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7/26 3

장엄하게 스러지다

장엄하게 스러지다 장마철이 끝나간다. 한달가량 계속된 우기가 끝나간다. 하루 걸러 비가 내렸다. 비 내리지 않는 날은 흰 뭉게구름이 일었다. 하늘이 도화지가 되어서 수묵화를 그렸다. 북쪽 하늘에 흰 뭉게구름이 가이 없다. 무한의 창공은 갖가지 형상을 만들어 낸다. 시시각각 형상은 변해 간다. 내가 어렸을 적에도 그랬고, 내가 태어가기 전에도 그랬을 것이다. 해가 지기 시작한다. 서쪽 하늘은 벌겋게 달구어졌다. 구름이 피어 오르는 맑은 날, 저녁 노을은 장엄하다. 거인의 장렬한 최후를 보는 듯 하다. 저 산은 그대로 있는데 하늘은 변화무쌍하다. 저 아파트단지는 그대로인데 날씨는 변화무쌍하다. 오늘 같은 날을 기다렸다. 이 날을 기다렸다. 도시에서 이런 날은 드물다. 하늘은 그대로 가만 있지 않는다. 시시각..

수요밥상에 초대받고

수요밥상에 초대받고 “밥을 함께 먹으면 식구이지요.”신대승네트워크 박재현 선생이 한 말이다. 오늘 점심 때 말한 것이다 . 수요밥상이 있다. 재가불교단체 사람들이 매주 수요일 점심 때 모여서 식사하는 모임을 말한다. 박재현 선생의 초대를 받고 전철을 탔다. 명학역에서 종로3가역까지는 1시간가량 걸린다. 걷는 시간과 기다리는 시간을 합하면 최소한 1시간 반 잡아야 한다. 박재현 선생이 수요밥상에 대해서 글을 올렸다. 몇 달 되었다. 누구든지 와서 밥을 먹을 수 있다고 했다. 백프로 채식이다. 공양장소는 종로구 서울경운학교 부근에 있는 불교환경연대 사무실이다. 공양시간은 12시이다. 10분 늦게 도착했다. 구로역 부근에서 전철사고가 있어서 두 번 갈아 타느라 늦었다. 식사는 이미 진행 중에 있었다. 한사람을..

진흙속의연꽃 2023.07.26

하루일과를 명상과 함께

하루일과를 명상과 함께 세상이 편안하다. 가만 앉아 있으니 이렇게 편안할 수 없다. 이런 세상에서 살고 싶다. 이런 기분을 계속 유지 하고 싶다. 이제 좌선이 정착되어 가는 것 같다. 명상공간을 만들어 놓은지 3년 되었는데 최근에야 이르러 제대로 활용하는 것 같다. 오늘 아침에 한시간 앉아 있었다. 아침에 일찍 일터에 온다. 이전에는 오자마자 글쓰기에 바빴다. 맑은 정신일 때 숙제를 하는 것이다. 하루라도 글쓰기 숙제를 하지 않으면 찜찜했다. 그런데 요즘은 좌선으로 바뀌었다. 사람에게는 계기가 있다. 한번 마음 먹은 것이 있으면 그때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글쓰기도 그랬다. 실의와 좌절의 나날을 보내던 40대 중후반에는 글쓰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다. 오늘 아침 일터에 일찍 와서 먼저 한 일은 좌선하는 것이..

수행기 2023.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