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사 가을밤 달빛정진 동쪽하늘이 열렸다. 태고적 신비를 간직한 불그스레한 기운이 있다. 조금 있으면 어제 사라진 태양이 떠오를 것이다. 산사의 새벽이다. 오늘은 오늘의 태양이 떠오른다. 어제의 태양은 어제 떠올랐다. 어제 저녁에 뜬 달은 지금도 떠 있다. 새벽예불이 끝난 산사 서쪽하늘에서 이제 지려 한다. 또 하루가 시작된다. 어제 오후 달빛이라는 말에 찾아왔다. 고월정에서 달빛다회를 상상했다. 그러나 달빛정진이 되었다. 이번 행사 본래 명칭은 ‘천장사 가을밤 달빛정진’이다. 가을밤과 달빛이라는 말이 낭만적이다. 그곳에 가면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곳에 가면 사람들이 있다. 천장사 일요법회 식구들이다. 그러나 모든 것이 무상하다. 네 명 빼고 새로운 사람들이다. 벨라거사님, 당진거사님,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