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8 63

27권 담마의 거울 2010 II

27권 담마의 거울 2010 II 오늘날 유튜브는 업경대와 같다. 지금으로부터 40년전의 프로도 볼 수 있다. 그때 당시 흑백TV시절이었던 프로를 보면 세월의 무상함을 느낀다. 20대였던 사람들은 60대가 되었다. 나이 든 사람들은 고인이 된 경우가 많다. 나의 과거는 어땠을까? 유행가중에 “과거를 묻지 마세요.”가 있다. 과거를 물었을 때 딱히 말해 줄 것이 생각나지 않는다. 과거는 빛나는 것도 아니고 영광스러운 것도 아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늘 고통스럽고 괴로웠던 것 같다. 물론 도중에 즐거움도 있고 행복도 있긴 있었으나 전반적으로 불만족스러운 것이었다. 누군가 과거로 되돌아가라고 하면 돌아갈 수 있을까? 지나간 과거를 생각하면 돌아가고 싶지 않다. 몰라서 그렇게 산 것이다. 윤회가 있어서 다시 태..

책만들기 2021.08.07

저녁 노을에서 숭고(崇高)를

저녁 노을에서 숭고(崇高)를 오늘 일몰이 예사롭지 않았다. 아파트에서 본 서녁하늘은 벌겋게 달구어져 있었다. 평소와 다르게 구름이 잔뜩 낀 상태에서 본 일몰은 장엄하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그러나 아파트 동과 동 사이 틈에서 본 것은 반의 반쪽짜리에 지나지 않았다. 오늘 일몰은 대단했었던 것 같다. 카톡방에 일몰사진이 올라왔다. 법우님이 사는 동네는 용산이다. 사진을 보니 하늘 전체가 벌겋게 달구어져 있다. 마치 불타는 듯하다. 그러나 오래 가지 않았을 것이다. 해가 진 상태에서 저녁노을은 금방 스러지고 만다. 박완서 작가의 소설 '그 많던 싱아를 누가 다 먹었을까'가 있다. 자전적 성장소설이다. 작가는 유년시절 저녁노을을 보고서 울음을 터뜨렸다고 한다. 아이는 왜 울었을까? 자신의 운명을 예감한 것은 ..

28권 담마의 거울 2011 I

28권 담마의 거울 2011 I 책을 편집하다가 시선이 한곳에 오래 머물렀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에 쓴 담마에 대한 글이다. 여실지견(如實智見)에 대한 것이다. 오래 전에 써 놓은 글을 읽어 보았다. 내가 쓴 글임에도 내가 쓴 것 같지가 않다. 지금 읽어 보아도 알차고 의미가 있다. 전혀 새롭게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마치 남의 글처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직 체화(體化) 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때 당시 써 놓은 글은 청정도론을 근거로 해서 쓴 것이다. 한창 청정도론 읽는 맛이 있어서 글로서 옮겨 놓지 않으면 배기지 못할 정도로 지적 호기심이 왕성했었을 때이다. 그러나 이론만 알았을 뿐 수행은 뒤따르지 않았다. 아마 이런 것 때문에 글이 생소해 보였을 것이다. 10년 전에 써 놓..

책만들기 2021.08.06

횡단보도 앞 장수의자를 발견하고

횡단보도 앞 장수의자를 발견하고 오늘 아침 일터로 가다가 전에 보지 못하던 것을 발견했다. 비산사거리 이마트 횡단보도 앞에 있는 의자를 말한다. 전봇대에 의지하여 돌출되어 있는 의자에는 ‘장수의자’라고 쓰여 있다. 길을 건너기 위해 대기하는 시간에 잠시 쉬어 가라는 것이다. 왜 장수의자라고 했을까? 이를 ‘효도의자’라고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나이 드신 분이 점차 많아지는 이 시대이다. 다리 아픈 노인을 위해서 자리를 마련해 놓은 의자를 보면서 ‘우리나라는 선진국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달 기쁜 소식을 들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었다는 것이다. 운크타드(UNCTAD), 즉 세계연합무역개발회의에서 선진국으로 인정한 것이다. 유엔에서 대한민국이 선진국이 되었음을 공식적으로 선포한 것이다. ..

진흙속의연꽃 2021.08.06

명성이 악인을 죽인다

명성이 악인을 죽인다 “벼슬도 싫다마는 명예도 싫어~” 아버지가 즐겨 부르던 노래 가사 중의 일부이다. 어렸을 적 아버지는 막걸리를 거나 하게 마시고 '물방아 도는 내력'을 불렀다. 50년대 히트한 노래이다. 삶이 고달파서 불렀던 것 같다. 벼슬과 명예, 남자라면 누구나 비라는 것이다. 여자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식욕, 성욕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데 여기에 더하여 안락욕과 명예욕과 권력욕이 추가된다. 나는 과연 지킬 명예가 있을까? 서민에게는 명예도 권력도 없다. 그럼에도 지켜야 할 것이 있다. 자존심은 지켜져야 한다. 아무리 별 볼일 없는 사람이라도 밟히면 발끈한다. 밟히고 또 밟혔을 때 돈도 명예도 권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너무나 멀리 있다. 막걸리 한잔 마..

진흙속의연꽃 2021.08.05

글을 쓴 대가로

글을 쓴 대가로 택배를 하나 받았다. 사무실 문 앞에 놓여 있다. 어디서 온 것일까? 주소지를 보니 경북 김천시라는 글씨가 눈에 띄었다. 순간적으로 청암사에서 온 것임을 알았다. 택배 박스를 열어 보았다. 커다란 박스에는 계간 청암 세 권과 어성초 액 세 통이 들어 있었다. 어성초는 작년에도 받은 것이다. 탈모에 좋다고 잘 알려져 있다. 집에서 요긴하게 쓰고 있다. 청암사 혜소스님이 보낸 것이다. 약 3주전 혜소스님으로부터 개인카톡을 받았다. 계간 ‘청암(靑巖)’에 게재할 글을 써 달라고 했다.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귀찮다고 생각하여 거절하면 그만이다. 그럴 수 없다. 혜소스님은 전재성 선생의 금요니까야강독모임 멤버이기도 한다. 혜소스님은 강독모임이 열리는 날이면 저 멀리 원주에서 차를 몰고 고..

지행합일 2021.08.04

또다시 버킷리스트를 보며

또다시 버킷리스트를 보며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6개월이라면 어떻게 해야할까? 한번도 이런 생각을 해 보지 않았기 때문에 무엇을 해야할지 선뜻 떠오르지 않는다. 무엇을 해야할까? 버킷리스트를 또다시 보게 되었다. 채널을 돌리다가 걸린 것이다. 이번에는 처음부터 보게 되었다. 보면 볼수록 색다른 느낌이다. 강하게 공감해서일 것이다.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두 남자가 의기투합해서 불가능할 것 일에 도전하는 것이다. 관성의 법칙이 있다. 관성대로 작용되는 것을 말한다. 일상에서도 관성의 법칙이 적용된다. 좀처럼 새로운 일을 시도하려 하지 않는 것이 좋은 예이다. 별일 없으면 했던 일을 계속하고자 한다. 똑같은 일을 평생하는 것이다. 어느 방송인의 이야기를 들었다. 매일 생방을 하는 방송인은 은퇴하기 전까지 제..

나의 정신적 연령은? 블로그 개설 16주년

나의 정신적 연령은? 블로그 개설 16주년 오늘로 블로그 개설 16년 되었다. 2005년 8월 3일 개설한 것이다. 1년, 2년 쌓이고 쌓이다 보니 벌써 16년 되었다. 마치 생일잔치 하듯이 블로그 개설일이 되면 소감문을 남긴다. 먼저 통계를 보았다. 누적조회수는 7,596,161명이다. 불교계 블로그에서 아직까지 이것 이상 보지 못했다. 직접 쓴 글은 5,965개에 달한다. 계산해 보면 하루에 한개 꼴이다. 매일 쓴 글이 세월이 흐름에 따라 누적되다 보니 엄청난 양이 되었다. 2000년대 인터넷시대가 활짝 열림에 따라 블로그라는 것이 생겨났다. 그때 당시에는 카페와 함께 가장 첨단을 달리는 신상품이었다. 오늘날 유튜브와 페이스북과 같은 위치를 말한다. 직장을 잃고 실의에 빠졌을 때 블로그를 만들었다. ..

진흙속의연꽃 2021.08.03

티 내지 말고 보시하라고 했는데

티 내지 말고 보시하라고 했는데 오늘 새벽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삶의 과정에서 남는 것이 무엇일까에 대해서 생각한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베풀고 나누는 삶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물질적인 것은 시간 되면 사라지고 만다. 그러나 정신적인 것은 남는다. 남는 장사를 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보시공덕을 지어야 한다. 이렇게 생각되자 가만 있을 수 없었다. 쇠뿔은 단번에 빼라고 했다. 한번 목표가 정해지자 지체할 수 없었다. 오늘 당장 시행하는 것이다. 그 동안 미루어 놓았던 것을 해치우는 것이다. 사무실 빌딩 경비원들과 미화원들에게 선물하는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아파트 경비원들에게도 선물하고자 했다. 오전 10시 안양농수산물 도매시장으로 달려 갔다. 자주 와 보는 곳이다. 늘 가는 하나..

지행합일 2021.08.02

나의 초암은 잘 덮여 있으니

나의 초암은 잘 덮여 있으니 비 오는 차분한 아침이다. 요 며칠 무척 뜨거웠다. 너무 뜨거워 저쪽 너머로 건너가기가 부담스러울 정도였다. 어느 미얀마 수행센터 길 곳곳에 지붕을 만들어 놓은 것이 이해된다. 이럴 때 마침 비가 왔다. 급시우(及時雨)라는 말이 있다. 때 마침 내리는 반가운 비를 말한다. 어제와 오늘 내리는 비는 때 맞추어 내리는 비는 반갑고 고마운 비이다. 무엇이든지 적당하면 좋다. 비도 적당하게 내리길 바란다. 그러나 자연은 나의 바램대로 되지 않는다. 때로 폭우를 내린다. 온 세상이 다 떠내려갈 것처럼 엄청나게 내렸을 때 사람들은 두려움을 느낀다. 그러나 숲에서 홀로 사는 수행자는 염려 없다. “베비라 산과 빤다바 산의 동혈에 번개가 연이어 내리친다. 하지만 그 비할 데 없는 님의 아들..

담마의 거울 2021.08.02