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빠사나 하다가 피곤하면 커피 맛이 새롭다. 신맛, 단맛, 쓴맛이 난다. 여기에 향기까지 있다. 다름아닌 ‘백권당표 절구커피’맛이다. 창 밖은 훤하다. 블라인드 커튼을 쳐서 햇볕을 차단했음에도 매우 밝다. 마음도 또한 밝아지는 것 같다. 무엇보다 방금 막 좌선을 마쳤기 때문이다. 오늘로서 재가우안거 29일째이다. 이제 안거 삼분의 일이 다 된 것 같다. 매일 백권당에서 삼십분 앉아 있는 것으로 안거를 한다. 오늘은 끝까지 달려 보았다. 삼십분 알람 소리가 났음에도 요즘 속된 말로 쌩깐 것이다. 알람소리는 거의 일분 난 것 같았다. 평소 같으면 소리가 커서 서둘러 껐으나 내버려 두었다. 현재 이 상태로 계속 있고 싶었던 것이다. 좌선이 늘 잘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날은 망상으로 보낸다. 그러나 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