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17 3

임도(林道)를 따라 걸으니

임도(林道)를 따라 걸으니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새벽의 여명을 이대로 두고 볼 순 없다. 휴양림 영역 끝자락에 이르렀다. 넘어 가지 말라는 경고의 메세지가 보였다. 휴양림에서 늘 보던 것이다.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은 것이 사람의 심리이다. 마치 월담하듯이 가볍게 바리케이트를 넘었다. 차 하나 다닐 정도의 비포장 임도(林道)를 따라 올라갔다. 봉미산 가는 길이다. 오전 5시 반, 날은 벌써 훤하게 밝았다. 아직 해는 뜨지 않았다. 모든 것이 선명하다. 진한 초록이 절정이다. 나무가 하늘을 가릴 정도로 울창한 숲이다. 새벽에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당연히 마스크를 벗었다. 이름 모를 새소리가 들리고 개울 소리는 요란하다. 누군가를 만나도 겁나지 않을 시간이다. 조금 있으면 찬란한 태양이 떠 오를 ..

국내여행 2021.07.17

잠못이룬 산골짝 오두막에서

잠못이룬 산골짝 오두막에서 차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늘 차소리만 듣고 살다가 완벽한 진공에 있는 것 같다. 잠못 드는 산골짝의 새벽이다. 좀 있으면 여명이 밝아 올 것이다. 검은 하늘 한켠이 터지면서 태고적 신령한 붉은 기운이 감돌 것이다. 나무들은 깨어나고 산도 깨어 날 것이다. 늘 이 자리에 있었던 땅도 깨어날 것이다. 나는 지나가는 나그네이다. 산골짝 이 집에 잠시 머물다 간다. 수많은 사람들이 다녀갔을 것이다. 갖가지 사연을 가진 사람들, 갖가지 인생들이 거쳐 간 집이다. 이 집에 어떤 사람들이 머물렀는지 알 수 없다. 내것이 아니기에 나도 머물다 간다. 비록 하루 밤에 지나지 않지만 잠시 내것이다. 오늘 오후가 되면 또 다른 사람이 이 자리에 있게 될 것이다. 내것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 나..

진흙속의연꽃 2021.07.17

양평 숲속의 집에서

양평 숲속의 집에서 산음자연휴양림, 이름도 생소하다. 산림청에서 운영하는 국립휴양림 42곳 중의 하나이다. 양평군 단월면에 위치해 있다. 휴양림 가는 것이 이제 익숙하다. 지난 봄 5월에는 가리왕산 자연휴양림에서 보냈다. 2개월 만에 또다시 국립휴양림에 있게 되었다. 금요일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떠났다. 원맨컴퍼니를 가진 자의 자유이다. 내륙 깊숙히 들어 갔다. 안양에서 휴양림까지는 100키로 두 시간 걸렸다. 해발 856미터 봉미산이 있는 곳이다. 이용료는 1박2일에 7만3천원이다. 휴양림 가는 재미가 있다. 별장은 없지만 별장에서 지내는 것 같다. 하루밤 자고 오는 것에 지나지 않지만 숲속에 집에 있는 순간만큼은 내것이나 다름 없다. 한때 사람들은 콘도미니엄 가지는 것을 자랑했다. 그러나 콘도보다 휴양..

국내여행 2021.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