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해야 세계 끝에 이를 수 있을까? 해외방랑자가 되기보다는 내면여행의 구도자가 행선대에 서면 갑자기 거룩한 자가 된 것 같다. 발을 한발 한발 뗄 떼 성자가 된 것 같다. 미천한 존재도 이 순간만큼은 성스럽고 고귀하고 거룩한 자이다. 행선대는 길지 않다. 백권당 사무실 벽면 복도를 행선대로 만들어 놓았다. 칸막이로 구분한 것이다. 통로는 불과 72센티에 불과하다. 사람 하나 간신히 다닐 수 있다. 행선대에 금을 그어 놓았다. 이것이 행선대라는 표시도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정확한 발걸음에 대한 것이다. 한칸에 30센티 기준이다. 14칸 정도 되니 4.2미티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활용되는 거리는 3미터가 약간 넘는다. 나의 금강좌(金剛座) 사무실 공간을 둘로 나누었다. 열 평 가량 되는 사무실을 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