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토굴 하나 있었으면 이슬비 내리는 일요일 아침이다. 날씨는 우중충하고 차갑다. 하늘은 구름이 잔뜩 끼여 있고 춥다. 사람은 날씨에 따라 영향을 받는 것 같다. 구루미 선데이, 우울한 일요일이 된 것 같다. 일요일 아침이라 해서 가만 있을 수 없다. 집을 벗어나야 한다. 눈만 뜨면 밥만 먹으면 갈 곳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모른다. 일인사업자에게 주말은 없다. 월화수목금금금이다. 일터에 왔다. 일감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일요일에도 나오는 것은 편하기 때문이다. 혼자만의 공간이다. 이런 자유를 맛 본지 16년 되었다. 2007년 12월 입주이래 지금까지 내리 한 장소에만 있다. 몸이 찌뿌둥하다. 마음은 들떠 있다. 이런 상태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당연히 수행도 되지 않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