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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창 밖에는 눈이

지금 창 밖에는 눈이 오늘 눈이 내렸다. 첫 눈이다. 두 번째 눈과 세 번째 눈은 기억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글로 남기지도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첫 눈이 기억에 남는 것일 것? 그것은 오랜 기다림이 있었기 때문이다. 11월은 죽음의 계절이다. 대부분 나뭇가지는 앙상하다. 대개 11월 20일 전후해서 낙엽이 진다. 은행나무를 보면 알 수 있다. 지금 보는 은행나무는 가지가 앙상하다. 여기에 추위까지 더해지면 마음도 쓸쓸하고 허전해진다. 비바람이라도 치면 절망적인 느낌이 될 것이다. 이런 때 창밖에 눈이 왔다면 어떤 마음이 들까? 자연은 때로 냉혹하지만 치유 능력도 있는 것 같다. 앙상한 계절에 흰 눈이 포그니 내렸을 때 마음도 풍성해지는 것 같다. 오늘 아침 첫 눈도 그랬다. 오늘 아침 일부로 걸..

유년시절 순수의 시대로

유년시절 순수의 시대로 행위에 따라 귀하거나 천하게 태어난다. 부처님 가르침이다. 맛지마니까야를 비롯하여 앙굿따라니까야 등 니까야 도처에서 볼 수 있다. 업에 따라 귀하거나 천하게 태어날 수 있음을 말한다. 부처님 가르침 중에서 핵심은 업(kamma)의 가르침이다. 그런데 앙굿따라니까야에 의하면 과거 출현했었던 모든 부처님의 한결같은 가르침이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업의 가르침을 정견이라고 한다. 업이 나의 주인이고, 나는 업의 상속자임을 말한다. 내가 여기에 있게 된 것은 이유가 있다. 과거에 지은 업으로 여기 있게 되었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업의 탓으로 돌리는 숙명론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어제가 있기에 오늘이 있는 것처럼 과거가 있기에 현재가 있는 것이다. 나는 과거생에 무엇이었을까? 나는 누구인지..

담마의 거울 2022.12.06

마음을 절대시 했을 때

마음을 절대시 했을 때 나는 스승이 없다. 믿고 따를 수 없는 스승이 없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부처님은 명확히 해법을 제시했다. “장자들이여, 그대들이 신뢰하는, 마음에 드는 스승이 없다면, 이러한 논파할 수 없는 가르침을 가지고 실천하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그대들이 논파할 수 없는 가르침을 가지고 실천하면, 그것은 그대들에게 오랜 세월 이익이 되고 행복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M60) 부처님은 스승이 없을 때 가르침이 스승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것도 논파할 수 없는 가르침이라고 했다. 부처님이 안계신 오늘날 무엇이 스승이 될 수 있을까? 그것은 경전이다. 부처님 원음이라 일컬어지고 있는 니까야 경전이야말로 이 시대의 스승이 되고 있다. 두 가지 스타일의 법사가 있다. 한부류는 자신의 이..

수행기 2022.12.05

누군가 헌신하는 사람이 있기에

누군가 헌신하는 사람이 있기에 오늘 손님이 오기로 했다. 오후 5시에 도착예정이다. 손님 맞을 준비를 했다. 달리 준비할 것은 없다. 커피만 준비하면 된다. 손님이 오는 시간에 맞추어 절구커피를 준비 했다. 세 명이 오기 때문에 평소보다 콩을 한주먹 가득 넣고 빻았다. 종이필터를 사용하여 커피를 추출했다. 보온병에 가득 담아 두었다. 좀처럼 찾는 이 없는 사무실이다. 일년 열두 달 손님이 오는 날은 손으로 꼽을 정도이다. 작년에 이어 오늘 오는 손님들은 정평불 사람들이다. 일년 결산을 하고 감사를 하는 날이다. 정평불 김광수 상임대표, 조현덕 재무팀장, 그리고 박금재 감사가 왔다. 감사는 두 명이다. 박금재 감사와 함께 감사역할을 맡고 있다. 일년에 한번 하는 것이기 때문에 부담이 없다. 가장 고생하는 ..

광화문에서 남대문까지 치열한 나라사랑 현장

광화문에서 남대문까지 치열한 나라사랑 현장 나라사랑에 진보와 보수가 있을 수 없다. 이념은 달라도 나라가 태평하고 발전되기를 바란다. 치열한 나라사랑 현장을 서울 시청에서 본다. 오늘 오후 수도권전철 1호선을 탔다. 목적지는 시청역이다. 안양 명학역에서 불과 5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오늘은 토요 촛불대행진이 있는 날이다. 매주 토요일 오후에 촛불대행진이 열린다. 가면 늘 그 자리에서 행사가 열리고 있다. 이제 촛불은 일상화 되었다. 촛불대행진에 올 때 옷을 단단히 입고 오라고 했다. 행사를 알리는 포스터를 보면 방한 귀마게, 목도리, 손장갑, 털모자를 준비하라고 했다. 이에 모자가 달린 두터운 외투를 입었다. 목을 감는 목도리를 착용했다. 이 정도면 추위에 견딜만 하다. 그리고 엘이디촛불을 가져 갔다..

불가근불가원 2022.12.04

좀처럼 공감하지 않는 사람

좀처럼 공감하지 않는 사람 유익한 것을 가르쳐주는 사람이 친구이다. 여러 가지 친구의 조건이 있는데 그 중에서 하나의 조건에 해당된다. 나는 친구들에게 얼마나 유익한 존재일까? 어제 페이스북친구(페친)을 한명 차단했다. 끊기도 아니고 차단해 버린 것이다.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아서이다. 지나고 보니 내가 지나쳤다고 생각한다. 순간적인 감정에 치우쳤기 때문이다. 끊기로 올려 놓아야겠다. 발단은 댓글에 따른 것이다. 그는 평소 선불교 화두와 관련된 글을 올리고 있는데 그날은 책에 대해서 올렸다. 이에 "니까야도 있죠."라고 댓글을 달았다. 그랬더니 '양파를 까는 거냐'는 식으로 조롱했다. 니까야가 없는 조선시대 때도 도를 깨친 사람도 많았다는 것이다. 아마도 니까야 지상주의자로 보아 반감이 있었던 것 같다. ..

진흙속의연꽃 2022.12.04

아무리 날씨가 추워도

아무리 날씨가 추워도 토요일 아침이다. 주오일제를 누리는 자들은 나른한 아침일 것이다. 밖에 영하의 엄동의 날씨이지만 안에만 있으면 추운줄 모른다. 욕실에는 온수가 콸콸 쏟아진다. 냉장고에는 먹을 것이 잔뜩 있다. 더구나 김장김치도 있다. 자만에 가득찬 중산층은 "추위여, 오려거든 오라."라고 말할 것이다. 자만은 망하는 길로 가는 지름길이다. 자만이 고개를 드는 순간 망조의 조짐이 보인다. 젊다고 하여 청춘의 교만으로 산다면 늙음이 덥칠 것이다. 병이 없다고 하여 건강의 교만으로 산다면 질병이 덥칠 것이다. 지금 행복하다고 하여 삶의 교만으로 산다면 죽음이 덥칠 것이다. 날씨가 춥다. 걸어다니기 힘들 정도로 춥다. 옷을 껴입고 목도리까지 해도 춥다. 귀가 가장 시렵다. 목도리로 귀를 막아 본다. 잔뜩 ..

진흙속의연꽃 2022.12.03

의도와 결합된 행위 알아차리기

의도와 결합된 행위 알아차리기 오늘 한시간 행선을 했다. 이른 오전에 해야 할 일을 하고 난 다음 시간이 남아서 행선과 좌선하기로 했다. 아니 시간을 만들어서 한 것이다. 일이 어느 정도 마무리 되고 나면 보상심리가 발동되는데 이런 때 유튜브를 보게 된다. 그러나 유익한 것 딱 하나만 보고 명상공간으로 향했다. 의무적으로 하는 것이 많다. 글도 의무적으로 쓴다. 매일 하나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요즘 쓰다 보니 매일 세 개 올리고 있다. 생각날 때마다 좋은 생각이 떠 오를 때마다 놓치지 싶지 않아 글로 꽁꽁 묶어 두고자 하는 것이다. 가볍게 몸을 풀듯이 경행을 했다. 무엇이든지 적응기간이 필요하다. 경행대를 걷는다고 하여 곧바로 집중되는 것은 아니다. 마치 물에 들어가기 전에 준비운동하는 것과 같다...

수행기 2022.12.03

마하시방식 행선에 크게 웃어 버린 스님

마하시방식 행선에 크게 웃어 버린 스님 수행초보자는 어느 장단에 맞추어야 할지 모른다. 유튜브에서 법문을 듣다 보면 제각각이다. 어느 수행자는 자신의 방법을 이야기한다. 마치 “이것만이 진실이고 다른 것은 거짓이다.”라고 말하는 것 같다. 유튜브에서 종종 법문을 듣는다. 일하면서 일없이 듣는다. 마치 밭을 맬 때 라디오를 틀어놓고 듣는 것 같다. 호미질 할 때 단순노동을 하게 되는데 밭을 매면서 라디오를 들을 수 있다. 또한 운전하면서 유튜브를 들을 수 있다. 운전하는 것도 단순하고 반복적인 것이기 때문에 한쪽 눈으로는 전방을 주시하고, 한쪽 귀로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오늘 모니터에서 라우팅작업하면서 유튜브 법문을 들었다. 마음 보는 수행으로 유명한 미얀마 S선원의 S스님에 대한 법문이다. 이번에 올..

수행기 2022.12.02

오랜만에 손 맛을

오랜만에 손 맛을 오랜만에 손 맛을 느낀다. 클릭하는 마우스에 힘이 실려 있다. 일감이 생겼기 때문이다. 사람은 일이 있어야 활력이 생기는 것 같다. 마치 농부가 손바닥에 침을 뱉어 호미자루를 잡는 것과 같다. 그날 그날 컨디션이 다르다. 똑 같은 날은 거의 없다. 오늘은 아침부터 무기력했다. 메일을 보니 일감이 하나 와 있었다. 고객들은 성격이 급해서일까 빨리빨리 해달라고 한다. 오늘 중으로 처리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무력감 때문에 움직임이 둔하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 비상수단을 사용하기로 했다. 그것은 명상하는 것이다. 유튜브에서 놀거나 산책 나가는 것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다. 몸과 마음의 상태를 바꾸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을 알기에 자리에 앉았다. 일이 있으면 마음은 바빠지기 시작한다. ..

진흙속의연꽃 2022.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