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3 46

절박함으로 투표대열에 동참했을 때

절박함으로 투표대열에 동참했을 때 오랜만에 걸어서 일터에 갔다. 절기상으로는 봄이다. 또한 3월 신학기이다. 날씨도 춥지 않아 걸을만하다. 덕천초등학교 입구에 아이들과 엄마들이 한무더기 모여 있다. 이제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자녀의 등교길을 함께 하는 것이다. 모처럼 아이들을 본다. 오전 9시가 다 된 시간대이기 때문일 것이다. 지방에서는 아기 울음소리를 듣기 힘들고 노인들만 남아서 소멸을 걱정하지만 경기도 수도권 남부 도시는 예외인 것 같다. 걸어서 일터로 갈 때 빠나다경 10게송을 암송했다. 새벽에 두 번 암송한 것을 천천히 걸으면서 나지막이 입으로 소리 내며 간 것이다. 한번 외워진 것은 잊어 버리지 않는다. 그렇게 되기까지 수백번을 외워야 한다. 그러면 사진처럼 선명하게 박힌다. 이를 포토메모리라고..

불가근불가원 2022.03.04

무의미해 보이는 것에서 가치를 찾고자

무의미해 보이는 것에서 가치를 찾고자 빠다나경(Sn.3.2) 열 게송을 외웠다. 우리말이 아니다 보니 잘 외워지지 않는다. 우리 속담에 "열 번 찍어서 안넘어가는 나무 없다."라고 했다. 자주 외우다 보면 외워진다. 아무리 긴 길이의 경이라도 한번 외우기로 마음먹으면 외워진다. 아직도 외워야 할 것이 많다. 빠다나경 25게송 중에서 이제 10게송 외웠을 뿐이다. 빠알리어 음과 우리말 뜻을 새기며 외우다 보니 천천히 외울 수밖에 없다. 오늘 새벽 1번부터 10번게송까지 확인하는데 30분 걸렸다. 경을 외울 때는 이전 게송을 확인하고 들어가야 한다. 확인없이 새로운 게송을 외우게 되면 앞 게송 외운 것은 모두 잊어버리게 된다. 그래서 새로운 게송을 외울 때마다 시간은 점차 늘어지게 되어 있다. 마지막 게송 ..

수행기 2022.03.04

똑 같은 실수가 반복될 때

똑 같은 실수가 반복될 때 똑 같은 실수가 반복되는 경우가 있다. 마치 같은 돌부리에 채여 넘어지는 것 같다. 왜 이런 실수가 반복되는 것일까? 아니 실수라기 보다는 습관이 맞을 듯하다. 못된 버릇을 말한다. 알코올중독과 같은 악습이 대표적이다. 금요니까야시간에 들은 이야기가 있다. 2월 두 번째 모임 때 전재성 선생은 어느 알코올중독자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모임이 시작되기 전에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시간에 말한 것이다. 전재성 선생에 따르면 상윳따니까야가 출간되고 몇 해 지나지 않았을 때 어떤 사람이 찾아왔다고 한다. 그는 알코올중독자였다. 알코올중독을 고쳐 보기 위해서 치료도 받아 보고 심지어 정신과 병원에 입원해 보았지만 소용없었다고 한다. 알코올중독자에게 놀라운 변화가 생겼다. 그는 상윳따니까야을..

나는 식물매니아

나는 식물매니아 가성비라는 말이 있다. 가격대비 성능의 약어이다. 식물에도 적용할 수 있을까? 충분히 가능하리라고 본다. 어제 이마트에서 본 뱅갈고무나무와 떡갈고무나무가 그랬다. 요즘 대형마트에도 식물코너가 생겼다. 대체로 만족스러운 가격이다. 큰 식물보다는 만원 안팍의 작은 것이 주류를 이룬다. 그런데 어제 본 고무나무는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우선 키가 크다. 그리고 목대가 두텁다. 이 정도이면 4만원가량 될 것이다. 그런데 가격은 놀랍게도 32,900원이다. 식물을 오래동안 키워본 식물매니아의 입장에서 가성비가 좋은 것임에 틀림없다. 떡갈고무나무를 구입했다. 키가 목까지 닿는다. 목대는 가느다란 몸매의 팔목만 하다. 목대가 굵어야 오래 간다. 십년 이상 식물을 키워 보아서 목대의 중요성을 잘 ..

진흙속의연꽃 2022.03.02

어리석은 자가 명성을 얻으면

어리석은 자가 명성을 얻으면 군대에서는 힘이 있는 자가 존중받는다. 군대에서는 축구 잘 하는 자가 대우받는다. 그가 제 아무리 잘나고 똑똑해도 허약체질이라면 대접받지 못한다. 군대에서는 힘 센 자가 제일이다. 기력이 세면 남보다 두 배, 세 배 일을 잘 할 수 있다. 머리 쓰는 일은 아니다. 무거운 물건을 운반하는데 있어서 약골은 무시된다. 주먹이 센 자가 골목을 지배한다. 더 넓은 지역을 자신의 영역으로 두려면 깡도 있어야 한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깡다구에 힘까지 갖추었다면 지역보스가 될 수 있다. 여기에 머리까지 있다면 전국구 스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힘은 남용되기 쉽다. 조폭의 주먹이 근질근질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정의롭지 않은 자에게 힘이 주어지면 힘을 행사하고자 할 것이다. 어떻게..

진흙속의연꽃 2022.03.01

선재도 뻘다방에서 바다를

선재도 뻘다방에서 바다를 선재도에 가면 뻘다방이 있다. 왜 뻘다방이라 했을까? 머드 커피(Mud Coffee)라 해서 뻘다방이라 하는 것이다. 스타벅스를 별다방이라 하는 것처럼. 뻘다방에서 커피를 마셨다. 커피 한잔에 6천원 한다. 서민들에게는 만만치 않은 금액이다. 아무래도 자리세 때문일 것이다. 창 밖에 바다가 보이는 것도 이유가 될 것이다. 마침 오후 햇살에 윤슬이 번뜩였다. 윤슬을 보면 한가한 느낌이다. 늦은 오후 햇살에 부서지는 윤슬을 바라보면 멍때리기 하기가 좋다. 커피 한잔에 모처럼 삶의 여유를 부려 본다. 바다에서 무한을 본다. 바다 위에 있는 하늘에서도 무한을 본다. 무한에 무한을 더하면 무한 플러스가 되는 것일까? 역시 무한일 것이다. 무한의 무한도 무한이 된다. 윤슬의 바다와 구름의 ..

진흙속의연꽃 2022.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