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의 숫돌에 지혜의 칼을 가는 것처럼, 재가안거 58일차 잔뜩 흐린 날씨이다. 비까지 간간히 뿌리고 있다. 이런 날에 우울에 빠지기 쉽다. 사람들은 무언가 즐길거리를 찾아 나설 것이다. 시각적으로 청각적으로 즐거운 대상에 마음이 가 있기 쉽다. 그러나 이제 막 명상을 끝낸 사람은 평온하다. 재가안거 58일째이다. 오늘은 아침 8시 9분부터 한시간 앉아 있었다. 한시간이 길긴 길다. 대충 언제 끝날지 알 수 있지만 알람이 울려 봐야 알 수 있다. 분명한 사실은 오늘 좌선에서는 마음이 평안했다는 것이다. 오늘 아침 일터에 왔을 때 약간 졸리웠다. 아마도 지난밤에 깊은 잠을 자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대개 꿈만 꾸는 잠은 깊은 잠이 아니다. 잠을 자도 잠을 잔 것 같지 않다. 아침 6시 25분에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