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 57

행선(行禪)에서 얻는 이익은? 재가안거 10일차

행선(行禪)에서 얻는 이익은? 재가안거 10일차 오늘 좌선은 성공적이었다. 왜 성공적이었는가? 그것은 한시간 앉아 있는 동안 자세를 한번도 바꾸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고질적인 오른쪽 다리 저림, 마비, 통증도 없었다. 시간이 얼마나 되었을까? 끝날 때가 된 것 같은데 알람이 울리지 않는다. 혹시 스마트폰 밧데리가 방전된 것은 아닐까? 이전에 그런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번 이런 생각이 들자 참을 수 없었다. 궁금한 것도 알아차려야 할 대상이다. 그럴 경우 ‘궁금함, 궁금함’하면 될 것이다. 그러나 밧데리 방전된 것 같은 의심도 들고 해서 스마트폰을 터치 했다. 방전은 없었다. 들어가 보니 38초 남았다. 어쨌든 한시간 좌선을 성공적으로 마친 것이다. 재가안거 10일차이다.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

수행기 2023.08.09

언어는 폭력이다

언어는 폭력이다 책을 백권 만들었다. 일생일대 큰 사건이다. 처음 글을 썼을 때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고는 상상을 못했다. 사십대 실직자가 더이상 취업이 안되어서 작은 사무실을 직장처럼 다니던 시기에 끄적거린 것이 시초이다. 세월이 많이 흘렀다. 매일 쓰다 보니 해가 갈수록 축적되었다. 블로그 생일날이 되면 자축 글을 썼다. 처음 누적조회수 10만명을 돌파했을 때도 자축했다. 100만명, 200만명에서 800만명에 이를 때까지도 자축했다. 이번에는 100권 만든 기념으로 썼다. 글이라고는 배워 본 적이 없다. 이전에 글이라고는 써본적이 없다. 개인사업, 일인사업, 자영업을 하다보니 시간이 무한정 남았다. 일하는 시간보다 노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 많은 시간을 주체할 수 없었다. 블로그에 글을 쓰니..

진흙속의연꽃 2023.08.09

불타는 하늘

불타는 하늘 8월 폭염의 하늘은 아름답다. 푸른 하늘에 구름이 없다면 밋밋하다. 구름이 있어서 하늘을 장엄한다. 구름은 하늘의 꽃이다. 구름은 갖가지 형상을 만들어 낸다. 어제 모락산 위에 형성된 구름은 신비하기 그지 없었다. 마치 커다란 산이 우뚝 솟아나 있는 것 같았다. 히말라야 연봉이 연상되었다. 구름은 오래 가지 못한다. 시시각각 형상을 달리한다. 장쾌한 산맥도 조금 있다 보면 스러져 있다. 그래서 구름을 덧없다고 했을 것이다. 청산은 그대로 있다. 구름은 조화를 부린다. 산도 되었다가 사람 형상도 만들어 낸다. 때로 거대한 유에프오(UFO)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무어니 무어니해도 석양의 구름만한 것이 없다. 여름날 석양의 구름은 장엄하다. 도시의 서쪽 하늘을 벌겋게 달군 노을은 불구덩이 같..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스캔 하는 방법, 재가안거 9일차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스캔 하는 방법, 재가안거 9일차 항상 일이 잘 되는 것은 아니다. 날씨가 변화무쌍하듯이, 사람 컨디션도 변화무쌍하다. 또한 마음 상태도 다르다. 대개 외부적 영향을 받는다. 명상을 할 때는 주변정리가 잘 되어야 한다. 주변정리가 잘 되지 않은 상태에서 명상에 임하면 실패하기 쉽다. 주변정리를 어떻게 잘 해야 할까? 마하시 사야도의 ‘위빳사나 수행방법론’ 2권 초입을 보면 위빳사나 준비수행이 있다. 가장 첫 번째로 나오는 글은 “바로 이번 생에 도와 과, 열반을 증득하고자 진실로 열심히 수행하려 는 이라면 수행하고자 결정한 기간 동안 (우선) 걱정거리(palibodha)를 전부 없애야 한다.”(60쪽)라는 내용이다. 걱정거리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걱정거리를 뜻하는 빨리보다(pali..

수행기 2023.08.08

백권당 시안을 확정하고

백권당(百卷堂) 시안을 확정하고 백권당(百卷堂) 시안을 확정했다. 두 개의 시안 중에서 하나를 선택했다. 원목가공하여 샌딩조각한 다음에 지정색을 착색하는 것이다. 두 개의 시안을 놓고 고민 했다. 하나는 정자 고딕체이고 또 하나는 변형 유려체이다. 디자이너에게 어느 것이 좋은지 물어 보았다. 이런 질문은 우문이다. 식당에서 “어느 것이 더 맛 있습니까?”라고 물어 보는 것과 같다. 식당에서 메뉴 고르기가 난감할 때 방법이 있다. 그것은 1번 메뉴를 고르는 것이다. 대개 1번 메뉴는 간판메뉴이기 쉽다. 실패염려가 없다. 시안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1번 시안을 골랐다. 원목 색깔은 짙은 갈색이다. 나무 무늬가 있다. 글씨는 고딕체로 흰색이다. 백색 글자가 백권당의 백자의 이미지와도 맞는다. 오래전부터 사무실..

진흙속의연꽃 2023.08.07

부품과 꺼짐과 닿음을 리드미컬하게, 재가안거 8일차

부품과 꺼짐과 닿음을 리드미컬하게, 재가안거 8일차 땀으로 흠뻑 젖었다. 가슴에서는 땀이 줄줄 흘러 내렸다. 땀이 가슴을 타고 흘러 내릴 때 상쾌했다. 아니 통쾌했다. 노동할 때 땀을 흘리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온 몸이 흠뻑 젖었다. 좌선이 끝났을 때 팔을 만져 보니 축축하다. 등도 땀으로 축축하다. 백색 티도 땀으로 젖었다. 아침 8시 4분부터 9시 4분까지 한시간 앉아 있었다. 재가안거 8일차이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 알아서 하는 것이다. 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에 하는 것이다. 날자가 지날수록 점차 방법과 요령이 생기는 것 같다. 오늘 좌선도 그랬다. 안거기간은 길다. 3개월이기 때문에 90일이상 하는 것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하루에 한시간 앉아 있기로 결의했기 때문에 ..

수행기 2023.08.07

나도 한때 저와 같던 때가

나도 한때 저와 같던 때가 또 그 사람을 봤다. 이번에는 웃통 벗은 모습이다. 날씨가 더워서일 것이다. 그 사람은 비산사거리를 가로 질러 간다. 무단횡단한 것이다. 운전 중에 보았다. 더벅머리에 천막배낭을 메고 다니는 사람, 그 사람은 누구인가? 아직도 그 사람이 누구인지 모른다. 그 사람은 10년전부터 거리에서 포착되었다. 안양예술공원에서, 학의천 학운공원에서, 안양아트센터 앞에서 보았다. 수없이 목격 되었다. 가장 최근에는 이마트 비산점 앞에서 보았다. 몇주전 비산사거리 그 사람을 봤다. 신호등이 있는 건널목에 서 있었다. 그때 그 사람이 다가 왔다. 저쪽으로 건너기 위해 온 것이다. 그 사람을 피했다. 얼굴을 돌려서 못본체한 것이다. 지금도 후회 한다. 그때 왜 "안녕하세요?"라고 말하지 못했을까?..

진흙속의연꽃 2023.08.06

갈와두고다 사원(Galwadugoda Temple)에서 본 불사리함, 스리랑카 성지순례기 39

갈와두고다 사원(Galwadugoda Temple)에서 본 불사리함, 스리랑카 성지순례기 39 스리랑카 순례 다녀 온지가 한참 되었다. 아직도 순례기를 마치지 못하고 있다. 이제까지 38편 썼다. 이제 서너편 남았다. 이번 순례기는 혜월스님이 아는 사원에 대한 것이다. 갈레 시내에 사원이 하나 있는데 주지스님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이에 찾아가기로 했다. 때는 2022년 12월 17일 토요일 점심 때이다. 사원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다. 사원의 이름도 알 수 없다. 사원에 도착해서 수많은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보니 갈와두고다 사원(Galwadugoda Temple)이라는 문자가 보였다. 갈와두고다 사원은 어디일까? 인터넷 검색을 해 보았다. 그러나 검색되지 않는다. 다만 한군데에서 위치를 알려 주..

소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 재가안거 7일차

소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 재가안거 7일차 요즘 안거 중에 있다. 스스로 재가안거라고 이름 붙여 보았다. 스님들이 선방에서 안거하는 것처럼 재가불자도 세상 속에서 안거해 보자는 것이다. 안거를 하다 보니 여러 이점이 있다. 첫째, 안거를 하다보니 생활이 매우 건전해진다. 오전에는 명상으로 보내기 때문에 건전한 삶을 살지 않을 수 없다. 욕망, 분노, 들뜸 등 불선법이 있다면 5분도 앉아 있기 힘들다, 둘째, 안거를 하다보니 건강해진다는 것이다. 먹는 것을 자제하는 것이 가장 크다. 소화가 잘 되지 않는 것, 기름진 것을 피한다. 좌선 중에 허리를 꼿꼿하게 하며 한시간 버티기를 하다 보니 허리도 좋아 진 것 같다. 전반적으로 건강이 좋아 졌다. 셋째, 안거를 하다 보니 긍정적 사고방식이 지배한다. 물질과 ..

수행기 2023.08.06

이 통증은 나의 것인가? 재가안거 6일차

이 통증은 나의 것인가? 재가안거 6일차 오늘 좌선은 늦게 시작되었다. 오전 11시 3분에 시작되었다. 그러나 이전에 한번 더 있었다. 좌선을 하다가 그만 두었다. 그만 두고 드러누웠다. 알람소리에 깼다. 명상을 하려면 주변정리가 되어야 한다. 명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을 피해야 한다. 책을 읽는다든가, 뉴스를 본다든가, 대화를 하는 등 언어적 개념에 대한 것은 피해야 한다. 오늘 아침 일찍부터 페이스북을 보았다. 어제 저녁 늦게 올려 놓은 반응이 궁금했었다. 북콘서트에 대한 것이다. 이를 관련 카톡방에도 올렸다. 반응이 있어서 답글을 달았다. 이런 모든 행위는 명상에 영향을 준다. 어떻게 해야 들뜬 마음을 가라 앉혀야 할까? 명학공원에 가서 세 바퀴 돌았다. 무척 더운 날씨이다. 스마트폰을 보니 3..

수행기 2023.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