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 28

유통기한의 그날까지

유통기한의 그날까지 오늘 아침도 영하의 날씨이다. 매일 걸어서 백권당에 가는데 추위를 온몸으로 느낀다. 모자가 달린 두꺼운 외투를 입지 않으면 견딜 수 없다. 머리가 시렵기 때문에 외투모자를 써야 한다. 마스크까지 하면 중무장하는 것이 된다. 이제 겨울도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입춘도 지나고 설을 앞두고 있다. 이럴 때 몸의 변화를 느낀다. 몸이 추위에 잘 적응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오늘 아침 1.3키로 거리를 걸을 때 시원했다. 겨울 초입과 비교했을 때 추위에 완전히 적응한 것이다. 지난 여름을 생각하면 끔찍하다. 열대의 밤에 괴롭기 그지없다. 그런데 추위가 시작되자 깨끗이 잊혀졌다는 것이다. 지금 당장 피부로 느끼는 추위로 인하여 끈적끈적하고 타는 듯한 더위는 먼 나라 이야기가 되어 버린 것이다. 라..

진흙속의연꽃 2024.02.08

나의 무지로 인해 타인에게 피해를 주었을 때

나의 무지로 인해 타인에게 피해를 주었을 때 바람이 이는 잎새에도 괴로워했다는 시가 있다. 요즘 이 말이 사무친다. 아무것도 아닌 것에 괴로워하는지 모른다. 사소한 것에 목숨 거는 것인지 모른다. 자신을 합리화하기로 했다. 내가 한 행동은 정당한 것이었다고 자위하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자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다음 단계는 눈으로 보여 주는 것이다. 자신도 설득할 수 있고 상대방도 설득할 수 있는 행위에 대한 것이다.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러움 없이 살고자 한다. 올해가 시작될 때 다짐한 것이다. 이는 양심에 어긋나지 않는 행위를 하는 것이다. 부끄러움 없는 삶이다. 자신을 속이지 않는 삶이다. 그러나 자신의 무지로 인하여 타인들에게 피해를 준다면 괴로운 것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고..

진흙속의연꽃 2024.02.07

아파트 분리수거의 날에

아파트 분리수거의 날에 매주 월요일저녁과 화요일 오전은 쓰레기 버리는 날이다. 좁은 아파트에는 쓰레기로 가득하다. 어디서 이 많은 쓰레기가 나왔을까? 아파트 단지 면적은 얼마나 될까? 아마 가로가 120미터 세로가 70미터 가량 되는 것 같다. 이 좁은 면적에 다섯 개의 동이 있다. 한동은 25층에 달한다. 세대 수를 계산해 보니 무려 300세대이다. 마치 닭장을 연상케 한다. 비좁은 아파트에 밀집해서 살다 보니 쓰레기도 엄청나게 나온다. 쓰레기 버리는 날에 쓰레기를 보면 그야말로 산더미를 이룬다. 매주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매주 월요일 오후 5시가 넘으면 사람들은 하나 둘 쓰레기를 들고 나온다. 어떤 이는 자동차로 나른다. 어떤 이는 이마트 카트로 나른다. 쓰레기는 잘 구분되어 있다. 종이를 버리는 ..

카테고리 없음 2024.02.06

절에서 음력보름날은 아무 날도 아닌 것일까?

절에서 음력보름날은 아무 날도 아닌 것일까? 오늘 아침 머리가 복잡해졌다. 내가 너무 경솔한 것 같았다. 충분히 알아 보고 결정을 했어야 했다. 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바꿀 수 없다. 그대로 나가야 한다. 어제 천장사에 갔었다. 입춘법회가 있었다. 입춘과 일요일이 겹쳐서 많은 사람들이 왔다. 더구나 날도 좋았다. 그제 비가 왔고 오늘 비가 오고 있다. 어제는 청명했다. 그래서인지 마을 노보살들도 대거 참석했다. 천장사에는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 간다. 매주 일요일에 일요법회가 있지만 거리가 멀어서 매주 가지 못한다. 부처님오신날, 방생법회, 반철법회, 백중, 달빛다회 등 특별한 날 등 특별한 날에 가서 우의를 다진다. 어제 천장사 책 소개를 하겠다고 말했다. 2012년부터 천장사에 다니면서 쓴 글..

진흙속의연꽃 2024.02.05

나의 원찰은 어디? 천장사 입춘법회

나의 원찰은 어디? 천장사 입춘법회 “연꽃님, 원찰이 어디세요?”오늘 점심 시간에 커피를 마시다가 길상화 보살이 물었다. 길상화 보살은 뻔히 알고 있는 듯이 질문했다. 오늘 입춘날 천장사에 온 것을 보고서 나의 원찰이 천장사이겠거니 하면서 넌지시 물어 본 것이다. 나의 원찰은 어디일까? 원찰이라는 말은 마치 본적과 같은 말이다. 그러나 현재 자신이 주로 다니고 있는 절을 원찰이라고 해야 맞을 것이다. 길상화 보살의 질문을 받고 망설였다. 입춘날 서산에 왔으니 천장가가 원찰임에 틀림 없다. 그러나 어제 저녁까지도 망설였다. 신림동으로 갈 것인지 서산으로 갈 것인지 정하지 못했던 것이다. 여러 절과 인연 맺었는데 해마다 입춘 때가 되면 받는 것이 있다. 그것은 ‘입춘대길(立春大吉)’이라는 부적이다. 서울 신..

욕망이야말로 괴로움의 뿌리

욕망이야말로 괴로움의 뿌리 오늘 아침은 감자를 먹게 되었다. 평소 고구마를 먹는다. 오늘 아침에는 고구마가 준비되지 못해서 감자로 대체했다. 삶은 계란 하나, 감자 하나, 치즈와 토스트 하나, 그리고 꿀물이 곁들인 아침식사가 되었다. 감자는 에어프라이어에 구운 것이다. 온도를 200도로 하고 30분 가열했다. 마침내 노릇노릇한 감자가 완성되었다. 찜기에 찌는 찜감자보다 더 맛있고 달콤하다. 일상에서 변화가 있는 것이다. 나의 일상은 거의 변함 없다. 직장생활을 그만 두고 내 사업을 시작한 이래 십년 이상 똑 같은 일상이다. 집과 백권당을 왕래하는 일상이다. 2007년부터 시작되었으니 이제 17년 되었다. 일상은 밥 먹고 자는 것이다. 특히 밥 먹는 것이다. 하루 세 끼 먹는 것은 일상이다. 하루도 빠지지..

담마의 거울 2024.02.03

선생이 외우라는 것은 외워야

선생이 외우라는 것은 외워야 이 세상에는 알려진 것보다 알려지지 않은 것이 훨씬 더 많다. 알려진 것은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수많은 사람들이 태어났다. 그들 대부분은 이름을 남기지 않았다. 한시대를 살다가 사라졌다. 자신의 행위만을 가지고 다른 존재로 태어났을 것이다.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있다. 그것은 글을 쓰는 것이다. 이름이 알려진 사람들은 글이 있었기 때문이다. 글로 남겨 놓으면 그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는 한 영원히 살게 된다. 사람의 생명은 유한하다. 그러나 개념은 죽지 않는다. 개념이 잊혀지기 전에는 살아 있다. 글은 개념이다. 글은 언어적 형성에 대한 것이다. 언어적 형성은 개념이다. 이렇게 글을 쓰는..

빠알리어 공부 2024.02.02

어느 불상이 부처님 본래면목일까? 무불상시대의 남인도 특별전을 보고

어느 불상이 부처님 본래면목일까? 무불상시대의 남인도 특별전을 보고 오늘 아침에도 절구차를 한잔 마신다. 쭈그리고 앉아 절구질해서 만든 원두커피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향기 있고 이 세상에서 가장 맛 있는 차이다. 절구커피는 아메리카노 보다 더 깔끔하고 라떼보다 더 달콤하다. 쓴맛과 단맛과 신맛의 오묘한 조화이다. 누구나 백권당에 오면 절구커피를 대접한다. 사람의 몸은 시시각각 변한다. 몸은 어제가 다르고 오늘이 다르다. 당연히 기분 역시 다르다. 오늘은 어제 보다 약간 기분이 업(Up)되어 있다. 왜 그럴까? 아마도 그것은 마음먹기에 달린 것 같다. 매사에 “그런가 보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주효한 것 같다. 오늘 아침에도 해야 할 일이 있다. 그것은 한편의 글을 쓰는 것이다. 벌써 18년째 거의 매일 ..

진흙속의연꽃 2024.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