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도(林道)를 따라 걸으니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새벽의 여명을 이대로 두고 볼 순 없다. 휴양림 영역 끝자락에 이르렀다. 넘어 가지 말라는 경고의 메세지가 보였다. 휴양림에서 늘 보던 것이다.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은 것이 사람의 심리이다. 마치 월담하듯이 가볍게 바리케이트를 넘었다. 차 하나 다닐 정도의 비포장 임도(林道)를 따라 올라갔다. 봉미산 가는 길이다. 오전 5시 반, 날은 벌써 훤하게 밝았다. 아직 해는 뜨지 않았다. 모든 것이 선명하다. 진한 초록이 절정이다. 나무가 하늘을 가릴 정도로 울창한 숲이다. 새벽에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당연히 마스크를 벗었다. 이름 모를 새소리가 들리고 개울 소리는 요란하다. 누군가를 만나도 겁나지 않을 시간이다. 조금 있으면 찬란한 태양이 떠 오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