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1 61

나도 토굴 하나 있었으면

나도 토굴 하나 있었으면 이슬비 내리는 일요일 아침이다. 날씨는 우중충하고 차갑다. 하늘은 구름이 잔뜩 끼여 있고 춥다. 사람은 날씨에 따라 영향을 받는 것 같다. 구루미 선데이, 우울한 일요일이 된 것 같다. 일요일 아침이라 해서 가만 있을 수 없다. 집을 벗어나야 한다. 눈만 뜨면 밥만 먹으면 갈 곳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모른다. 일인사업자에게 주말은 없다. 월화수목금금금이다. 일터에 왔다. 일감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일요일에도 나오는 것은 편하기 때문이다. 혼자만의 공간이다. 이런 자유를 맛 본지 16년 되었다. 2007년 12월 입주이래 지금까지 내리 한 장소에만 있다. 몸이 찌뿌둥하다. 마음은 들떠 있다. 이런 상태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당연히 수행도 되지 않는..

진흙속의연꽃 2023.01.15

스리랑카 성지순례기11, 부처님 오른쪽 쇄골뼈가 있는 투파라마야 불탑

스리랑카 성지순례기11, 부처님 오른쪽 쇄골뼈가 있는 투파라마야 불탑 무엇이든지 처음은 강렬하다. 처음 경험된 것은 오래 기억에 남는다. 스리랑카에서 첫번째 불탑도 기념할만한 것이다. 투파라마야(Thuparamaya) 불탑이 그것이다. 투파라마야 불탑은 스리랑카 최초의 불탑이라고 한다. 현지 시점은 2022년 12월 12일 오후이다. 순례자들은 루완웰리세이야 대탑을 보고 난 후에 투파라마야 불탑이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거리는 불과 700여미터밖에 되지 않는다. 아누라다푸라에는 여러 불탑이 있다. 50미터가 넘는 반원형의 거대한 불탑이 여러 개 있다. 먼 곳에서 보면 흰 불탑은 사방에서 보인다. 그래서 이곳 신성한 구역에서 대탑은 랜드마크 역할을 한다. 그런데 찾아가고자 하는 불탑은 크지 않다. 높이는 ..

단지 손가락 튕기는 순간만이라도

단지 손가락 튕기는 순간만이라도 창 밖으로 여명이 비친다. 몇 시나 되었을까? 아침 7시 11분이다. 늦은 시간이다. 하루 일과가 시작되는 시간이다. 그러나 늦잠 자지 않았다. 이제 막 행선을 막 마쳤을 뿐이다. 잠에서 깼을 때 몇 시인지 가늠할 수 없다. 방 창 밖에 여명이 비치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지만 소리로도 판단할 수 있다. 아파트가 바로 대로변에 있기 때문에 자동차 소음으로 시간을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겨울의 밤은 깊다. 7시가 되었어도 컴컴하다. 아마 행선을 한시간 한 것 같다. 행선 중에 암송도 있었다. 그런데 긴 밤에 행선을 두 번 했다는 것이다. 새벽에 한번 했다가 잠 든 것이다. 새벽에 행선을 하고 꿈을 꾸었다. 모처럼 기분 좋은 꿈이다. 꿈에서 이루어진 것은 좋은 꿈이..

수행기 2023.01.14

음식에 적당량을 안다는 것은

음식에 적당량을 안다는 것은 초기불교를 접하고 놀란 것이 있다. 그것은 지극히 상식적인 사실을 언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것 중의 하나가 음식에 대한 것이다. 음식에 있어서 적당량을 알라는 것이다. 무엇이든지 반복되면 중요한 것이다. 이 니까야 저 니까야에 언급된 것일수록 중요한 가르침이다. "이것은 나의 것이 아니고 이것은 내가 아니고 이것은 나의 자아가 아니다."라는 가르침이 대표적이다. 이는 오온 무아에 대한 가르침이다. 그런데 이에 못지않게 음식절제에 대한 가르침도 많다는 것이다. “수행승들이여, 세 가지 원리를 갖춘 수행승은 바로 현세에서 즐겁고 기쁘게 지낸다. 모든 번뇌의 소멸에 근본이 되는 것도 그것에서 시작한다. 세 가지 원리란 무엇인가? 감각능력의 문을 수호 하는 것과 음식을 먹을 때..

수행기 2023.01.13

미얀마 수행도반들과 담마토크 했는데

미얀마 수행도반들과 담마토크 했는데 수행자들과 담마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축복경에서는 인내하고 온화한 마음으로 “수행자를 만나서 가르침을 서로 논의하니, 이것이야말로 더 없는 축복입니다.”(Stn.265)라고 했다. 어제 밤에 중곡동에 갔다. 노법사가 사는 집에 초대받았다. 이학종 선생이 전화를 해서 가게 되었다. 미얀마에서 함께 수행했던 도반들이 모인다고 했다. 흔쾌히 동의하고 차를 몰았다. 모인지 일년이 넘었다. 재작년 12월에 한번 모였다. 그러고 보니 햇수로 2년만에 모였다. 김기성 선생도 있었다. 김도이 선생 집에서 네 명이서 담마토크가 있었다. 담마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저녁 8시 15분에 도착해서 새벽 0시 15분까지 3시간 이야기했다. 시간이 훌쩍 ..

수행기 2023.01.13

스리랑카 성지순례기10, 루완웰리세이야 불탑과 마하비하라(大寺)

스리랑카 성지순례기10, 루완웰리세이야 불탑과 마하비하라(大寺)(인터넷) 순례시점은 2022년 12월 12일(월) 오후이다. 순례자들은 미리사베티야 불탑에서 루완웰리세이야(Ruwanweli Seya) 불탑으로 향했다. 도중에 비를 만났다. 처음에는 약하게 내렸으나 빗줄기는 점차 강해졌다. 마침내 폭우로 변했다. 열대성 스콜같았다. 비가 내리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승용차 안에서 보내야만 했다. 비가 오래 가지 않을 것으로 보았다. 아열대나 열대지방의 경우 비가 세차게 내리지만 반시간 정도 지나면 그치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비가 내린지 40분만에 비가 그쳤다. 루완웰리세이야 주차장에는 월요일 평일임에도 순례객들이 있었다. 그들 대부분 사람들은 스리랑카 사람들이고 거의 대부분 흰 옷을 입었다. 주차장에..

삶은 사건의 연속

삶은 사건의 연속 어제 저녁에 짜게 먹었다. 그리고 과하게 먹었다. 먹고 나서 후회했다. 그러나 엎질러진 물이다. 음식절제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다시한번 한계를 절감한다. 새벽이다. 몇 시인지 모른다. 속이 불편하다. 짠맛이 남아 있다. 반전을 꾀해야 한다. 일어나서 행선하는 것이 좋다. 일어나는 것 자체가 분위기를 바꾸는 것이다. 여기에다 발에 마음을 두면 짠맛 등에 대한 것들은 이전의 마음이 되어 버린다. 마음을 돌려야 한다. 한마음에 집착되어 있으면 불편하다. 행선을 하는 것도 마음을 돌리는 것이다. 더욱더 확실하게 하는 방법이 있다. 그것은 암송하는 것이다. 암송을 하면 딴 마음이 되어 버린다. 마음은 한순간에 한마음만 있게 된다. 한순간에 두 마음이 있을 수 없다. 암송한다는 것은 마음 상..

수행기 2023.01.12

깨진 놋쇠그릇처럼

깨진 놋쇠그릇처럼 일인사업자라 삶이 자유롭다. 점심시간에 일터에서 벗어나 집에서 점심을 먹을 수 있다. 직장인이라면 꿈도 꾸지 못할 것이다. 매일 집에만 있는 사람이라면 의미가 없을 것이다. 일터를 직장처럼 다니는 자영업자에게는 일탈의 자유가 있다. 집에 가면 점심을 해먹는다. 당연히 점심값이 절약된다. 그 돈으로 중앙시장에 가면 며칠 먹거리를 살 수 있다. 아내가 직장에 다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점심 때 집에 가는 진정한 이유가 있다. 그것은 지상에서 가장 편한자세로 니까야를 보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머리맡에 있는 니까야를 말한다. 무엇이든지 의지처가 있으면 든든하다. 노후 든든한 의지처는 아마도 연금일 것이다. 비록 공무원연금의 반토막에 지나지 않지만 국민연금이 나온다는 것은 든든한 ..

진흙속의연꽃 2023.01.11

80권 원음향기 가득한 서고의 저녁 IV 2022, 금요니까야 모임은 위대했다

80권 원음향기 가득한 서고의 저녁 IV 2022, 금요니까야 모임은 위대했다 매일 일상이 반복되고 있다.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는 일상이다. 오늘이 어제 같고, 내일도 오늘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살다 보면 세월만 가고 나이를 먹게 된다. 마침내 최후를 맞이 할 것이다. 이렇게 살 수는 없다. 삶의 흔적을 남기고자 한다. 글만한 것이 없다. 매일매일 일기를 쓰듯이 글을 남기면 삶의 흔적이 될 것이다. 그러나 누가 읽어 줄까? 그럼에도 매일매일 흔적을 남긴다. 모임에 참석해도 흔적을 남긴다. 니까야 모임이 있다. 금요일에 열린다고 해서 금요니까야 모임이다. 한달에 두 번 열리는 모임이다. 전재성 선생과 함께 하는 모임이기도 하다. 이런 니까야 모임이 회향되었다. 작년 2022년 11월 11일의 ..

스리랑카 성지순례기9, 미리사베띠야 불탑에서 탑돌이를

스리랑카 성지순례기9, 미리사베띠야 불탑에서 탑돌이를 순례시점은 2022년 12월 12일 오후이다. 순례자들은 스리랑카 최초의 사원 이수무루니야를 떠나서 보리수가 있는 스리마하보디 사원으로 향했다. 공원처럼 잘 정비되어 있다. 아누라다푸라 신성도시는 그 크기가 수키로에 달한다. 옛날에는 하나의 도시로서 번성했을 것이다. 스리마하보디 사원에 가면 보리수가 있다. 기원전 3세기 상가밋따 장로니가 보드가야 보리수 가지를 꺽어서 가져왔다는 그 보리수를 말한다. 무려 2300년 된 것이다. 사실상 스리랑카 불교역사와 같다. 그래서일까 스리마하보디 사원의 보리수는 스리랑카 불자들의 절대적인 신앙성지와도 같다. 스리마하보디사원에서는 오래 머물러 있지 못했다. 오후 휴식시간인 것 같다. 보리수가 있는 사원 건물 안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