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백신을 맞아 놓으면 지금시각 아침 6시 50분, 하얀 여백을 마주하고 있다. 창 밖은 캄캄하다. 어둠이 점차 절정에 달하고 있다. 동지가 머지 않은 것이다. 새벽에 일어나 세수를 하고 밥을 먹고 부리나케 일터로 달려왔다. 이른 아침부터 해야 할 일이 있다. 스마트폰에서는 이미우이 음악이 흐른다. 빠알리 라따나경이다. 십년도 넘게 매일 듣고 있다. 언제 들어도 새롭다. 음악도 좋지만 무엇보다 내용이 좋다. 삼보에 대한 예경과 찬탄에 대한 것이다. 듣는 것만으로도 공덕이 된다. 이것으로 아침 예불 삼아도 될 것 같다. 라따나경은 테라와다불교 예불문이자 동시에 수호경이기 때문이다. 절구커피를 만들었다. 원두를 절구에 으깨어서 만든 것이다. 절차는 번거롭다. 절구질을 하고 필터를 사용하여 원두를 내리는 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