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의호식하는 것 같아 죄스러워 그 사람을 봤다. 안양 중앙시장에서 천막텐트를 지고 다니는 사람을 봤다. 그는 일회용 용기에 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걸었다. 서서 먹는 것은 보았지만 걸어다니면서 먹는 것은 처음 본다. 더벅머리 사나이를 보자 사진을 찍고 싶었다. 글 쓰는 사람은 본능적으로 카메라를 손에 대는데 그 사람을 보자 뒷모습이라도 찍고 싶었던 것이다. 더벅머리 사나이에 대한 글을 여러차례 올렸다. 처음 보았을 때 모습이 특이 해서 기억이 남았다. 덥수룩한 더벅머리에 천막텐트를 지고 다니는 모습이 한 눈에 띄었다. 그 사람을 한번 보는 것으로 그쳤다면 금방 잊혀졌을 것이다. 그러나 그 후에도 여러처례 봤다. 안양 문예회관 앞에서도 봤었고, 안양 예술공원에서도 봤었고, 학의천 공원에서도 봤었다. 그를 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