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2 33

밧지 족의 칠불퇴법(七不退法)

밧지 족의 칠불퇴법(七不退法) 부처님 가르침은 반드시 수행에 대한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현실직시의 가르침도 있고 우정의 가르침도 있고 심지어 사업에 대한 가르침도 있다. 당연히 국가 운영에 대한 가르침도 있다. 앙굿따라니까야에 실려 있는 ‘밧지인의 일곱 원리에 대한 품’이 그것이다. 금요니까야모임이 2월 11일 열렸다. 모두 네 개의 경을 합송했다. 그 중의 하나가 ‘국가에서의 불퇴전의 원리란 어떤 것인가?’라는 제목의 경이다. 이는 앙굿따라니까야 ‘밧싸까라의 경(Vassakārasutta)’(A7.22)에 해당된다. 경은 마가다국의 대신 밧싸까라의 이름을 딴 것이다. 마가다 국왕 아자따쌋뚜가 밧지 족을 멸망시키고자 전쟁을 하려 하는데 먼저 대신을 시켜서 부처님에게 의견을 물어보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매일 내면의 제사를

매일 내면의 제사를 하루 일과가 바쁘다. 정신적으로 바쁜 것이다. 어쩌면 일을 만드는 것인지 모른다. 우선 경 외우기에 바쁘다. 빠다나경(Sn3.2)을 말한다. 현재 여섯 게송을 외웠다. 모두 이십 오게송이니 아득하다. 그러나 수십번 되뇌이면 외워진다. 그것도 밤낮으로 해야 한다. 새벽에는 외웠으나 점심 때는 생각나지 않는다. 점심 때 다시 한번 외운다. 저녁에 확인하면 그제야 다 외워진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전에 외운 게송들을 확인해야 한다. 눈을 감고 첫 게송부터 암송한다. 눈을 감아야 로마자 알파벳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사구게이므로 공간적 감각도 있어야 한다. 또한 스토리로 되어 있기 때문에 다음 게송의 줄거리를 떠 올려야 한다. 경 외우기는 이해 차원이 아니다. 읽어서 이해하는 것 이상이다...

수행기 2022.02.15

스토리텔링이 있는 정진산행

스토리텔링이 있는 정진산행 다리가 뻐근하다. 엄동의 계절임에도 다리가 뻐근하게 걸었다. 꼭 한달만이다. 지난 1월 산행에 2월 산행을 한 것이다. 정의평화불교연대(정평불) 산행모임이다. 이름하여 ‘정진산행’이라고 한다. 이번 산행을 '스토리텔링이 있는 산행'이라고 이름 붙여 보았다. 왜 스토리텔링 산행인가? 가는 곳마다, 발길 닫는 곳마다 스토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전설일수도 있고 신화일수도 있다. 하나의 사건이 회자되었을 때 이야기는 후대로 내려 갈수록 전설이 되고 신화가 된다. 몰라도 되지만 알면 좋은 것이다. 스토리텔러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연세대 정문에서 모였다. 산행 출발지가 연세대 정문인 것이다. 안산으로 해서 인왕산으로 이어지는 산행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연세대 정문에서부..

수메다 존자의 서원

수메다 존자의 서원 하나의 그림이 신심을 일으키게 한다. 수메다 존자가 물웅덩이에 배를 까는 장면을 말한다. 미얀마 사람들이 그린 그림이다. 미얀마 파고다에서도 볼 수 있다. 미얀마 사람들의 신심은 세계가 인정한다. 미얀마 사람들은 왜 세계가 인정하는 신심을 갖게 되었을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교학을 들지 않을 수 없다. 우 실라 사야도를 공양청한 적 있다. 그때 "미얀마는 수행의 나라로 알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사야도는 "아닙니다. 미얀마는 교학의 나라라고 볼 수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사야도는 왜 미얀마를 교학의 나라라고 했을까? 아마도 그것은 미얀마에서 두 번에 걸친 결집이 일어난 이유도 있을 것이다. 이런 이유로 미얀마가 수행의 나라라기 보다는 교학의 나..

자타카 교정작업에 임하며

자타카 교정작업에 임하며 그동안 참으로 이상했다. 왜 한국에서는 제대로 번역된 자따까가 없을까에 대한 것이다. 니까야를 보다 보면 ‘Jat’라는 약어로 표현된 자따까 인용이 있는데 찾아볼 수 없었다. 자따까 번역이 없는 것은 아니다. 동국역경원에서 발간된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일본 남전대장경을 중역한 것이다. 빠일리 원문을 번역한 것은 아직까지 없었다. 어제 금요니까야 모임에 참석했다. 대선후보 토론이 있는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매달 둘째와 넷째 금요일에 모임이 있기 때문에 참석한 것이다. 기대를 가지고 갔었다. 어떤 기대인가? 자따까 교정본을 가져오는 기대감을 말한다. 그동안 오래 기다렸다. 자따까 번역이 완역되어서 이제 교정만 남겨 놓고 있다. 일차 교정은 끝났다. 같은 금요니까야모임 멤..

그 사람에게 10만원 주었다

그 사람에게 10만원 주었다 날씨가 따뜻하다. 상대적으로 날씨가 따뜻한 것이다. 며칠 전까지 만해도 밖에 서 있는 것조차 힘들었다. 잔뜩 끼여 입었지만 영하의 추위에 속수무책이었다. 오늘 점심 때 날씨는 마치 봄날처럼 안은하다. 점심을 먹고 산책을 하기로 했다. 안양아트센터쪽으로 가고자 했다. 그러다가 방향을 틀었다. 이왕이면 재활용품 파는 가게로 가고자 한 것이다. 두 정거장 거리에 있다. 안양 굿윌스토어(Good Will Store)이다. 잘하면 건질 만한 물건이 있을 것 같았다. 만안구청에서 굿윌스토어로 가기 위해 대로를 따라 올라갔다. 불과 100미터도 못가서 그 사람을 발견했다. 안양에서 늘 보는 사람이다. 노숙자 같기도 하고 걸인 같기도 하다. 나의 글쓰기에 자주 등장하는 사람이다. 그는 독특..

진흙속의연꽃 2022.02.11

48권 담마의 거울 2013 III

48권 담마의 거울 2013 III 책을 쓰기 위한 책을 쓰지 않는다. 나에게 글쓰기는 일상과 같은 것이다. 밥 먹고 차 마시는 것과 같다. 글은 일상이다. 글은 늘 쓰는 것이다. 하루 세 끼 거르지 않고 먹듯이 글은 일상적인 일이다. 책을 위한 글쓰기를 할 때가 있다. 책의 서문을 쓸 때이다. 마치 화룡점정처럼 대미를 장식하는 글쓰기라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책을 쓰기 위한 글쓰기를 하면 마음의 부담을 갖는다. 글 쓰는 것을 전업으로 하는 작가의 고충을 알 것 같다. 나의 글쓰기는 형식을 파괴하는 것이다. 왜 그럴까? 한번도 정식으로 글이라는 것을 배워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상황이 만들어서 쓰게 되었다. 직장에서 퇴출되어 아무것도 할 것이 없는 자에게 글쓰기는 시간 보내기 좋은 것이었다. 글쓰기..

책만들기 2022.02.11

원수를 사랑하라고 했는데

원수를 사랑하라고 했는데 나는 근본주의자일까? 확실히 그런 것 같다. 불교근본주의자라고 볼 수 있다. 불교근본주의는 나쁜 것일까? 근본주의란 무엇일까? 사전적 정의가 있을 것이다. 나에게 불교근주의는 부처님 원음에 충실하는 것이다. 오염되지 않은 가르침, 변질되지 않은 가르침을 말한다. 그래서 '근본불교'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근본주의는 부정적이기 쉽다. 기독교 근본주의라는 말이 연상된다. 더 센 것은 이슬람 원리주의이다. 독선적 교리와 배타적 구원관을 특징으로 한다. 그럼 불교근본주의는? 아소까 비문이 있다. 비문에 "부처님의 담마만이 이 세상과 저 세상의 평화와 행복을 가져온다."라고 쓰여 있다. 그래서 아소까 대왕은 담마에 의한 세계정복을 천명했다. 전세계 각지에 담마사절단을 파견하는 등 부처님의..

진흙속의연꽃 2022.02.11

47권 담마의 거울 2013 II

47권 담마의 거울 2013 II 오늘은 오늘의 해가 떴다. 세상이 시끄러워도 오늘 해는 뜨고 만다. 매일 뜨는 해이지만 어제와 다른 것이다. 매일 계속되는 일상도 어제와 다르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다. 오늘 하루는 어떻게 전개될까? 일터의 아침이다. 늘 매일 맞는 아침이다. 특별할 것도 없다. 먼저 커피를 만든다. 왜 만든다고 하는가? 절구질 하기 때문이다. 원두를 나무절구에 한움큼 넣고 나무공이로 절구질하여 잘게 빻는 것이다. 이른바 절구커피를 말한다. 요즘 절구커피를 보온병에 담아 둔다. 새로운 방법이다. 작년 연말 크리스마스 이브날 김도이 선생이 보이차를 보온병에 넣고 따라 준 것을 보고서 착안한 것이다. 일에 몰두하다 보면 커피가 식어 버리는데 보온병에 넣어 두면 안심이다. 날씨가 춥다. 아직도 ..

책만들기 2022.02.10

세상이 나를 실망시켜도

세상이 나를 실망시켜도 고요한 새벽이다. 에스엔에스도 보지 않고 유튜브도 보지 않는다. 생각이 일어나고 생각이 흘러 간다. 과거 쓰라렸던 기억도 흘러 간다. 모두 지난 일이다. 나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어떤 일을 해야 할까?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다면 주가지수 등락에 희비 할 수 있을까? 내일 죽음을 맞이하는 자에게 보유한 주식이 10% 올랐다고 해서 어떤 의미가 있을까? 무엇이 중요할까?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을 꺼야 한다. 초기경전에서는 이렇게 표현되어 있다. "사람의 목숨은 짧다. 훌륭한 사람이라면 그 목숨을 경시하라. 머리에 불이 붙은 듯 살아야 하리. 죽음이 다가오는 것을 피할 수 없다.”(S4.9) 머리에 불 난 것처럼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머리털에 불 나면 어떻게 될까? 당장..

진흙속의연꽃 2022.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