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 59

숭고한 도시의 여명

숭고한 도시의 여명 지금시각 5시 43분, 오피스텔 꼭대기층에 있다. 새벽 동쪽 하늘이 터진 듯하다. 약간 불그스레 여명이 밝아 오고 있다. 오늘 아침 일찍 일어났다. 갑자기 도시의 새벽을 보고 싶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가 보아야 할 곳이 있다. 사무실이 있는 오피스텔을 말한다. 18층 꼭대기에서면 장엄한 여명을 볼 수 있다. 날이 새면 급격히 밝아진다. 조금도 지체함이 없다. 해가 질 때도 마찬가지이다. 시시각각 변한다고 해야 할 것이다. 마음이 급했다. 차를 몰아 장소에 도착하여 도시의 여명을 촬영했다. 도시의 여명을 보면 도시도 충분히 장엄함을 느낄 수 있다. 대자연에서만 장엄암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평선이나 수평선에서 여명은 장엄을 넘어서 숭고함일 것이다. 도시에서도 여명을 보면 태..

송기원 작가의 소설 ‘숨’을 읽고

송기원 작가의 소설 ‘숨’을 읽고 오늘로서 작가 송기원 선생의 소설 숨을 다 읽었다. 하루밤에 다 읽을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매일매일 조금씩 읽었다. 기억하고 싶은 부분은 밑줄 쳤다. 한번에 다 읽고 깨끗이 잊어버리면 안될 것 같아서이다. 무엇보다 작가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 소설을 쓰기 위하여 얼마나 오래 갈고 다듬었을까? 소설 숨을 다 읽고 나자 허탈했다. 대체 ‘그 동안 나는 무엇을 했을까?’에 대한 것이다. 소설 속에서 작가는 사선정을 체험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무색계 선정도 체험했고 깔라빠도 체험했다. 사마타와 위빠사나를 두루 섭렵한 것이다. 그것도 이전에 수행을 해 본적이 없는 상태에서 미얀마 파옥 센터에 들어가서 모두 이룬 것이다. 지혜를 갖춘 사람(naro sam..

독후기 2021.09.04

내가 경을 암송하는 이유

내가 경을 암송하는 이유 법구경 외우기를 시작했다. 26품 423게송을 모두 다 외운다는 보장은 없다. 1번 게송부터 32번 게송은 7년전에 외웠다. 그러나 생각나지 않는다. 다시 외우면 금방 복원될 것이다. 무의식에 저장되어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넘어간다. 이번에 외울 것은 세 번째 품인 찟따왁가이다. 마음의 품이라고 한다. 모두 11개 게송으로 되어 있다. 어제 부터 외기 시작했다. 어제 33번 게송 외우는 것으로 시동걸었다. 게송 외우기는 어느 시간대가 적합할까? 과거 경험을 돌이켜 보면 새벽시간대가 가장 좋다. 잠에서 막 깨면 방해받는 것이 없다. 마치 흙탕물이 정화된 듯하다. 이때 어제 슬쩍 보았던 문구를 떠올린다. 맛보기로 빠알리 사전을 열어 보았던 문구를 말한다. 영어로 풀이된 것인데 빠알리..

경전암송 2021.09.04

한곳만 고집할 필요 없다, 식당순례 25 낙지갈비탕

한곳만 고집할 필요 없다, 식당순례 25 낙지갈비탕 오늘은 외식하는 날이다. 점심시간이 되어서 밖으로 나갔다. 어디로 가야 할지 정해지지 않았다.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결정된다. 눈에 띄여도 선택된다. 오늘은 칼칼한 것이 좋을 것 같다. 느끼한 것보다는 얼큰한 해물이 더 나을 것 같다. 안양아트센터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오늘 날씨가 무척 좋다. 어제 비가 왔기 때문일 것이다. 하늘은 파랗고 흰구름이 뭉게뭉게 떠 있다. 햇살은 따가울정도로 따사롭다. 나뭇잎은 햇살에 반짝인다. 모처럼 살맛나는 날씨이다. 나홀로 식사하는 사람에게 갈 곳은 많지 않다. 역세권식당은 무조건 피한다. 임대료가 높기 때문일까 코로나시기에도 좌석이 다 찬다. 나홀로 가면 테이블만 차지하기 때문에 환영받지 못한다. 큰식당도 피한다. 큰..

음식절제 2021.09.03

사섭법의 동사(同事)가 왜 동등한 배려의 뜻일까?

사섭법의 동사(同事)가 왜 동등한 배려의 뜻일까? 몸도 마음도 편안한 차분한 새벽이다. 충분히 자고 난 새벽에 무엇을 해야 할까? 가능하면 눈과 귀를 차단하면 좋다. 명상하는 것처럼 마음의 문만 열어 놓아야 한다. 아침 6시가 되기 전까지는 내 시간이다. 물론 이후도 내 시간이지만 6시 이전은 특별하다. 가만 눈 감고 지상에서 가장 편한 자세를 취하고 있으면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이 떠 오른다. 모두 글로 표현하고 싶은 것들이다. 그런 것들 중 하나가 있다. 경전을 열어 보면 기억하고 싶은 것이 있다. 메모할 수 있으나 사진을 찍어 둔다. 이럴 때 스마트폰은 매우 유용하다. 어느 것이든지 찍고 보는 것이다. 그런 것들 중의 하나가 바로 부처님 제자에 대한 것이다. 80명의 으뜸제자가 있는데 부처님 제자라고..

담마의 거울 2021.09.03

법구경 찟따왁가(마음의 품) 외우기를 시작하며

법구경 찟따왁가(마음의 품) 외우기를 시작하며 암송용 자료를 만들었다. 법구경 찟따왁가, 마음의 품을 말한다. 모두 열한 개의 게송으로 구성되어 있다. 법구경 26개 게송 중의 하나로 세 번째 왁가에 해당된다. 법구경 외우기에 도전하고 있다. 모두 423개 게송을 외운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이 생에서는 불가능할지 모른다. 그럼에도 도전해 보는 것이다. 자신과 약속했기 때문이다. 법구경을 외우겠다고 선언한 것은 2014년의 일이다. 블로그를 찾아보니 ‘빠알리법구경외우기에 도전하며’(2014-03-07)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벌써 7년전의 일이다. 약속대로 나는 법구경을 외웠을까? 총 26개 왁가중에서 두 개만을 외웠을 뿐이다. 법구경 외우기에 도전한 것을 블로그에 올려 놓았다. 야마까왁..

경전암송 2021.09.02

시간이 철철 남을 때 무엇을 해야 할까?

시간이 철철 남을 때 무엇을 해야 할까? 요즘 시간이 철철 남는다. 이 많은 시간을 어떻게 해야 할까? 최근 2주가량 철철 남는 시간을 허송세월한 것 같다. 매일 의무적 글쓰기를 하고 의무적 책읽기를 하고 있지만 그것 가지고는 부족하다. 마음을 잡을 수 있는 그 무엇이 있어야 한다. 사람들은 철철 남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 것일까? 직접대면이 거의 없는 이 시대에 사람들이 무엇을 하고 사는지 알 수 없다. 에스엔에스(SNS)에 자신의 견해를 밝히지만 분칠한 것 같다. 자랑거리나 근황을 알리는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대부분 침묵한다. 이 정도로는 그 사람이 무엇을 하고 있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열심히 먹는다는 사실이다. 하루 세 끼 먹고 사는 것이다. 시간이 철철 남..

경전암송 2021.09.02

"젊은이여, 지금을 즐겨라. 먼 훗날 후회한다.”라는 구호에 대하여

“젊은이여, 지금을 즐겨라. 먼 훗날 후회한다.”라는 구호에 대하여 “해야 할 일이라면 지금 하자.” 이 말은 오래 전에 들은 말이다. 지금 해야 할 일을 미루었을 때 못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쓰레기가 떨어져 있으면 곧바로 주어야 한다. 먼저 보는 사람이 먼저 주어야 한다. 누군가 ‘줍겠거니’ 하며 지나친다면 지저분해질 것이다. 집에서든 밖에서든 먼저 본 사람이 먼저 줍는다면 세상이 깨끗해질 것이다. 오늘 해야 할 일이 있다. 오늘 하지 않으면 안될 일을 하지 않으면 낭패당할 수 있다. 공과금은 고지서 날라 오는 즉시 내는 것이 좋다. 세금도 내야 할 것이라면 즉각 내야 한다. 차일피일 미루다 보면 벌금낸다. “받을 돈은 일찍받고 줄 돈은 늦게 주자.” 이런 말은 장사나 사업하는 사람들에게는 공식이다...

진흙속의연꽃 2021.09.02

문득문득 울컥울컥하는 마음에

문득문득 울컥울컥하는 마음에 좀처럼 화가 풀리지 않는다. 그 사람에 대한 분노의 감정이 남아 있다. 오래된 일이다. 그 사건이 일어난 지 반년이 넘었건만 이렇게 마음 속에 응어리로 남아 있는 것은 어떤 이유일까? 분노에 대한 수많은 글을 썼다. 경전에 있는 성냄에 관한 가르침도 많이 인용했다. 그럼에도 해소되지 않은 것은 어떻게 된 일일까? 수행이 덜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마음관찰 수행(心念處)을 해 보아도 소용없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사과를 받지 못한 것이다. “미안합니다.” 또는 “죄송합니다.”라는 한마디만 있었더라도 이렇게 마음의 응어리로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흔히 “사과하라.”고 말한다. 위안부 할머니들도 일본정부에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툭하면 사과하라고 한다. 갑질한 사장은..

진흙속의연꽃 2021.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