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은 있을까 없을까? 집에 있으면 자세가 나온다. 지상에서 가장 편한 자세를 말한다. 이런 자세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집을 나와야 한다. 갈 데가 있어서 다행이다. 대체휴일임에도 평시와 다름없이 일터에 나왔다. 일은 없다. 일감이 없어도 나오고 일감이 있으면 당연히 나온다. 할 일이 없어도 앉아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일이 된다. 어느 것이든지 일 아닌 것이 없다. 오늘 해야 할 일, 즉 글을 하나 완성하고 요가매트에 앉았다. 앉아 있어 보지만 오래 가지 않는다. 내심 한시간을 기대하지만 30분도 힘들다. 잘해야 일이십분이 고작이다. 그럼에도 효과는 있다. 모든 감각기관을 차단하고 마노(意識)의 문만 열어 놓았을 때 고귀한 자가 된 것 같다. 앉아 있으면 별 생각이 치고 들어온다. 그 중에 하나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