매에 걸렸다면 말 못할 고민이다. 부모가 불쌍하기도 하지만 자신의 처지도 불쌍하게 생각한다. 자기연민을 하는 것이다. 이 세상에 근심걱정 없는 사람 없다. 누구나 하나 이상 말 못할 고민을 가지고 있다. 다만 표를 ..

진흙속의연꽃 2024.03.24

형성의 그침이 행복

형성의 그침이 행복 아침햇살 가득한 백권당의 아침이다. 보리수 잎사귀가 햇살에 빛난다. 실내에는 자야망갈라가타 음악이 울려 퍼진다. 부처님의 위대한 승리와 축복의 게송이다. 보리수가 부활했다. 잎파리가 모두 떨어져서 죽은 줄 알았다. 기적을 바랬다. 혹시 살아날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분갈이를 해 주었다. 어느 날 희망을 보았다. 미세한 변화가 있었다. 돋보기로 보니 싹이 보였다. 그리고 이삼주 지났다. 지금은 하트모양에 긴 꼬리를 특징으로 하는 잎이 되었다. 보리수가 부활한 것이다! 마음이 침체되었을 때는 음악을 들어야 한다. 나에게 있어서 이미우이 음악은 치료제나 다름 없다. 마음이 차분할 때는 라따나숫따를 듣고, 마음이 심란할 때는 자야망갈라가타, 승리와 축복의 노래를 듣는다. 승리와 축복의 노래 클..

진흙속의연꽃 2024.03.20

생일날 손카드 건네기

생일날 손카드 건네기 명상도 힘이 있어야 한다. 수면불량으로 인하여 컨디션이 엉망일 때 좌선을 하면 잘 집중되지 않는다. 몸이 아프다면 더욱더 안될 것이다. 정신적 장애가 있어도 앉아 있기 힘들다. 오늘 오전 한시간 좌선을 했다. 망상 속에서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개운했다. 아마도 그것은 법념처, 즉 법관찰을 했기 때문일 것이다. 법념처는 무엇일까? 이에 대하여 신념처, 수념처, 심념처를 제외한 모든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래서일까 대념처경을 보면 오장애, 오온, 십이처, 칠각지, 심지어 사성제까지 있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법념처는 부처님 가르침을 말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좌선할 때 주로 몸관찰을 한다. 배의 부품과 꺼짐을 관찰하는 것이다. 이는 마하시방식을 말한다..

진흙속의연꽃 2024.03.18

미음이 기쁨으로 충만할 때

마음이 기쁨으로 충만할 때 “나모 바가와떼 바이사쟈~”백권당에 이미우이 음악이 울펴 퍼진다. 이번에는 약사관정진언이다. 짤막한 산스크리트어 게송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29분동안 계속 반복된다. 오늘 새벽에 집을 나섰다. 새벽 네 시대 일어나 목욕을 하고 백권당에 도착하니 5시 29분이다. 토요일임에도 이렇게 일찍 나온 것은 오늘 꼭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일감 네트리스트를 구성하는 것이다. 오랜만에 일이 겹치기가 되었다. 마치 배우가 겹치기 촬영되면 즐거운 비명 지르는 것처럼, 사업자에게 일감이 겹치기로 있는 것은 든든한 것이다. 이번에 수주 받은 일감은 절대적인 시간을 필요로 한다. 요령이 통하지 않는다. 시간을 투입한 만큼 효과가 있다. 다음주 목요일까지는 마쳐야 한다. 역산해 보니 오늘..

진흙속의연꽃 2024.03.16

뿌리 없는 사람이 살아가는 방식

뿌리 없는 사람이 살아가는 방식 “뿌리도 없는 놈이.” 이 말은 유튜브에서 들은 것이다. 사망유희 토론에서 승리한 어느 유튜버가 일본 유학을 다녀 온 어느 유튜버를 공격하면서 말한 것이다. 정말 그 유튜버는 뿌리가 없는 것일까? 아파트 단지에서 유기견을 보았다. 흰 색 말티즈이다. 집에서 애완견으로 기르는 개가 어떻게 나왔을까? 목줄도 보이지 않는다. 아마 내다 버린 것으로 본다. 도시에서 또 다른 유기견을 보았다. 마치 진돗개처럼 늠름하다. 역시 목줄은 보이지 않는다. 누군가 버린 것 같다. 유기견은 어떤 운명에 처하게 될까? 개는 발정기가 되면 교미를 한다. 목줄을 묶어 놓아도 목줄을 끊어 버리고 기어이 교미를 하고 만다. 이때 상대가 되는 수컷 개는 거의 대부분 유기견이라고 볼 수 있다. 한때 강아..

진흙속의연꽃 2024.03.13

백권당 가는 길에 청둥오리를

백권당 가는 길에 청둥오리를 아침 햇살에 녹청색빛깔이 반짝인다. 이런 장면을 놓칠 수 없다. 카메라를 줌으로 잡아 당겨서 순간포착했다. 매일 아침 안양천을 건넌다. 비산사거리 근처에 있는 안양천을 말한다. 일터에 가는데 징검다리를 건너야 한다. 물오리가 눈에 띄었다. 그것도 청색과 녹색 등 컬러풀한 것이다. 청둥오리가 있었던 것이다. 안양천에서 청둥오리를 본 것은 한두 해가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이십여 년 전에 안양천이 생태하천으로 바뀌고 난 후부터 보아 왔다. 이번에는 바로 앞에서 보았다. 물오리는 가까이 가면 도망간다. 백로도 마찬가지이다. 사진을 찍기 위해 살금살금 접근해 보지만 인기척에 놀라 날아 오른다. 하늘로 비상 했을 때 물오리의 자유를 본다. 청둥오리는 무엇을 먹고 살까? 먹이가 있기 때문..

진흙속의연꽃 2024.03.09

죽을 것처럼 절망스러운 나날일지라도

죽을 것처럼 절망스러운 나날일지라도 오늘이 공휴일인지 몰랐다. 어제 저녁 이런 사실을 알았다. 그러나 나에게는 공휴일은 없다. 누가 알려주든 말든 가는 곳이 있다. 자영업자에게는 주말도 없고 공휴일도 없다. 그야말로 월, 화, 수, 목, 금, 금, 금인 것이다. 2007년 이래 거의 매일 하루도 빠짐 없이 눈만 뜨면 백권당으로 향한다. 17년째 계속 되는 일상이다. 아침에 출근해서 글을 쓰고 일감이 있으면 일을 하는 일상이다. 요즘에는 좌선, 빠알리어 공부, 경전과 논서 읽기, 그리고 책 만들기가 추가 되었다. 늘어나는 것은 글이다. 매일매일 쓰다 보니 매일매일 축적된다. 일년이면 365개의 글이 생긴다. 십년이면 3,650개가 될 것이다. 하루에 두 개 또는 세 개 쓰는 날도 있기 때문에 더욱 더 늘어..

진흙속의연꽃 2024.03.01

보시통장을 만들고자

보시통장을 만들고자 어제 귀인(貴人)이 찾아 왔다. 3년만이다. 잊을만하면 찾아 온다. 십년이 넘는 오랜 고객이다. 귀인 맞을 준비를 했다. 대접해야 할 것은 절구커피이다. 원두콩을 직접 절구질하여 만든 커피이다. 귀한 손님이 올 때 늘 대접하는 것이다. 귀인은 큰 선물을 안겨 주었다. 새로운 일감을 준 것이다. 나에게 있어서는 대작(大作)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일년에 한두 번 걸릴까 말까 한 분량의 일감이다. 귀인은 나보다 한 살 적다. 또한 나보다 한 학번 어리다. 그럼에도 친구처럼 지낸다. 이른바 사회친구인 것이다. 귀인은 고객으로 만났다. 키워드광고를 했는데 보고서 전화한 것이다. 이후 사무실 같은 층으로 이사 왔다. 그도 늘 혼자이다. 일인사업자이며 원맨컴퍼니이며 일인사장인 것이다. 그가 사무실..

진흙속의연꽃 2024.02.22

삶이 지겨울 때 여덟 가지 윤회의 고통을

삶이 지겨울 때 여덟 가지 윤회의 고통을 “오! 자유! 정말로 나는 벗어났다.” 테리가타에서 뭇따 장로니가 읊은 게송이다. 장로니는 세 가지 굽은 것으로부터 벗어났다고 했다. 그 세 가지는 절구, 절구공이, 그리고 마음이 비뚤어진 남편을 말한다. 자유란 무엇일까? 여러 가지 개념이 있을 것이다. 이데올로기로서의 자유도 있고 시장경제로서의 자유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속박으로부터 자유이다. 뭇따 장로니는 힘든 가사노동에서 벗어난 자유를 노래하고 있다. 그런데 게송에서는 비뚤어진 남편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했다. 여기서 비뚤어진 남편은 ‘곱사등이 남편’을 말한다. 장로니가 소녀 시절이었을 때 부모가 곱사등이 바라문에게 시집 보낸 것이다. 자유는 벗어남이다. 현재 나를 속박하고 있는 것에서 벗어나는 것이 자유..

진흙속의연꽃 2024.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