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24 2

천장사 가을밤 달빛정진

천장사 가을밤 달빛정진 동쪽하늘이 열렸다. 태고적 신비를 간직한 불그스레한 기운이 있다. 조금 있으면 어제 사라진 태양이 떠오를 것이다. 산사의 새벽이다. 오늘은 오늘의 태양이 떠오른다. 어제의 태양은 어제 떠올랐다. 어제 저녁에 뜬 달은 지금도 떠 있다. 새벽예불이 끝난 산사 서쪽하늘에서 이제 지려 한다. 또 하루가 시작된다. 어제 오후 달빛이라는 말에 찾아왔다. 고월정에서 달빛다회를 상상했다. 그러나 달빛정진이 되었다. 이번 행사 본래 명칭은 ‘천장사 가을밤 달빛정진’이다. 가을밤과 달빛이라는 말이 낭만적이다. 그곳에 가면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곳에 가면 사람들이 있다. 천장사 일요법회 식구들이다. 그러나 모든 것이 무상하다. 네 명 빼고 새로운 사람들이다. 벨라거사님, 당진거사님, 길..

일몰같은 내 인생이여

일몰같은 내 인생이여 오늘 달빛다회 하는 날이다. 오후 2시 부리나케 차를 몰아 천장사에 왔다. 먼저 낙조를 구경해야 한다. 오후 4시 50분 공양식당에서 저녁공양을 했다. 서울에서, 대전에서, 인천에서, 남양주에서, 서산에서, 당진에서, 전국에서 사람들이 왔다. 천장사와 인연 있는 사람들이다. 모두 17명이다. 식사를 끝내고 또 부리나케 연암산에 올라 갔다. 목적지는 제비바위이다. 멀리서 보면 제비모양의 바위이다. 도착하니 해가 서쪽 하늘에 걸려 있다. 사람들은 넘어가는 해를 바라본다. 해는 금방 떨어지고 말 것이다. 그럼에도 막바지 정열을 불태우는 것 같다. 사람들은 지는 해를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일까? 천장사 주지스님 중현스님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한다. 이를 일몰법문이라 해야 할까? 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