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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2가 의미하는 것은?

1402가 의미하는 것은? 1987, 1917, 1492, 1402, 이 숫자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영화제목이 많다. 1987은 6.10항쟁에 대한 영화 제목이다. 1917은 제1차 세계대전 영화제목이다. 1492는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것을 기념하는 영화제목이다. 그럼 1402는? 며칠전 김선흥 선생으로부터 카톡을 받았다. 그것은 '1402 강리도' 출간에 대한 것이다. 1402는 강리도가 세상에 나온 해를 말한다. 조선이 건국되고 난지 불과 10년만이다. 김선흥 선생과 인연이 있다. 페이스북에서 만났다. 김선흥 선생은 페이스북 친구, 페친인 것이다. 어느날 선생이 주도한 모임에 참여 했다. 남산걷기모임이었다. 모임에는 페이스북에서 활동하던 사람들이 많이 모였다. 비밀의 계곡에서 빈속에 막걸..

독후기 2022.11.14

누구도 나의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 시대에

누구도 나의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 시대에 사람들은 흔히 이런 말을 한다. "사람이 양심이 있어야지."라고. 여기서 양심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국어사전을 찾지 않더라도 어떤 말을 의미하는지 막연하게 알고 있다. 양심은 착한마음을 뜻하는 한자용어이다. 긍정적 언표로 표현 된 것이다. 수행적 용어로 말한다면 빠알리어 '히리'가 된다. 히리는 우리말로 부끄러움을 뜻한다. 아비담마식으로 말한다면 내적 두려움에 대한 것이다. 내적 두려움이 있다면 외적 두려움도 있을 것이다. 이는 빠알리어로 '옷땁빠'라고 한다. 한자용어로는 수치심이라고 하고 우리말로는 창피함이 된다. 양심과 수치심, 히리와 옷땁빠, 부끄러움과 창피함은 같은 말이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등식이 성립된다. 1)부끄러움=양심=히리(hiri)=慚(참)..

진흙속의연꽃 2022.11.14

현실을 외면하는 미학(美學)은

현실을 외면하는 미학(美學)은 일요일 아침 일터에 가는 길에 낙엽이 뒹군다. 플라터너스 넓적한 잎파리가 인도에 수북하다. 마치 시체를 보는 것 같다. 누가 낙엽 밟는 소리가 좋다고 했는가? 누가 낙엽 태우는 냄새가 좋다고 했는가? 누가 낙엽을 인플레이션 지폐와 같다고 했는가? 그날 10월 29일 이태원에서 젊은이들이 낙엽처럼 널부러져 있었다. 플라터너스 낙엽은 푸대자루에 담겨 있다. 아무렇게나 방치 되어 있다. 생명기능이 끝난 사체자루를 보는 것 같다. 병원 복도에서 흰푸대자루에 담겨 널부러져 있는 수십구의 사체자루를 보는 것 같다. 왜 찔렀지? 왜 쏘았지? 오월 광주의 그날이 오면 대학생들은 그렇게 외쳤다. 노래를 만들어 불렀다. 그러나 왜 찔렀는지, 왜 쏘았는지, 트럭에 싣고 어디 갔는지 밝혀지지 않..

내가 촛불을 드는 이유

내가 촛불을 드는 이유 나는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인가? 점심약속도 약속이다. 그러고보니 점심약속을 아직도 지키지 못하고 있다. 그분에게 밥 먹자고 말 했는데 3개월 지났다. 부산에 가겠다고 공개적으로 글을 쓴 바 있다. 작년 이맘때 일이다. 아직도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차를 마시고 밥을 사고 싶은 사람이 있다. 찾아 가야 한다. 찾아 오라고 하면 실례가 된다. 수도권이라면 부담 없다. 천리길이라면 큰 마음 먹어야 한다. 한번 약속 했으면 지켜야 한다. 늘 마음 속에 담아 두고 있다. 촛불에 가겠다고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당연히 약속 지켜야 한다. 어제 저녁 삼각지촛불에 참가했다. 한시간 늦었다. 사무실에서 글을 쓰다보니 마무리 때문에 늦은 것이다. 오후 6시에 도착했다. 현장에는 사람들로 가득했..

불가근불가원 2022.11.13

금요니까야모임 회향의 날에

금요니까야모임 회향의 날에 금요니까야모임이 회향했다. 5년 10개월만이다. 2017년 2월 처음으로 모임이 생긴 이래 6년이라는 세월을 달려왔다. 어제 마침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실로 숨가쁘게 달려 왔다. 6년을 한결같이 참석했다. 참석해서 글을 남겼다. 블로그에 후기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책으로 낼 예정이다. 무엇이든지 첫경험은 강렬하다. 니까야모임이 처음 열리던 날 사람들을 보았다. 그때 보았던 사람들이 끝까지 완주했다. 도현스님과 장계영 선생이다. 홍광순 선생은 다음 번 모임부터 나와서 완주했다. 이분들이 있었기에 오늘날까지 모임이 유지되어 왔다. 모임에 몇 차례 빠졌다. 어쩔 수 없이 빠진 경우를 말한다. 백회가 넘는 모임에 거의 빠짐없이 참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한번도 빠진 ..

철지난 철쭉이 철없이

철지난 철쭉이 철없이 낙엽이 우수수 떨어진다. 바람 한번 불자 그야말로 추풍낙엽이다. 여기는 광명시 도덕산이다. 단풍이 불탄다. 시뻘겋게 불이 붙었다. 불타는 단풍에서 찬란한 슬픔을 본다. 11월이 지나면 지고말 것을. 철쭉꽃이 피었다. 11월의 철쭉이다. 철지난 철쭉이 철없이 피었다. 기상이변인가 변고의 징조인가. 허리아픈 환자처럼 걸었다. 한걸음 한걸음 천천히 내딛었다. 밟히는 낙엽이 푸석거린다. 11월은 조락의 계절이다. 도덕산 정상에 올랐다. 저기 저 멀리 관악산이 보인다. 저 남녁에는 수리산이 보인다. 단풍이 지건말건 저 산은 그대로 있다. 붉은 단풍에서 찬란한 슬픔을 본다. 지고 말 단풍이다. 내년을 기약한다. 한번 간 사람은 오지 않네. 2022-11-12 담마다사 이병욱

노새가 수태하면

노새가 수태하면 불교에서 악의 대명사는 데바닷따이다. 그는 출가전에 부처님과 사촌이었다. 출가해서는 부처님 자리를 탐냈다. 부처님을 죽이고 자신이 부처가 되고자 한 것이다. 데바닷따는 깃자꾸따 산에서 바위덩어리를 굴려서 부처님을 살해 하고자 했다. 이와 관련된 경이 돌조각의 경이다. 또한 데바닷따는 코끼리에게 술을 타서 살해하려고도 했다. 이와 관련된 게송이 자야망갈라가타이다. 데바닷타의 부처님 살해 시도는 모두 실패로 끝났다. 데바닷따는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부처님에게 용서를 빌고자 부처님을 찾아 갔다. 그러나 도중에 땅이 갈라져서 천길 아래 무간지옥에 떨어져 죽고 말았다. "거룩한 님, 고귀한 님, 여법한 삶을 사는 님의 가르침을 지혜롭지 못한 자는 악한 견해에 의지해 방해한다. 자기파멸을 위해 익..

진흙속의연꽃 2022.11.12

우울할 때 차 한잔과 명상

우울할 때 차 한잔과 명상 이 우울이 어디서 왔을까? 어제부터 우울이 심하게 왔다. 두 가지를 의심해 본다. 하나는 못 볼 것을 본 것이다. 어제 페이스북에서 어떤 친구가 1029참사 사진을 올려 놓은 것이다. 병원 복도에 널려져 있는 흰 마대자루가 가슴을 아프게 했다. 사람이 얼마나 많이 죽었으면 사체 치울 공간도 없었을까? 이런 상황임에도 영정도 없이 추모한다고 국민애도 기간을 정하고 이름도 모르는 분향소에서 꽃들을 바라보면서 연일 분향쑈를 하는 듯이 보이는 정의롭지 않은 리더에 대하여 분노가 치밀었다. 우울의 또 하나 원인은 아마도 문자 메시지인 것 같다. 은근하게 비난하는 메세지를 받았을 때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그 사람은 이전에도 그랬다. 이번이 세 번째이다. 이런 성향을 알고 있기에 그 사람..

수행기 2022.11.11

마음이 싱숭생숭하고 뒤숭숭할 때

마음이 싱숭생숭하고 뒤숭숭할 때 수면의 질이 좋지 않으면 자다 깬다. 꿈의 질도 좋지 않다. 마음은 혼탁해져 있다. 마치 오색물감을 풀어 놓은 듯하고 이끼 낀 듯하고 흙탕물이 이는 듯하다. 이럴 때는 악하고 불건전한 생각에 지배 받는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좌선을 해 봐도 소용없다. 한번 헝클어진 마음을 진정시킬 수 없다. 망념이 망념을 부르는 것 같다. 책을 보아야 할까? 책을 보면 문자로 인하여 또다른 생각이 꼬리를 물 것이다. 에스엔에스나 유투브는 잔상이 남는다. 이럴 때는 일어나야 한다. 몸관찰 하는 것이다. 일어나서 방안을 거닐었다. 행선을 해보지만 마음이 혼탁되어 있기 때문에 집중이 안된다. 이럴 때는 묘약이 있다. 암송을 하는 것이다. 암송의 효과는 이미 검증되어 있다. 마치 의사가..

수행기 2022.11.11

도인은 평범한 일상에서

도인은 평범한 일상에서 평범한 일상이다. 갑자기 한가해 졌다. 일감이 뚝 끊긴 것이다. 오늘 오전 해야 할 일을 마치니 오전 10시가 되었다. A4로 5페이지 되는 글을 올리자 일시적으로 강한 성취감을 느꼈다. 일도 없는데 책상에 앉아 있으면 유투브나 보게 된다. 길을 나섰다. 목적지는 중앙시장이다. 이번에는 중앙시장에서 회군하지 않고 곧바로 집으로 향하고자 했다. 일도 없는데 점심을 식당에서 먹는 것이 아까웠다. 일이 있으면 잘 먹어야 한다. 일 없으면 김밥으로 때울 수도 있다. 주로 5천원 이하로 때운다. 롯데리아 데리버거 햄버거 세트는 점심 특별가가 3,900원이다. 안양중앙시장 가는 길은 포근하다. 든든하게 입었기 때문이다. 등 뒤로 따스한 햇볕 기운을 느낀다. 등이 따스하면 만사가 편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