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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외면하는 미학(美學)은

현실을 외면하는 미학(美學)은 일요일 아침 일터에 가는 길에 낙엽이 뒹군다. 플라터너스 넓적한 잎파리가 인도에 수북하다. 마치 시체를 보는 것 같다. 누가 낙엽 밟는 소리가 좋다고 했는가? 누가 낙엽 태우는 냄새가 좋다고 했는가? 누가 낙엽을 인플레이션 지폐와 같다고 했는가? 그날 10월 29일 이태원에서 젊은이들이 낙엽처럼 널부러져 있었다. 플라터너스 낙엽은 푸대자루에 담겨 있다. 아무렇게나 방치 되어 있다. 생명기능이 끝난 사체자루를 보는 것 같다. 병원 복도에서 흰푸대자루에 담겨 널부러져 있는 수십구의 사체자루를 보는 것 같다. 왜 찔렀지? 왜 쏘았지? 오월 광주의 그날이 오면 대학생들은 그렇게 외쳤다. 노래를 만들어 불렀다. 그러나 왜 찔렀는지, 왜 쏘았는지, 트럭에 싣고 어디 갔는지 밝혀지지 않..

내가 촛불을 드는 이유

내가 촛불을 드는 이유 나는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인가? 점심약속도 약속이다. 그러고보니 점심약속을 아직도 지키지 못하고 있다. 그분에게 밥 먹자고 말 했는데 3개월 지났다. 부산에 가겠다고 공개적으로 글을 쓴 바 있다. 작년 이맘때 일이다. 아직도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차를 마시고 밥을 사고 싶은 사람이 있다. 찾아 가야 한다. 찾아 오라고 하면 실례가 된다. 수도권이라면 부담 없다. 천리길이라면 큰 마음 먹어야 한다. 한번 약속 했으면 지켜야 한다. 늘 마음 속에 담아 두고 있다. 촛불에 가겠다고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당연히 약속 지켜야 한다. 어제 저녁 삼각지촛불에 참가했다. 한시간 늦었다. 사무실에서 글을 쓰다보니 마무리 때문에 늦은 것이다. 오후 6시에 도착했다. 현장에는 사람들로 가득했..

불가근불가원 2022.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